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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당제약 '5조원대 계약' 논란…"파격적 이익 배분" vs "장밋빛 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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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5.3조 vs 공시 508억…확정 수익 전체의 ‘1%’
계약 국가 “영국 외 10곳” 명시했지만 목록엔 10개국뿐

삼천당제약. /이호빈 기자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코스닥 상장사 삼천당제약이 실적 부풀리기 논란에 휩싸였다. 비만약 관련 유럽 계약에 대해 보도자료에는 5조원대, 공시에는 508억원으로 큰 간극이 드러났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천당제약은 최근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리벨서스·위고비 오럴 제네릭)에 대해 유럽 11개국 독점 라이선스 및 상업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문제 핵심은 보도자료와 공시에 나타난 계약 규모의 차이다. 삼천당제약은 보도자료에서 이번 계약의 총 가치가 약 5조3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발표 직후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공시에는 총 계약 규모가 별도로 기재되지 않았고, 계약금 및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합계가 3000만유로(약 508억원)로 명시됐다.

공시에 따르면 제품 공급 기간은 첫 판매일로부터 10년이며 이후 5년 단위로 자동 갱신된다. 순이익은 분기별로 정산해 삼천당제약 60%, 파트너사 40%로 배분하는 구조다.

이러한 발표 규모의 신뢰성과 불투명한 정보 공개를 지적하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삼천당제약 주주들의 신뢰는 오히려 공고해지는 모양새다.

주주들은 수치의 괴리보다는 ‘순이익 60% 배분’이라는 계약 조건에 주목하고 있다.

한 투자자는 “단순히 초기에 받는 계약금보다 이익 배분율이 60%에 달한다는 점이 본질”이라며 “승인 후 유럽에서 실제 판매가 이뤄질 때 생기는 장기 현금흐름에 주목하고 있다”고 옹호했다.

수치 괴리 외에도 공시 정확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삼천당제약은 계약 대상 국가를 “영국을 포함한 유럽 11개국”이라고 명시했으나, 공시문에 구체적으로 나열된 국가는 영국, 벨기에, 룩셈부르크, 핀란드, 그리스, 아일랜드, 네덜란드, 노르웨이, 포르투갈, 스웨덴 등 10개국이다.

공시상 숫자와 실제 기재된 국가 목록 간 불일치 여부를 두고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조 단위 계약을 다루는 공시에서 국가 수와 목록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은 투자자 신뢰 측면에서 아쉬운 대목”이라고 짚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삼천당제약은 홈페이지에 팝업 공지를 띄워 계약 규모 산정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삼천당제약 측은 “시장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파트너사의 동의를 얻어 계약 규모 산정 근거를 공개한다”며 “계약서에는 10년간의 계약 기간 동안 매년 판매량과 판매가격, 연간 매출이 기재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보도자료에서 언급된 5조3000억원 규모는 계약서에 명시된 10년간의 연간 매출을 모두 합산한 뒤 원화로 환산한 총 예상 매출 규모”라며 “파트너사가 계약서에 명시된 매출을 2년 연속 50% 이상 달성하지 못할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보호 조항도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영업비밀을 이유로 구체적인 산출 근거를 공시에서 제외한 채, 보도자료를 통해서만 ‘장밋빛 전망’을 배포하는 방식은 자본시장의 투명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생하지 않은 미래 가치를 현재의 확정된 성과처럼 오인하게 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기술이전 계약 시 보도자료에 나오는 '총 규모'는 임상 성공과 판매 호조를 전제로 한 최상의 시나리오를 수치화한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보도자료의 화려한 수식어보다 공시상의 '업프런트(계약금)' 비중과 계약 해지 조건을 반드시 대조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호빈 기자 hble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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