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카우 확보 나선 두산에너빌, 새 먹거리로 가스터빈·SMR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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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주기기 공급 이어 유지보수 계약 체결
저수익 비우고 미래 사업에 1.8조원 투자
SMR 공급자 넘어 생산자 지위 확보 총력

두산에너빌리티 직원들이 가스터빈 최종조립을 위해 로터 블레이드를 케이싱에 설치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두산에너빌리티가 고부가가치 에너지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기업들이 독점하던 가스터빈 주기기 공급을 국산화한 데 이어 발전소 운영 전 주기를 아우르는 장기 유지보수 서비스 시장까지 확보하며 향후 캐시카우(핵심 수익원)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국남부발전이 추진하는 고양창릉열병합발전소와 하동복합발전소의 가스터빈 3기에 대한 장기 부품조달계약(LTPM)을 연이어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총 계약 규모는 약 4800억원이다.

이번 계약은 올해 2월 체결한 380MW급 가스터빈 주기기 공급 계약의 후속 성과다. 두 발전소가 2029년 12월 상업운전에 돌입하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이후 통상 10년 이상 주요 정비 주기에 맞춰 가스터빈 고온부품 공급과 재생정비, 기술지원 등을 독점 수행하게 된다.

가스터빈 재생정비와 고온부품 공급은 주기기 제작보다 수익성이 높은 대표적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꼽힌다. 그동안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독일 지멘스, 일본 미쓰비시파워(MHPS) 등 글로벌 업체들이 사실상 독점해왔다. 하지만 이번 계약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는 가스터빈 설계·제작부터 운영·유지보수(O&M)까지 전 주기 국산화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발전소 운영 초기 단계부터 장기 정비 범위를 선제적으로 확보한 셈이다.

이번 수주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사업 구조 전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올해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12월 저수익 사업군이었던 베트남 담수·운반설비 법인 매각을 완료했으며, 올해 1분기부터 관련 생산능력(캐파)을 제외했다. 이는 전통 제조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고부가 친환경 에너지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워낸 자리에는 대규모 미래 투자가 채워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부터 오는 2028년까지 총 3년간 총 1조8847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확정했다. 이 가운데 가스터빈 및 소형모듈원전(SMR) 공장 신·증설과 개보수에만 1조1981억원이 투입된다. 또 가스터빈 효율 향상과 핵심 기술 국산화 등을 위한 연구개발(R&D) 무형자산 투자에도 4241억원이 배정됐다.

두산에너빌리티 경남 창원 본사. /두산에너빌리티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분야에서 단순 공급업체를 넘어 글로벌 생산 거점 구축까지 노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18일 창원시에 SMR 전용 공장 신축을 위한 건축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해당 공장은 글로벌 SMR 시장 선점을 위해 총 8068억원이 투입되는 핵심 생산기지로, 2031년 6월 완공이 목표다.

신공장은 특정 노형만 생산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엑스에너지, 테라파워 등 다양한 글로벌 설계사의 차세대 원전 제품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멀티 파운드리(위탁생산)’ 체제로 구축된다. 완공 시 두산에너빌리티의 SMR 기자재 생산 능력은 연간 20기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그간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및 대형 플랜트 수주 시점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구조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정부의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른 노후 석탄발전소의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 전환 수요가 본격화되면서 가스터빈 중심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기기 납품 이후 장기간 안정적인 매출이 발생하는 LTPM 계약 특성상, 향후 다른 발전 자회사들과의 추가 계약이 이어질 경우 두산에너빌리티의 장기 캐시카우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2031년 완공 예정인 SMR 전용 공장까지 더해지면 두산에너빌리티의 본격적인 고수익 구조는 2030년대 들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손승우 두산에너빌리티 파워서비스BG장은 “국산 가스터빈 공급에 이어 장기 서비스까지 연계해 고객의 발전소 운영 전 주기를 함께 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국내 가스터빈 서비스 사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원 기자 s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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