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니엘 다음은 무엇?”…롯데호텔, 상표권 10개 선점한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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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어트처럼 브랜드 다변화와 위탁운영 속도
소공동 호텔 ‘더 그랜드 롯데’ 리브랜딩도 검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롯데호텔앤리조트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호텔롯데가 신규 호텔 브랜드 상표권 10개를 선점하며 글로벌 체인형 호텔 기업으로의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지난 1년간 △더 그랜드 롯데 △브리브 △L7 프리미어 △아틀리에 △아르페지오 컬렉션 등 총 10개 신규 호텔 브랜드 상표권을 출원·등록했다.

호텔롯데 측은 “당장 사용하지 않더라도 브랜드 보호와 향후 활용 가능성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확보한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글로벌 호텔 체인과 유사한 브랜드 구조로 재편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일부 브랜드는 이미 사업화 단계에 들어갔다. 지난 4월 개장한 ‘브리브 광주 바이 롯데호텔’은 지역 대표 특급호텔이었던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을 리브랜딩했다.

브리브 출범은 사실상 멈춰 있던 롯데호텔의 비즈니스호텔 확장 재개를 의미한다. 롯데시티호텔은 2009년 첫 개관 이후 전국 8개 지점까지 늘어났지만 2016년 이후 신규 출점이 중단됐다. 브리브 1호점은 롯데호텔이 약 10년 만에 선보인 신규 브랜드다.

브랜드 세분화 움직임은 기존 포트폴리오 확장과도 맞닿아 있다. 롯데호텔은 △시그니엘(최상위 럭셔리) △롯데호텔(프리미엄) △롯데시티호텔(비즈니스) △L7(라이프스타일) 등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은 롯데호텔 서울의 리뉴얼이다. 호텔롯데는 현재 대규모 리모델링이 진행 중인 롯데호텔 서울에 ‘더 그랜드 롯데’ 브랜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최상위 브랜드인 시그니엘과 차별화해, 롯데호텔 서울만의 상징성과 위상을 한층 강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더 그랜드를 포함해 올 하반기 리뉴얼과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롯데호텔 서울은 현재 메인타워 7층부터 25층까지 대대적인 리뉴얼 공사가 진행 중이며, 이르면 8월 중순 재개장할 예정이다.

롯데뉴욕팰리스. /롯데호텔앤리조트

해외 사업도 직영 중심에서 위탁운영 중심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과거 국내 호텔업계는 땅을 사고 건물을 직접 지어 운영하는 직영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롯데호텔 역시 2015년 약 9000억원을 투입해 미국 뉴욕의 롯데뉴욕팰리스를 인수했고, 이후 롯데호텔 시애틀을 개관하는 등 자산을 직접 보유하는 방식으로 해외 사업을 확장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브랜드와 운영 노하우를 판매하는 ‘에셋 라이트(Asset-Light‧자산 경량화)’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표 사례가 미국 시카고의 ‘L7 시카고 바이 롯데호텔’이다. 건물을 소유하지 않고 운영권만 확보해 브랜드를 입힌 위탁운영 모델이다. 지난해에는 첫 프랜차이즈 호텔인 ‘더 뉴요커 호텔 바이 롯데호텔’도 선보였다.

이달 초에는 뉴욕 최대 호텔 운영사 가운데 하나인 하이게이트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롯데뉴욕팰리스 운영을 맡겼다. 핵심 자산은 보유하되 운영은 전문 기업에 맡겨 수익성과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롯데호텔은 롯데뉴욕팰리스, 롯데호텔 시애틀, L7 시카고 바이 롯데호텔, 더 뉴요커 호텔 바이 롯데호텔을 비롯해 롯데호텔 하노이, L7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롯데호텔 양곤, 롯데호텔 모스크바, 롯데호텔 상트페테르부르크, 롯데호텔 괌 등 해외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올 상반기 광주의 라마다플라자 호텔을 ‘브리브 광주’와 ‘L7 충장’으로 리브랜딩했고, 경기 광명의 테이크호텔 역시 ‘L7 광명’으로 전환했다. 여기에 ‘L7 프리미어’ 상표권까지 확보하면서 글로벌 호텔 체인처럼 동일 브랜드 내에서도 등급을 세분화해 스펙트럼을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적극적인 행보 배경에는 실적 개선도 있다.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올해 1분기 매출 3484억원, 영업이익 257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여행 수요 회복과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기초체력이 강화되면서 브랜드 재편과 글로벌 확장에 나설 여력을 확보한 것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글로벌 리딩 호텔로 도약하기 위해 해외 위탁운영 사업과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대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는 갑작스러운 전략 변화가 아니라 동남아시아와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10여년간 추진해 온 글로벌 확장 전략의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방금숙 기자 mintb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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