이동통신 매출 3% 감소·AI 데이터센터 89.3% 성장
엔비디아와 2027년 첫 가동…아시아 시장까지 확장
AI 매출 비중 아직 4%…고객·가동률 확보가 성패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SK텔레콤이 엔비디아와 기가와트(GW)급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가입자 증가세 감소로 정체를 보이자 AI 데이터센터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려는 전략이다.
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엔비디아의 ‘DSX 플랫폼’을 기반으로 칩과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데이터센터 운영을 아우르는 ‘풀스택 AI 클라우드’를 구축한다. 내년 국내에서 첫 AI 팩토리를 가동한 뒤 인프라 규모를 GW급으로 확대하고 사업 지역도 아시아 전역으로 넓힐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정재헌 SK텔레콤 대표는 전날 서울에서 만나 AI 인프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SK텔레콤은 양사 협력의 주요 실행 주체로 AI 팩토리 구축과 운영을 맡는다.

◇ 통신은 정체, AI 데이터센터는 89.3% 성장
이번 협력은 SK텔레콤의 1분기 실적에서 나타난 사업별 성장 격차와 맞닿아 있다. 기존 통신 사업은 성장세가 둔화했지만 AI 데이터센터는 가파르게 성장했다. 엔비디아와의 동맹은 실적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AI 인프라에 투자를 집중해 성장 구조를 바꾸려는 선택이다.
SK텔레콤의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은 4조392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5376억원으로 5.3%, 순이익은 3164억원으로 12.5% 줄었다.
무선 사업의 부진이 실적을 끌어내렸다. 이동통신 매출은 가입자 감소로 3.0% 줄어든 2조5813억원을 기록한 반면 마케팅 비용은 7.1% 늘어난 740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동통신 가입자는 2.9% 감소했고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은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SK텔레콤 별도 영업이익은 15.1% 줄어든 4095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AI 데이터센터 매출은 신규 데이터센터 가동률 상승과 GPUaaS(서비스형 그래픽처리장치) 매출에 힘입어 89.3% 증가한 1314억원을 기록했다.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SK브로드밴드도 매출 1조1498억원, 영업이익 1166억원으로 각각 3.2%, 21.4% 늘며 연결 실적의 하락 폭을 줄였다.

◇ AI 매출은 아직 4%…인프라에 승부수
SK텔레콤이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AI 인프라에 집중한 배경이다. 데이터센터를 제외한 AI 기업·소비자 대상 사업 매출은 450억원으로 10.3% 감소했다. AI 사업 전체 매출은 1764억원으로 연결 매출의 약 4.0%에 그쳐 아직 통신 사업의 부진을 대체할 수준은 아니다.
SK텔레콤은 엔비디아의 GPU·소프트웨어,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자체 데이터센터 운영 역량을 결합해 AI 인프라 사업을 키운다. 엔비디아 ‘블랙웰’과 차세대 ‘베라 루빈’ 플랫폼을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엔비디아 클라우드 파트너’로 참여해 국내 사업성을 검증한 뒤 아시아 시장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투자 부담은 과제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1분기 설비투자액은 136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9% 늘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는 통신사의 네트워크와 인프라 운영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대규모 투자에 맞는 고객 수요와 안정적인 가동률을 얼마나 빨리 확보하느냐가 실적 기여 시점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규 기자 p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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