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예별손보 매각 예비 입찰 한투금융 참여
이중레버리지 128.8%...‘장전 총알 917억’
“실행 어려울 것 vs 싼 매물·확충 방안 有”
한투금융 “특정 딜 사실관계 확인 불가”
[마이데일리 = 최주연·정수미 기자] MG손해보험 부실 처리를 위해 설립된 가교보험사 ‘예별손해보험’ 매각 예비 입찰에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도전장을 냈지만 결과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투금융이 금융당국의 ‘이중레버리지비율’ 규제로 자회사 투자 여력이 1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추가 자본 확충 부담까지 맞물리며 실제 인수 성사 가능성을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어서다.
다만 김남구 한투금융 회장이 오랜 기간 보험사 인수를 숙원 과제로 삼아온 만큼, 이번 행보를 단순한 재무적 판단을 넘어선 전략적 선택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재무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김 회장이 전사적 차원에서 베팅을 강행한다면 인수전에서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다는 긍정론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29일 <마이데일리>가 한투금융이 예별손보 인수전에 투입할 수 있는 인수 대금 추정치를 분석한 결과, 약 916억5267만원의 액수가 추산됐다. 이는 한투금융의 ‘이중레버리지비율 130%선’을 마지노선으로 책정한 수치로, 한투금융이 금융당국 규제를 벗어나지 않고 보험사를 인수하려면 이 가격보다는 싼 값에 사야해서다.
이중레버리지비율(Double leverage ratio)은 지주회사가 자회사와 관계회사에 출자한 금액이 자기자본 대비 어느 수준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해당 비율(종속 기업 및 관계 기업 투자/자본총계)이 100% 미만이면 자기자본 범위 내에서 출자가 이뤄진 것으로 재무 건전성이 양호하다고 평가하는 반면 100%를 넘으면 차입이나 신종자본증권 등 외부 자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이 지표가 커지면 지주회사의 차입 부담이 확대되며 결국 그룹 전반으로 재무 리스크가 전이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에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사의 과도한 외형 확장을 억제하고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중레버리지비율 130%를 상한선으로 관리하고 있다.
현재 한투금융의 이중레버지리비율은 128.8%로 금융당국 규제 마지노선까지는 불과 1.2%가 남았다. 이를 출자 금액으로 환산하면 916억원대의 추정치가 나오게 된다.
이 같은 투자 여력 축소의 핵심 요인으로는 최근 1조5000억원 규모의 한국투자증권 유상증자가 꼽힌다. 한투금융은 지난해 말 자회사인 한투증권으로부터 1조2000억원의 중간배당을 받았다.
그러나 한투금융은 배당금 1조2000억원에 추가 자금을 더해 총 1조5000억원을 한투증권 유상증자에 활용하겠다고 지난 22일 공시했다. 결과적으로 한투금융은 종속기업 투자에 3000억원을 더 늘린 셈이다.
이에 따라 한투금융의 총 자회사 출자 규모는 9조8345억5300만원(9월 말 기준 9조5345억5300만원), 자본총계는 7조6377억2300만원(9월 말 기준 7조4877억2300만원, 지난 22일 공시 기준 신종자본증권 1500억원 발행 합산)으로, 현재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28.8%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규제 선(130%)까지 남은 출자 여력은 약 916억원(1.2%)에 그치게 됐다.
◇쓸 수 있는 돈은 916억…인수 후에도 5000억 추가 부담
특히 예별손보 인수에는 단순 인수 가격 외에도 상당한 추가 자본 확충 부담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지적된다. 부실 금융회사인 예별손보의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을 130%선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최소 1조3000억원 이상의 자금 투입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예금보험공사가 인수자를 대상으로 약 7000억~8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경우에도 인수자는 약 500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때문에 한투금융이 예비입찰에는 참여하더라도 본입찰이나 최종 인수 단계까지 나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제한적인 투자 여력과 대규모 추가 자본 투입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회사로부터 배당 받거나 매각 등으로 자기자본 확충을 위한 이중레버리지비율 버퍼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한투금융은 ‘일단 보험사 인수를 시도해보겠다’는 것 같은데 막상 성사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김남구 회장의 숙원 ‘보험사 인수’…“자본 확충 복안 있을 것”
반면 김남구 회장이 보험사 인수를 그룹의 중장기 과제로 꾸준히 추진해 온 만큼, 별도의 자본 확충 방안을 마련해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투금융은 지난해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을 시작으로 롯데손해보험, 이번 예별손보까지 세 번째 보험사 인수에 도전하고 있으며, KDB생명 인수전 참여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MG손보 부실 처리 과정에서 설립된 가교보험사라는 특성상 매각 가격이 낮게 형성될 경우, 재무적 부담을 일정 부분 완화한 상태에서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결국 한투금융의 예별손보 인수 여부는 매각가 수준과 추가 자본 확충 방안 마련 여부가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실제 한투금융이 인수를 염두에 두고 검토하던 BNP파리바생명의 인수 중단 요인도 ‘가격’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한투금융이 실사 중이라고 알려졌던 롯데손보 시장 적정가는 1조원대 중반 내외로 추정되며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의 희망 매각가는 2조~3조원대로 알려졌다. 당시 한투금융의 자회사 출자 여력은 1600억원 수준이었다. (관련 기사 : '보험사 M&A 재가동' 한국금융지주, 자회사 출자 여력 1600억원?)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MG손보는 고객에게는 유리한 상품, 회사에는 불리한 상품을 판매하며 단기적으로 유동성 확보를 했던 회사”라면서 “예별손보로 정리되면서 불리한 계약 건들 정리하는 과정으로 알고 있으며 이 때문에 가격이 롯데손보나 KDB생명보다 현저히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상장사인 만큼 감독당국의 직간접적인 규제를 직격탄으로 받을텐데, 매물가격으로 한때 2조원 안팎의 몸값이 거론되던 롯데손보를 작년 검토했던 것을 보면 자본확충 복안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투금융측은 예별손보 입찰 참여 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한투금융 관계자는 “보험사 인수에 관심을 가지고 검토를 하는 것은 맞지만 특정 딜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 드리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중레버리지비율 관리와 관련해서는 “재무건전성 지표나 리스크 관리는 내부적으로 항상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경영 전략에 맞춰 운영하고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주연 기자 , 정수미 prot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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