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악화에 떠밀린 '사후 수습' 분위기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미슐랭 스타 셰프 안성재가 유튜브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촉발점은 지난달 21일 한 와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폭로 글이었다. 글쓴이는 모수 서울에서 '샤또 레오빌 바르통' 2000년 빈티지를 주문했으나, 약 10만 원 더 저렴한 2005년 빈티지가 제공됐다고 주장했다.
해당 사건이 고의적 기만이었는지, 혹은 소믈리에의 단순 실수였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대중이 분통을 터뜨린 지점은 안 셰프의 '타이밍 늦은 대응'이었다.
유튜브 채널 '아는 변호사'의 이지훈 변호사는 최근 "사과의 타이밍은 사건 발생 직후여야 했다. 곧바로 사죄하고 소믈리에를 철저히 교육하겠다고 밝힌 뒤, 음식값을 받지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초기 대응이 사태를 완전히 진정시켰을지는 단언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현재와 같은 치명적인 신뢰 붕괴는 막았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실제 사건의 전개 과정을 보면 대응의 패착이 더욱 선명해진다. 안 셰프는 폭로 이후 보름 가까이 공개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침묵이 길어지는 동안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유명 유튜버 '와인킹'이 이를 "와인 사기"라고 저격한 후에야 뒤늦은 공식 사과문이 게재됐다.
늑장 사과 자체도 문제였지만, 결정적인 패착은 그 직후에 벌어졌다. 지난 6일 사과문 게시 불과 1시간 만에 그의 유튜브 채널에 야식 먹방 영상이 업로드된 것이다.
이 모습은 대중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안겼다.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과 함께 여론은 빠르게 등을 돌렸다. 비난 댓글이 폭주한 지 일주일 만인 13일 그는 결국 유튜브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하지만 이 결정 역시 자발적 자숙이라기보다는, 여론 악화에 떠밀린 '사후 수습'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초기에 신속하게 고개를 숙였거나, 최소한 사과한 시점부터 성실히 자숙하는 태도를 보였다면 사태가 이 지경까지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번 사태는 위기 소통의 타이밍이 어긋났을 때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가 초래되는지 보여주는 씁쓸한 사례로 남게 되었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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