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정책·유동성 맞물린 랠리…주도주·소외주 순환매
단기 과열 속 속도 조절론도…중기적 상승 동력은 유효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코스피가 꿈의 5000포인트를 돌파한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6000포인트 도전 가능성과 상승 흐름의 지속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단기 과열 부담과 대외 변수 속에서 한국 증시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81% 하락한 4949.59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2일 장중 5000선을 돌파한 이후 숨 고르기 국면에 들어간 모습이다.
◇ 6000피 향한 주도주…여전히 반도체
코스피 5000시대를 연 가장 큰 배경은 기업 실적이다. 여기에 증시 친화적인 정책 기조가 이어지며 유동성 유입, 이른바 머니무브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실적 개선과 정책 기대, 유동성이라는 세 가지 요인이 맞물리며 증시 강세 흐름이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이익 모멘텀 개선과 상법 개정안 등 정책 기대, 여타 자산군에서 주식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자금이 결합되며 지수 레벨업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조선, 전력기기, 원전, 증권 등 기존에 선호해온 섹터에 대한 시각은 변함이 없다”며 “기본적으로 어닝 모멘텀이 가장 뚜렷하고 불확실성이 낮은 업종들을 중심으로 추천해왔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섹터들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지만, 향후에도 실적을 기반으로 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5000선을 터치한 만큼, 이후 상승 흐름의 지속력 확보가 관건으로 부상했다. 한지영·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강세장의 큰 흐름은 유지되고 있지만, 주요 이벤트가 집중된 구간에서는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며 “단기 변동성 국면에서는 지수 추종보다는 실적과 펀더멘털이 뒷받침되는 주도주를 중심으로 한 선별적 접근이 적절하다”고 분석했다.
◇ 주도주·소외주 순환매 가능성도
기존 주도주에서 일부 차익 실현이 나타나는 가운데 정책 기대와 테마성 이슈가 결합된 업종으로 수급이 이동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신한투자증권이 최근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을 기준으로 산출한 업종별 ‘저평가 가능성 점수’에 따르면 상위권에는 디스플레이, 유통, 필수소비재, 호텔·레저, 화장품·의류, 통신서비스, 증권 등이 다수 포함됐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1년간 EPS 개선 대비 주가 반영이 제한적이었던 업종들”이라며 “코스피 6000 후보군은 소비·서비스 및 언더퍼폼 회복형 업종군에서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길 연구원은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코스피 6000포인트 달성을 위해서는 구조적 성장 업종의 강세 지속과 함께 과매도 구간에 대한 회복이 병행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새로운 주도주의 부상도 중요하지만,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업종들에 대해 시장이 이익의 지속성을 인정하면서 나타나는 확산 랠리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지수 레벨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이익은 이미 발생했지만 신뢰가 부족했던 영역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노 연구원은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 수혜를 볼 수 있는 수출주라면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구체적으로는 수출 비중이 높은 필수소비재와 화장품·의류 업종이 해당한다”고 말했다.
◇ 레벨업 지속하려면 증시 활성화 정책 필요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가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미국 빅테크(M7) 실적 발표, 국내 주도주 실적 공개 등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코스피 5000포인트 안착 여부를 시험받는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이벤트 소화 과정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중기 상승 흐름의 정당성은 결국 실적과 수급에서 검증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코스피 5000포인트 도달 자체보다 이후 레벨업의 지속성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지영·이성훈 연구원은 “5000포인트 도달보다 중요한 것은 안착 이후 상승 흐름이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라며 “이번 주 FOMC와 4분기 실적 시즌을 거치며 시장이 이를 검증해 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1월 FOMC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아 정책 이벤트에 따른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차기 연준 의장 지명 이슈는 정책 경로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오천피에 기여한 정책 기대감이 실질적인 증시 활성화 조치로 이어져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희찬 센터장은 “배당 확대 유도와 상법 개정 추진 등 증시 관련 정책들이 하나씩 구체화되고 있는 만큼, 외국인 자금 유입을 유도하기 위해서도 세제 혜택을 포함한 실질적인 조치들이 점진적으로 뒤따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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