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예별손보 매각 잔혹사③] '은행 의존도 90%' 하나금융…'구조적 숙제' 풀 카드 될까

  • 0

함영주發 은행 중심 수익 구조 탈피 전략
은행 91%…손보·생명 통합 기여 2% 미만
'2조 실탄' 투자 여력 '확보' CET1도 '충분'
예별손보 장기보험 상품 등 시너지 검토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그래픽=정수미 기자

[마이데일리 = 최주연·정수미 기자] MG손해보험 부실 처리를 위해 설립된 가교보험사 ‘예별손해보험’ 인수전에 하나금융지주, 한국투자금융지주, JC플라워 3사가 예비인수자로 선정된 가운데 하나금융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함영주 회장의 금융대전환 시기 ‘은행의 위기’ 상정 이후, 하나금융이 은행으로 쏠린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비은행 부문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는 기업 인수합병(M&A)을 위한 재무적 여력이 충분한 하나금융이 장기보험 상품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좋은 매물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고 본다.

30일 하나금융은 경영실적발표를 통해 지난 한해 비은행 부분 기여도가 12.1%(은행 순익 기여 87.9%)로 전년(15.7%) 대비 3.6%포인트(p) 하락했다고 밝혔다. 비은행 부문 강화가 금융지주 전반의 과제로 떠오르면서 하나금융은 특히 수익 구조 편중이 심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비은행 부문 기여도 추이/하나금융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주요 금융지주와 비교하면, 하나금융의 은행 의존(기여)도는 90.9%로, KB(65.69%), 신한(73.7%), NH농협(65%)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동양·ABL생명 인수합병(M&A)에 성공한 우리금융(92.59%)이 맹렬히 추격 중이며, 일회성 요인이긴 하지만 염가매수차익 등 영업 외 순익까지 반영하면 은행 기여도는 82%로 개선된 수치가 나온다.

하나금융 비은행 계열사의 그룹 순익 기여도는 보험계열사와 캐피탈, 자산신탁까지 모두 합쳐야 2% 수준(지난 3분기 기준)이며, 보험 부문은 사실상 ‘빈칸’에 가깝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하나금융의 보험사 인수가 단순한 외형 확장이 아니라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구조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나손해보험의 총자산은 약 2조원으로 업계 12위에 그치며, 자동차‧장기보험 등 핵심시장에서 존재감은 미미하다. 이런 상황에서 MG손보 총자산이 3~4조원으로 알려진 만큼 예별손보 인수 시 손보사 총 자산 규모는 단순 계산했을 때 최대 6조원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위주의 하나손보가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장기보험상품 위주의 예별손보를 검토해보기 위한 것”이라면서 “향후 실사를 통해 양사간 시너지 여력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중레버리지 120%’ 투자 여력 2조원

보험사 매물 이슈가 있을 때마다 하나금융이 등장하는 이유는 전략적 필요성과 더불어 우호적인 재무 여건 때문이다. 실제로 하나금융은 2023년 KDB생명 인수전과 2024년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서도 잠재적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마이데일리>가 하나금융이 예별손보 인수전에 투입할 수 있는 인수 대금 추정치를 분석한 결과, 약 2조44억1640만원으로 분석된다. 이는 하나금융의 ‘이중레버리지비율 130%선’을 마지노선으로 책정한 수치로, 같은 기준에서 자회사 투자 여력이 1000억원에도 못 미치는 한국투자금융지주와 대비된다.

이중레버리지비율(종속 기업 및 관계 기업 투자/자본총계)은 지주회사가 자회사 및 관계회사에 출자한 금액이 자기자본 대비 어느 수준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사의 과도한 차입을 통한 외형 확장을 억제하기 위해 이 비율을 130% 이하로 관리하고 있다. 비율이 높아질수록 지주회사 차입 부담이 커지고, 재무 리스크가 그룹 전반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핵심 건전성 지표로 꼽힌다.

현재 하나금융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약 120%로 규제선인 130%에서 10% 만큼(약 2조원) 공간이 남았다. 반면 한투금융은 규제 마지노선까지 불과 1.2%(약 916억원) 남았다.

하나금융 보통주자본비율 추이 /최주연 기자

하나금융은 보통주자본(CET1) 비율도 13%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CET1 비율은 금융지주의 손실 흡수 능력을 보여주며 대형 인수합병(M&A)을 추진할 때 참고되는 지표다. 하나금융은 CET1 비율 13~13.5% 수준 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지난 한해 CET1 비율은 전년(13.22%) 대비 0.15%p 상승한 13.37%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예별손보 인수전은 단순히 ‘살 수 있느냐’보다 ‘사고 나서 버틸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이 점에서 하나금융이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후보”라고 평가한다.

◇하나금융 예별손보 인수? “전략적 선택 vs 지켜봐야”

예별손보 인수에는 상당한 추가 자본 투입 부담이 따른다. 부실 금융회사인 예별손보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최소 1조2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예금보험공사가 인수자를 대상으로 7000~8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경우 인수자는 약 5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추가 투입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럼에도 예금보험공사는 과거보다 매각 성사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MG손보 시절 단행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으로 인수 이후 고정비 부담이 줄었고, 강성 노동조합도 해체되면서 경영 리스크가 상당 부분 완화됐다는 판단에서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은행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구조를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렵다”며 “예별손보 인수는 재무적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채우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리스크가 있는 매물이기 때문에 하나금융이 적극적으로 인수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M&A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 나온 보험사 매물 중 살만한 매물이 없다”면서 “하나금융 인수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귀띔했다.

최주연 기자 , 정수미 기자 prota@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