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속도는 ‘급가속’, 수용성은 ‘제자리’
외식업계 “위생·안전 기준 더 촘촘해야”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반려동물 동반 외식이 늘고 있지만 위생·안전 관련 소비자 불안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29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1일 음식점·카페의 반려동물 동반 출입 허용 이후 관련 매장이 한 달여 만에 약 6배 늘었다. 그러나 제도 확산 속도에 비해 사회적 수용성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속도 차’가 뚜렷한 모습이다.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제도에 대한 긍정 평가는 28.5%에 그쳤다. 반면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는 응답은 70.6%, ‘반려인과 비반려인 간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62.6%로 나타났다.
펫 동반 식당 확산 속도는 가파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은 제도 시행 초기 287곳에서 1821곳으로 크게 증가했다. 외식 공간이 ‘사람 중심’에서 ‘반려동물 동반 공간’으로 빠르게 확장되는 흐름이다.
이용 경험도 절반을 넘어섰다. 응답자의 55.4%가 펫 동반 허용 매장을 방문한 경험이 있었으며, 이 가운데 반려동물 없이 방문한 일반 고객(34.2%)이 동반 방문(15.4%)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이는 펫 동반 식당이 특정 소비층을 넘어 일반 외식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용 행태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방문 유형은 ‘테라스·야외 공간’(56.5%)과 ‘전용 매장’(44.6%)에 집중됐고, 일반 실내 이용은 38.5%에 그쳤다.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갈등을 피하려는 ‘분리 소비’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구조는 이용자 불편에서도 드러난다. 반려인은 ‘타인의 시선 부담’(40.3%)을 가장 큰 불편으로 꼽았고, 비반려인은 ‘털 등 위생 문제’(32.3%), ‘통제 미흡’(30.1%), ‘소음’(28.7%) 등을 지적했다. 같은 공간을 공유하지만 불편의 방향은 서로 달랐다.
세대 간 인식 차이도 뚜렷했다. 20대 43%는 반려동물 동반 가능 여부를 ‘매장의 문화적 감도’를 보여주는 요소로 평가한 반면, 60대 53.5%는 외식 공간에서 반려동물 존재 자체에 심리적 불편을 느낀다고 답했다.
외식업계에서는 반려동물 출입 허용 확대를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보고 있다. 반려인 인구 증가와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반려동물 동반 입장 합법화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실제 응답자의 61.7%는 동반 외식 문화가 앞으로 더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펫티켓을 지키면 거부감이 없다’(58.9%), ‘위생 관리가 철저하다면 수용 가능하다’(50.5%)는 응답도 절반을 넘었다. 명확한 기준이 마련될 경우 수용 의사가 높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제도 보완 필요성에 대한 요구도 컸다. 응답자의 84.8%가 보다 세밀한 법·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구체적으로 △리드줄 착용 의무화(33.2%) △배변 처리 및 위생용품 지참(30.6%) △전용 구역 분리 운영(28.3%)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정부도 보완책 마련에 나섰다. 예방접종 확인 방식을 기존 증명서 확인에서 QR코드 제출이나 수기 기재까지 확대했고, 실내 칸막이 설치 기준도 매장 여건에 따라 이동형이나 접이식도 허용한다. 케이지나 전용 의자를 사용하는 경우 좌석 간격 규제도 일부 완화했다.
또한 반려동물 동반 식당 목록은 ‘식품안전나라’를 통해 매일 공개하고, 향후 지도 기반 안내 서비스도 도입할 계획이다. 현장 단속도 7월까지 유예한다는 방침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시설·장비를 다 갖추고 영업을 해도 고객 부주의로 발생하는 문제까지 업주가 전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구조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위생 관리와 보호자 책임, 이용자 간 분쟁 시 기준이 될 수 있는 세부 가이드라인이 보다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방금숙 기자 mintb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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