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고소하겠다" 코난 오브라이언, 트럼프 '한방'에 보낸 '풍자 폭탄'[해외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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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들이 미국 문화 기여"
반이민정책 트럼프에 일침

코난 오브라이언./하버드 대학교 유튜브 캡처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코난 오브라이언이 모교인 하버드 대학교 졸업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현 행정부를 향해 날카로운 풍자를 날렸다.

오브라이언은 28일(현지시간) 미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하버드대 졸업식 축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과 행정부의 행보를 겨냥한 날 선 농담을 여러 차례 던졌다.

이날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오브라이언은 연설 도중 자신의 "보잘것없었던 학부 시절 성생활"과 기숙사 방에 있던 "무쇠 이층 침대" 등을 언급하며 뜬금없이 하버드대를 고소하겠다고 선언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내 주장이 미국 대통령이 최근 제기한 소송보다 훨씬 더 타당성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여 청중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는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하버드대가 유대인 학생들을 반유대주의로부터 보호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대학 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을 우회적으로 비꼰 것이다.

하버드 대학교 졸업식./유튜브 캡처

오브라이언은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외국인 유학생의 비자 발급을 제한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도 정조준했다.

그는 "현 행정부는 하버드가 외국인 유학생을 너무 많이 받는다고 생각한다"라며 운을 뗀 뒤, 특유의 반어법으로 행정부의 논리를 조롱했다.

오브라이언은 "어쩌면 그들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결국 음악, 문학, 미술, 음식, 패션, 건축, 무용, 과학적 발견, 그리고 우리의 도덕과 윤리적 신념의 핵심을 '제외하면' 외국인이 우리 미국 문화에 기여한 게 도대체 뭐가 있겠느냐"라고 꼬집었다.

이어 "외국인들이 들어와 일을 망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우리 미국인들은 (문화적 융합 없이) 지루한 칼뱅주의 레게 음악을 듣고, 맛없는 영국 성공회식 지티 파스타를 먹으며, 금기시된 루터교풍의 람바다 춤을 추고 있었을 것"이라며 문화적 다양성의 가치를 역설했다.

또한 오브라이언은 '극단적 이기주의와 자기애'의 시대에 접어든 미국의 현실을 한탄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워싱턴의 현 지도부는 '공감'을 약점으로 여기며 오직 미국만이 독보적으로 우월하다고 믿는다"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오늘 여기 있는 모든 이들의 주머니 속 스마트폰 역시 오직 당신만을 찬양하고, 당신을 '단백질 섭취를 극대화한 특별한 영웅'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알고리즘으로 채워져 있다"라고 했다.

이는 정치 지도자들만 공감 능력이 없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 권력에 길들여진 우리 모두가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잃어버린 채 '각자의 세상에서 독선적인 영웅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묵직한 성찰의 메시지로 풀이된다.

한편, 1985년 하버드대 역사학과를 졸업한 오브라이언은 이날 졸업식에서 명예 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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