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위탁수수료 45%↑…발행어음 앞세워 IB 확대
5년간 전산장애 36건 ‘최다’…보상 평균 35일 ‘오점’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올해 생산적 금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대표가 실적 반등과 사업 다각화를 동시에 꾀하며 종횡무진 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자본시장 활황에 힘입어 지난해 수익성을 큰 폭으로 개선했고, 발행어음 등 신규 사업을 축으로 초대형 투자은행(IB) 도약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다만 반복되는 전산장애와 내부통제 이슈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난제로 남아 있다.
◇ 자본시장 호황 타고 실적 반등…수수료·운용 ‘쌍끌이’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381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3.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885억원으로 73.3% 늘었고, 영업수익은 1조6333억원으로 17.4% 증가했다. 증시 거래대금 확대에 따른 수수료 수익 증가와 IB·상품운용 부문의 고른 성장, 비용 통제가 맞물리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특히 수수료 수익이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 수수료 수익은 9141억원으로 전년 대비 26.6% 증가했다. 이 가운데 주식 위탁수수료는 5639억원으로 45.2% 급증하며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IB 부문 수수료도 1794억원으로 6.7% 늘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상품운용 부문 역시 힘을 보탰다. 지난해 상품운용수익은 1470억원으로 전년 대비 54.3% 증가했으며, 4분기 상품운용수익은 6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4% 급증했다.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운용 성과가 개선되며 수익 구조 다변화에 기여했다. 이자손익은 5723억원으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고, 판매관리비는 8388억원으로 1.9% 증가에 그치며 수익성 개선을 뒷받침했다.
◇ 발행어음·IB 조직 강화…‘생산적 금융’ 본격화
신한투자증권은 발행어음을 중심으로 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단기금융업 인가를 획득한 이후 ‘IB종합금융부’를 신설하며 조직 정비를 마쳤다. 지난 2월 9일 선보인 ‘신한Premier 발행어음’ 특판상품은 하루 반 만에 5000억원이 완판되며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수시형과 약정형, 특판형 등 다양한 구조로 상품을 구성하고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시해 투자자 수요를 끌어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사내 벤처투자 전문가 육성 프로그램인 ‘V-Next 교육과정’을 신설하고, 리서치 조직을 개편해 혁신성장기업 분석 기능을 강화했다. IB종합금융부는 중소·중견기업과 AI·반도체·헬스케어·친환경 에너지 등 신성장 산업을 중심으로 기업금융 솔루션을 제공하는 핵심 조직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생산적 금융’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발행어음을 기반으로 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하고 투자자와 성과를 공유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자산관리 고도화 역시 주요 과제로 제시하며 ‘기술 기반 증권사’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 전산장애 반복·보상 지연…내부통제 ‘숙제’
다만 전산 안정성 문제는 여전히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된다. 최근 5년간 신한투자증권의 전산 장애 발생 건수는 36건으로 주요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보상까지 이어진 비율은 38.9%에 그쳤고, 보상 소요 기간은 평균 35일로 업계 대비 긴 수준이다. 일부 사례에서는 장애 발생 후 보상까지 185일이 걸리기도 했다.
최근에도 공모주 상장일 앱 접속 장애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는 등 시스템 불안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전산운용비가 2024년 670억원에서 작년 700억원으로 증가했음에도 사고가 이어지면서 단순한 투자 규모가 아닌 시스템 운영과 관리 체계 전반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실적 반등과 사업 확장이라는 성과를 거뒀으나 내부통제와 전산 안정성이라는 구조적 과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생산적 금융’이라는 기조 아래 성장과 안정이라는 두 축을 어떻게 균형 있게 구현할지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선훈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내실 경영’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라며 내부통제 강화 의지를 밝혔다. 특히 그는 내부통제를 ‘의무’가 아닌 조직 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해 톱다운(하향식) 방식에서 벗어나 바텀업(상향식) 기반의 자율적 통제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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