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 연임 성적표①] 임기 반환점 돈 국민은행 이환주 행장, ‘수익의 질’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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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순익 늘었지만 ‘충당금 효과’…신한·하나 이어 3위
가계대출·ELS·해외 리스크 ‘겹악재’…관리 균열 위험 신호
‘기업금융’으로 실적상승 전력투구… ‘연임’ 성패 가늠자

이환주 KB국민은행장 /그래픽=최주연 기자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이 임기 반환점을 돌며 연임을 향한 레이스의 중대 국면에 들어섰다. 출발 구간에서는 성과가 높게 평가받았지만, 올 연말 임기 종료를 앞두고 성과의 ‘지속 가능성’이 검증대에 올랐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조101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증가세(7.3%)를 이어갔지만, 금융권 순위에선 신한과 하나에 밀리며 3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리딩뱅크를 탈환했던 흐름을 감안하면 불과 한 분기 만의 하락이다. 이번 성적표에 대해 업계 안팎에선 수치상으로는 실적 방어에 성공했지만, 내부적으로 확장 기반이 흔들리는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수익의 질 측면에서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 수치상 이익은 늘었지만…“충당금 줄여서 만든 실적?”

국민은행은 1분기 총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4.9% 늘어난 반면, 순이익은 7.3% 늘었다. 총영업이익 증가폭보다 순이익 증가폭이 더 크다는 점에서 신용손실충당금 비용 감소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국민은행 1분기 신용손실충당금은 전년 대비 39.9%(약 1140억원) 감소하며 실적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신용손실충당금은 미래 부실에 대비해 미리 쌓아두는 비용을 의미하는 지표로, 통상 충당금이 늘면 순익은 줄고, 감소하면 순익은 늘어나는 구조다.

다만 KB금융의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향후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 언급된 만큼, 현재의 비용 감소 효과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기준점 100% 초과한 가계대출…결국, ‘영업 제약’ 부메랑 됐다

5대 은행의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액 비율 /자료=이인영 의원실, 그래픽=최주연 기자

가계대출 관리 문제도 난맥상으로 꼽힌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대출 증가율이 목표치(기준점 100%)를 넘어 6%나 초과했다. 5대 은행 중 100%를 초과한 곳은 국민은행이 유일하다.

구체적으로 국민은행의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1270억원으로, 당초 설정한 목표치(2조61억원)를 1209억원 초과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86.0%) △농협은행(66.5%) △신한은행(53.0%) △우리은행(40.3%) 등 다른 시중은행들은 연말 신규 대출을 제한하며 목표 범위 내에서 총량을 관리했다.

KB금융은 1분기 콘콜에서 올해 가계대출 성장성 약화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나상록 KB금융 CFO(최고재무책임자)는 “가계대출은 총량 관리에 연동돼 있어 성장에 제약이 있는 것은 맞다”며 “연간 가계대출 성장률도 1~2%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기업대출 중심으로 성장 축을 전환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 뿐만 아니라 국민은행은 금융지주와 함께 홍콩 ELS 불완전판매 충당부채 리스크에도 노출돼 있다. KB금융이 이미 약 1000억원 규모의 충당부채를 반영했지만, 과징금 규모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추가 부담 가능성이 남아 있어서다.

◇ 기업금융 전환 총력전…“유일한 카드, 그러나 절대 우위는 없다”

5대 은행들의 지난해 4분기 대비 올해 1분기 기업대출 증가율 /그래픽=최주연 기자

이 같은 환경 속에서 국민은행은 실적 상승 전략의 축을 기업금융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 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리테일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전환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는 공격적인 확장이라기보다 가계대출 규제와 총량 부담 속에서 불가피하게 선택한 고육지책에 가깝다는 평가다. 기존 성장 축이 제약을 받으면서 기업금융이 사실상 유일한 대안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기업금융에 대한 성과 달성 역시 만만치 않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기업금융 성장 속도에서 경쟁사 대비 격차가 확인된다. 지난해 4분기 대비 올해 1분기 대기업 대출 증가율은 국민은행이 1.4%에 그친 반면, 신한은행(6.1%), 하나은행(4.9%), 우리은행(7.5%) 등 주요 은행은 더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 역시 국민은행은 1.1%로 신한은행(2.0%), 하나은행(1.3%)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 같은 지표는 기업대출 증가율 수치로만 비교했을 경우 국민은행이 경쟁사 대비 대출 실행력에서 뚜렷한 우위를 점했다고 볼수 없음을 방증한다. 가계대출이 막히고 비이자 수익 구조도 제한적인 상황에서 기업금융이 사실상 주요 성장 축으로 떠올랐지만, 이마저도 확실한 경쟁력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는 셈이다.

◇ 리딩뱅크 탈환보다 지속적인 수익 유지…연임 기준이 바뀌었다

업계 안팎에선 국민은행의 순이익 3위 추락에 대해 가계대출 규제, 기업금융 경쟁력 약화, 수익의 질 저하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평가한다. 분기 기준 3위로 밀린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상황의 성격이 이전과는 다르다는 분석이다.

이 행장의 연임은 이제 단순한 실적 규모가 아니라 그 성장이 얼마나 지속 가능한 구조 위에 있는지로 평가받는 국면에 들어섰다. 지난해 리딩뱅크 탈환이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비용 축소에 의존한 이익 구조와 대출 관리 및 내부통제에서 드러난 한계, 기업금융 전환 이후에도 확인되지 않은 경쟁력은 연임 판단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 연임 평가 온도차…“분기 순위보다 전체 흐름이 중요”

다만 업계에선 1분기 실적만으로 이 행장의 연임 평가를 결정짓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단기간의 실적 지표보다 임기 2년의 업무 수행 기간 동안 얼마나 내실있는 구조를 다지며 리딩뱅크를 유지하느냐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 단위 실적에서 몇백억 수준 차이로 순위가 바뀌는 구조라 분기 실적에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며 “1분기 숫자는 충당금이나 회계적인 정책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어 상반기나 연간 흐름으로 전체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충당금을 조금 더 쌓느냐 아니냐에 따라 순위가 바뀌는 경우도 많아, 지금 상황에서 리딩뱅크를 논하는 것 자체가 다소 민망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앞서 언급된 ELS 관련 비용은 그룹 차원에서 반영된 것으로, 국민은행 개별 순익과는 직접적으로 일치하지 않는 만큼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구조와 별개로 국민은행 측은 해당 비용이 순위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파악하고 있기는 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과징금에 대비한 충당부채를 약 1000억원 수준 반영하면서 순위에 영향을 준 측면이 있다”며 “이 정도 규모면 충분히 순위가 바뀔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은행 본연의 영업이나 NIM(순이자마진), 비용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고 오히려 우수한 부분도 있다”며 “기업금융 역시 은행 간 격차가 크다고 보기는 어렵고, 가계대출이 막혀 있는 상황에서 확대 기조는 모든 은행이 공통적으로 가져갈 수밖에 없는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최주연 기자 prot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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