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자외선 노출 경고…햇빛 안 닿는 곳까지 세심한 관찰 필요
출혈·진물·레이저 후 재발도 의심 신호…조기 발견이 완치 좌우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피부에 어느날 새로 생긴 검은 점을 무심코 지나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 점의 크기가 커지거나 색이 고르지 않고, 경계가 흐려지는 변화가 나타난다면 악성 피부암인 ‘흑색종’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흑색종은 피부색을 만드는 멜라닌세포가 악성화되면서 발생하는 피부암이다. 피부암 중 비교적 드물지만 악성도가 높고 전이 속도가 빨라 위험한 암으로 꼽힌다. 병기가 높지 않더라도 국소 림프절과 원격 림프절, 폐·간·뇌 등 다른 장기로 퍼질 수 있다. 병기가 높아질수록 위험이 커지는 만큼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이러한 흑색종의 대표적인 의심 신호는 이른바 ‘ABCDE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비대칭적인 모양(Asymmetry) △불규칙한 경계(Border) △한 병변 안에 여러 색이 섞인 경우(Color) △지름 6mm 이상(Diameter) △크기·색·모양이 변하는 경우(Evolving) 등이 해당한다.
이밖에 점에서 출혈이 생기거나 가려움, 통증, 진물, 궤양이 동반될 때도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
손발톱의 경우 색이 불규칙하거나 병변 너비가 6mm 이상으로 넓어지고, 손발톱 주위 피부로 번지거나 손발톱 모양이 변형된다면 악성 병변을 의심해야 한다.
흑색종 발생에는 자외선 노출이 주요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다. 반복적인 햇볕 화상이나 과도한 자외선 노출은 흑색종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햇빛에 많이 노출되지 않았다고 안심해서는 안 되며, 평소 손발 피부와 손발톱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김안나 고려대 구로병원 피부과 교수는 “흑색종은 초기에 일반 점과 매우 비슷해 환자 스스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병이 진행되면 빠르게 전이될 수 있는 위험한 피부암인 만큼 의심 병변이 있다면 조기에 피부과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흑색종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 악성 흑색종 환자는 2020년 640명에서 2023년 713명으로 늘었다. 2023년 기준 전체 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2%였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인에게서는 손바닥, 발바닥, 손발톱 아래 등 말단 부위에 발생하는 ‘말단 흑색종’이 비교적 흔하다. 자외선 노출 부위에 주로 발생하는 서양권 흑색종과 달리, 예외적으로 한국인에게 비교적 흔한 말단 흑색종은 자외선과 관련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한국인에게서는 평소 잘 살피지 않는 부위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단순 점이나 멍, 발톱 무좀 등으로 오인하기 쉽다.
진단은 피부 병변 조직검사로 이뤄진다. 흑색종으로 확인되면 병변 두께, 궤양 여부, 림프절 전이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병기를 결정한다. 병변이 얇고 조기에 발견될수록 완치 가능성이 높다.
치료 기본은 수술적 절제다. 병변 주변 정상 피부까지 충분한 범위로 제거하는 광범위 절제술을 시행하며, 필요에 따라 감시림프절 생검과 영상 검사를 통해 전이 여부를 확인한다.
김안나 교수는 “여름철에는 야외 활동 증가로 자외선 노출이 많아지는 만큼 자외선 차단 등 피부 건강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한다”며 “노출 부위뿐 아니라 평소 전신 피부 상태를 세심하게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단순 점으로 생각하고 레이저로 제거했던 병변이 재발한 뒤 피부암으로 확진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흑색종은 조기 발견 여부가 예후를 좌우하는 만큼 점 모양이나 색 변화가 지속되거나 기존과 다른 피부 병변이 생겼다면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호빈 기자 hble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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