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新경영코드③] 케이뱅크, IPO 흥행 부진에 순익도 뒷걸음…최우형號 ‘기업금융 전환’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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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익 12.1% 감소·ROE 5.26%로 하락…업비트 의존 구조 부담
비이자 확대에도 수익성 후퇴…토스 추격 속 입지 ‘흔들’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그래픽=정수미 기자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케이뱅크가 상장 이후 시장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데 이어 수익성 둔화까지 겹치며 인터넷은행 내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가상자산 기반 성장 모델의 한계가 드러난 가운데, 최우형 행장이 기업금융 확대를 새 돌파구로 꺼내들면서 올해 케이뱅크 경영의 핵심 과제는 ‘성장성 재입증’이 될 전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126억원으로 전년(1281억원)보다 12.1% 감소했다. 2년 연속 1000억원대 순이익을 유지했지만 성장세는 한풀 꺾였다.

수익성 지표도 일제히 악화됐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5.26%, 순이자마진(NIM)은 1.40%로 전년보다 각각 1%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가상자산 예치금 이용료 지급에 따른 조달 비용이 커진 데다 이자이익까지 줄면서 예대마진 중심 수익 구조의 한계가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인터넷은행 막내인 토스뱅크와의 순익 격차도 100억원 안팎까지 좁혀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케이뱅크의 ‘2위 자리’마저 안심할 수 없다는 시각이 나온다.

상장 이후 시장 평가도 기대에 못 미친다. 케이뱅크는 세 번째 도전 끝에 코스피 입성에는 성공했지만 공모가는 희망밴드 최하단에서 정해졌다. 상장 후 주가 역시 공모가를 밑도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보호예수 해제에 따른 대규모 매물 출회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 회복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 업비트 역마진 직격탄…비이자 의존 구조 심화

실적 내용을 들여다보면 구조적 고민은 더 선명하다.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채권 매각이익, 머니마켓펀드(MMF) 운용수익, 플랫폼 광고수익 등에 힘입어 약 40% 늘었다. 반면 순수수료손익은 -26억원으로, 전년보다 적자 폭이 9배 가까이 확대됐다.

지난해 이자이익은 4442억원으로 전년(4815억원) 대비 7.8% 감소했다. 이자이익이 약해지는 가운데 비경상적 성격의 수익으로 실적을 방어한 셈이다.

수익성 둔화의 핵심 배경으로는 업비트 예치금 조달 구조 변화가 꼽힌다. 2024년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고객 예치금 이용료 지급이 의무화되면서 예치금 이용료율은 기존 0.1% 수준에서 2.1% 수준으로 뛰었다. 반면 금리 하락 영향으로 예치금 운용수익률은 3.0% 수준에서 1.9% 수준으로 낮아졌다.

실제 케이뱅크의 업비트 예치금 운용 순이익은 지난해 98억원으로 전년(867억원) 대비 급감했다. 업비트 예치금 비중은 과거 50% 이상에서 최근 20% 내외까지 낮아졌지만 여전히 수익 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의존도가 낮아질수록 비용 부담은 줄 수 있지만, 동시에 고객 유입 둔화 가능성도 있다. 업비트와의 제휴가 올해 10월 종료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케이뱅크 여신·수신 및 업비트 예치금 추이. /정수미 기자

플랫폼 경쟁력 부재도 약점으로 꼽힌다. 카카오뱅크가 생활금융 플랫폼 이미지를, 토스뱅크가 서비스 혁신 이미지를 구축한 것과 달리 케이뱅크는 시장을 대표할 만한 ‘킬러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여신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도 부담이 크다. 케이뱅크는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높은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데,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이어지는 환경에서는 성장 여력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토스뱅크까지 주담대 시장 진입을 준비하면서 주담대 중심 전략의 차별성도 점차 약해지고 있다.

◇ 최우형號 기업금융 승부수…“돌파구냐, 또 다른 리스크냐”

이 같은 상황에서 최우형 행장이 꺼낸 해법은 기업금융 확대다. 케이뱅크는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SME) 대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조3000억원 수준으로 1년 만에 두 배 늘었고, 연체율은 1.83%에서 0.60%로 낮아졌다.

케이뱅크는 개인사업자 금융 경쟁력을 고도화한 뒤 이를 기업대출로 확장하고, 중장기적으로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비중을 5대 5 수준으로 맞춘다는 계획이다.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도 여·수신 상품 확대와 SME 시장 진출, 디지털자산·인공지능(AI) 기술 투자, 플랫폼 사업 강화 등에 투입할 방침이다.

다만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신중하다. 기업금융 확대가 외형 성장에 그칠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익성 둔화, 업비트 의존, 플랫폼 경쟁력 열위라는 삼중 과제를 안은 상황에서 기업금융 전환이 실질적인 해법이 될 수 있을지가 올해 케이뱅크의 최대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고객 확대를 기반으로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고 개인사업자 금융 경쟁력을 고도화해 기업금융 확대의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AI와 디지털자산 등 미래 성장 동력도 함께 강화해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수미 기자 sumipota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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