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 고액 성과급·DX 상대 박탈감 충돌…잠정합의안 놓고 노노갈등 확산
초기업노조·전삼노 중심 투표 진행…동행노조는 별도 반대 투표 맞불
[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도달하면서 조합원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전체적으로는 가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지만, 반도체와 완제품 부문 간 성과급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노조 내부 반발도 함께 커지는 분위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는 이날 오후 2시12분부터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시작했다. 투표는 오는 27일 오전 10시까지 진행된다. 투표권이 있는 조합원 과반이 참여하고, 이 가운데 과반이 찬성하면 잠정합의안은 최종 확정된다. 부결되면 노사는 다시 협상에 들어가야 한다.
이번 잠정합의안에는 반도체(DS) 부문을 대상으로 한 특별경영성과급 신설과 평균 임금 6.2% 인상, 주택자금 대출제도 신설 등이 담겼다. 핵심은 성과급이다. DS 부문은 사업성과 10.5%를 재원으로 특별경영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안이 포함됐고, 기존 OPI까지 더하면 메모리사업부는 최대 6억원, 비메모리 사업부는 약 2억1000만원 수준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반면 스마트폰·가전·TV 등을 맡는 DX 부문은 분위기가 다르다. 올해 실적 부진 전망 탓에 기존 OPI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 사실상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 정도만 수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DS와 DX 사이 성과급 격차가 10배 안팎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 이번 투표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배경이다.
현재까진 가결 가능성이 우세하다는 시각은 많다. 조합원 수와 사업부 인원 모두 DS 쪽이 DX보다 많기 때문이다. 현재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 조합원이 7만명대이고, 전삼노까지 더하면 투표권을 가진 조합원 규모가 상당하다. 여기에 DS 인력 자체도 DX보다 많아 투표 구조상 잠정합의안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DX 부문을 중심으로는 부결 운동이 본격화하고 있다. 전삼노 수원지부와 동행노조는 수원캠퍼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잠정합의안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들은 DS 중심으로 협상이 이뤄지면서 DX 직원들의 의견이 사실상 배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노조 재편 움직임도 나타났다. DX 부문 직원들이 전삼노와 동행노조로 대거 이동하면서 동행노조 가입자는 하루 만에 1만명 가까이 늘었고, 전삼노 조합원 수도 단기간에 수천명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과급 격차 문제가 단순한 불만을 넘어 노조 지형 변화로까지 이어지는 셈이다.
투표 자격을 둘러싼 갈등도 커졌다.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는 이번 잠정합의안이 공동교섭단 소속인 초기업노조와 전삼노를 중심으로 체결된 만큼, 투표권도 해당 노조의 21일 오후 2시 기준 조합원 명부를 기준으로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동행노조 조합원은 이번 공식 찬반투표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에 대해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가 가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입장을 바꿨다고 반발하고 있다.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가 앞서 각 노조의 투표권을 존중하겠다고 안내해 놓고, 조합원 수가 급증하자 입장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동행노조는 별도로 조합원을 상대로 찬반투표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노사 잠정합의안 투표는 단순한 가결 여부를 넘어, 삼성전자 내부의 노노갈등과 사업부 간 보상 불균형이 얼마나 깊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라며 "잠정합의안이 부결될 경우, 삼성전자는 다시 파업 가능성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진웅 기자 wo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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