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마트 굳히기 vs 무신사 추격…신발 유통판 재편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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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전국 점포망 앞세워 오프라인 1강 체제 공고화
무신사, 팬덤 기반 체험형 매장으로 신발 판 흔들기
호카…조이웍스 해지후 판권 경쟁 치열…판도 꿈틀

무신사 킥스 오픈 당일 오픈런 현장. /무신사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ABC마트가 슈즈 편집숍 ‘폴더’를 인수하며 오프라인 신발 유통 시장의 주도권을 굳힌 가운데, 무신사가 공격적인 출점으로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2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ABC마트는 이달 이랜드월드로부터 폴더를 인수했다. 자산 양수도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거래로 ABC마트는 기존 점포망에 폴더 매장 35곳을 더하게 됐으며, 매각 금액은 비공개다.

폴더는 이랜드가 2012년 론칭한 신발 편집숍으로, 글로벌 슈즈 브랜드 중심의 큐레이션을 앞세워 국내 슈즈 편집숍 시장에서 안정적인 입지를 구축해 왔다. 연간 매출은 약 1000억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를 통해 ABC마트의 연간 매출 규모가 7000억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거론한다.

국내 오프라인 신발 멀티숍 시장 규모는 1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 따르면 ABC마트는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풋락커, JD스포츠, 레스모아 등 글로벌·국내 사업자들이 경쟁했지만, 이후 다수 업체가 철수하면서 현재는 사실상 ABC마트 중심의 시장 구조가 형성된 상태다.

이 같은 구도 속에서 무신사의 신발 편집숍 진출은 시장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무신사는 이달 서울 홍대에 첫 신발 전문 편집숍 ‘무신사 킥스’를 열며 오프라인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무신사는 올해에만 10개 안팎의 킥스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며, 상반기에는 성수, 하반기에는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출점을 이어갈 방침이다.

무신사 킥스 홍대점은 지하철 홍대입구역 인근 지상 3층 규모(연면적 1124㎡)로 조성됐으며, 개장 10일 만에 누적 매출 약 3억6000만원, 방문객 3만3000명을 기록했다. 개점 첫 주말에는 매장 앞에 수백명이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도 나타났다.

무신사 킥스 매장은 체험 요소를 전면에 내세웠다. 매장 내 ‘슈즈월’과 QR코드를 활용한 O4O(온라인 포 오프라인) 시스템을 적용했다. 소비자는 QR코드 스캔을 하면 무신사 회원가와 온라인 재고, 구매 후기, 스타일링 콘텐츠 등을 즉시 확인할 수 있다.

러닝, 아웃도어, 가죽 슈즈 등 카테고리별 특화 공간도 마련됐다. 매장에는 나이키, 아디다스, 살로몬, 푸마 등 글로벌 브랜드부터 국내 브랜드까지 약 80여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 킥스는 무신사가 출발한 스니커즈 커뮤니티 문화를 오프라인으로 구현한 공간”이라며 “온라인 플랫폼으로 축적한 데이터와 콘텐츠를 오프라인 매장에 그대로 연결한 점도 기존 신발 유통과 다른 부분"이라고 차별점을 강조했다.

ABC마트 SE 명지스타필드시티점. /ABC마트

반면 ABC마트는 전국 단위 점포망과 물량 경쟁력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업계에서는 접근성과 규모 면에서는 여전히 기존 유통사가 우위에 있지만, 한정판 발매나 커뮤니티 기반 마케팅에서는 새로운 경쟁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무신사의 오프라인 전략이 기존 신발 유통 시장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고 보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ABC마트가 폴더 인수로 외형을 키우며 1강 체제를 굳히는 상황에서, 무신사는 체험형 매장과 팬덤 기반 전략으로 다른 접근을 하고 있다”며 “성격이 다른 두 사업자의 경쟁이 본격화되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발 시장의 또다른 이슈로 글로벌 러닝화 브랜드 호카의 신규 판권 계약도 있다. 호카의 미국 본사인 데커스브랜즈는 최근 국내 총판 조이웍스앤코와의 계약을 전격 해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LF, 무신사, 이랜드월드, 삼성물산 등이 판권 확보전에 나섰다.

호카는 러닝·아웃도어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한 브랜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매출은 2024년 약 800억원에서 지난해 1000억원 안팎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판권을 확보할 경우 브랜드 운영과 마케팅 전략 전반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이 치열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살로몬을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로 안착시킨 경험을, 이랜드월드는 뉴발란스를 국내 핵심 스포츠 브랜드로 키운 이력을 각각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무신사 역시 호카 판권 확보전에 뛰어들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폴더 인수로 몸집을 키운 ABC마트, 오프라인 확장에 나선 무신사, 여기에 호카 판권 경쟁까지 더해지며 신발 유통 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며 “당분간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빈 기자 hble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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