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이나 증상 없는 매복치 위험성 점검 필요성↑
정기 검진·방사선 검사 등 성장기 치아 상태 확인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유치가 빠진 지 한참 지났는데 영구치가 나오지 않아요.” “한쪽 송곳니는 나왔는데 반대쪽은 몇 달째 보이지 않아요.”
성장기 자녀를 둔 보호자들이 치과에서 자주 하는 질문이다.
아이마다 이가 나는 속도에는 차이가 있어 영구치 맹출(치아가 잇몸을 뚫고 나오는 과정)이 다소 늦어지는 경우를 단순한 개인차로 여기기 쉽다. 그러나 모든 맹출지연이 정상적인 성장 과정으로 볼 수는 없다. 겉으로는 이상이 없어 보여도 잇몸이나 턱뼈 안에서 영구치가 제 위치로 나오지 못한 채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매복치’는 치아가 정상적인 시기와 방향으로 맹출하지 못하고 잇몸 또는 턱뼈 안에 남아 있는 상태다. 아시아인에서 약 15~30% 정도로 보고될 만큼 드물지 않은 치아 이상이다. 영구치 교환이 활발한 초등학생 시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초기에는 통증이나 뚜렷한 증상이 없어 보호자가 인지하지 못한 채 지나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매복치라고 하면 흔히 사랑니를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위쪽 앞니나 송곳니 등 다양한 부위에서 발생한다. 특히 위쪽 송곳니는 맹출 경로가 길고 주변 치아와의 공간 영향을 크게 받는 치아로, 성장기 교정검진에서 주의 깊게 확인해야 한다. 송곳니가 제때 나오지 않거나 좌우 맹출 시기에 차이가 클 경우에는 방사선 검사를 통해 위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단순히 치아가 늦게 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매복된 치아는 주변 치아를 압박해 치근 흡수를 유발할 수 있고, 심한 경우 정상적인 영구치까지 손상시킬 수 있다.
또한 치열을 흐트러뜨려 부정교합으로 이어지거나, 매복치 주변에 낭종이 형성되기도 한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병소(질병이나 이상이 발생한 부위)가 커지면서 치료 범위가 확대될 수 있어 조기 확인이 중요하다.
성장기에는 충치 여부 확인에 그치지 않고, 치아가 제 시기에·제 위치에·올바른 방향으로 맹출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교정적 검진이 필요하다.
만 6세 전후부터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시작하고, 필요 시 방사선 검사를 통해 치아 발육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시행되는 영유아·학생 구강검진은 방사선 촬영이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육안 검사만으로는 매복치나 맹출 방향 이상을 놓칠 수 있다. 파노라마 방사선 촬영은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영구치의 위치와 방향, 발육 상태, 과잉치 여부, 맹출 공간 부족 등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한성훈 서울성모병원 치과교정과 교수는 “아이의 치아 상태는 겉으로 보이는 치열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매복치는 조기에 발견하면 비교적 간단한 처치로 해결할 수 있지만, 시기를 놓치면 수술과 장기간 교정치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성장기 교정검진은 즉시 치료를 시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치아와 턱뼈의 발육 상태를 점검하고 적절한 개입 시기를 판단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영구치 교환기에는 정기적인 치과 검진과 필요 시 방사선 검사를 통해 보이지 않는 치아 문제까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호빈 기자 hble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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