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주 “깜깜이 마진 돌려달라”…5년 소멸 시효 쟁점
법원 판단에 따라 프랜차이즈 줄소송 확산 가능성도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차액가맹금(물류 마진) 반환 소송에 휘말렸다.
차액가맹금은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식자재 등을 가맹점에 공급하면서 붙이는 유통 마진이다. 주요 수익원 가운데 하나다.
4일 유통·법조계에 따르면 과거 새마을식당을 운영했던 전 가맹점주 A씨가 최근 더본코리아를 상대로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매장을 운영한 뒤 폐점했다. 원고 측은 영업 당시 본사가 식자재와 부자재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취득한 차액가맹금이 부당이득에 해당한다며 반환을 주장하고 있다.
이번 소송은 차액가맹금 자체보다 6년이 경과한 과거 거래분이 청구 대상에 포함될 지가 핵심 쟁점이다.
더본코리아는 원고가 폐점한 지 이미 6년이 지난 만큼 상사채권에 적용되는 5년 소멸시효가 완성돼 청구권이 소멸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원고 측은 차액가맹금 규모와 산정 방식 등 계약 체결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정보를 충분히 고지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단순 상거래가 아닌 부당이득 반환 또는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문제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프랜차이즈업계가 이번 소송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폐점 후 5년이 지난 거래까지 반환 청구가 가능하다는 판단이 나올 경우 유사 소송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원고 측은 다른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추가 소송 참여자를 모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공동소송으로 확대될 경우 빽다방, 홍콩반점0410, 새마을식당 등 25개 안팎의 브랜드를 보유한 더본코리아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는 소멸시효와 함께 본사의 ‘설명·고지 의무 이행 여부’가 주요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올해 1월 대법원은 한국피자헛 사건에서 215억원의 차액가맹금 반환 책임을 인정했지만, 차액가맹금 수취 자체를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 법원은 가맹본부가 물류 공급 과정에서 마진을 남기는 행위를 프랜차이즈 운영을 위한 정당한 수익 구조로 보고 있다.
피자헛 소송의 경우 차액가맹금 규모와 산정 방식 등 계약 체결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정보를 가맹점주에게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더본코리아는 이번 사안이 피자헛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선을 긋고 있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가맹계약 체결 과정에서 가맹계약서와 정보공개서 제공 등 관련 법령상 절차를 준수해 왔으며 현재도 관련 사항을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다”며 “피자헛 사례와 본사의 가맹사업 구조와 계약 운영 방식은 사실관계와 법률적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본코리아는 타 프랜차이즈에 비해 매출 총이익률이 현저히 낮은 편”이라며 “원자재와 부자재 값을 투명하게 책정하고, 물가 인상이나 원가 부담이 커질 때도 본사가 이를 상당 부분 흡수하는 등 점주 상생 정책을 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그간 ‘깜깜이 마진’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제도를 정비해 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9년부터 차액가맹금 관련 내용을 정보공개서에 기재하도록 했고, 2024년부터는 가맹계약서 명시 의무도 도입했다.
문제는 현재 진행 중인 소송 대부분이 이 제도가 완비되기 전에 체결된 ‘과거 계약’이라는 점이다.
제도적 공백기에 이뤄진 거래에 대해 사법부가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산업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더본코리아 측은 “현재 소장 내용과 주장 사항에 대해 면밀한 사실관계 및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사실과 다른 주장이나 왜곡된 내용에 대해서는 필요한 모든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차액가맹금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인 외식 브랜드만 명륜진사갈비·메가MGC커피·교촌·bhc·BBQ·맘스터치·배스킨라빈스 등 20여곳이 넘는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폐점 점주가 본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는 종종 있지만, 5년이 지난 거래까지 반환 대상으로 인정될지는 별개 문제”라며 “법원이 이를 인정할 경우 더본코리아는 물론 기업이 감당해야 할 배상 범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방금숙 기자 mintb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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