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일반
글로벌 출장 드라이브…지난해 이동 거리만 16만2800㎞ ‘지구 4바퀴’
AI·로보틱스·전동화 현장 점검 속 글로벌 생산·기술 전략 재정렬
[편집자주] 글로벌 불확실성이 상수가 된 시대, 한국 대기업 총수들의 해외 행보는 곧 그룹의 중장기 전략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다. 이에 지난 2025년 한 해 동안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 총수들의 글로벌 출장과 조직·인사, 연초 경영 메시지를 토대로 2026년 각 그룹의 글로벌 경영 방향을 짚어본다.
[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새해 벽두부터 중국·미국·인도를 잇는 강행군에 나서며 글로벌 경영 시계를 다시 빠르게 돌리고 있다. 중국에서는 배터리·수소사업을, 미국에서는 피지컬 인공지능(AI)의 기반을 각각 다지고 인도에서는 현지 생산·판매 전략을 꼼꼼히 점검했다. 단순한 새해 인사 차원의 일정이 아니라 전기차 이후 산업 지형 변화 속 현대차그룹의 지향점을 분명히 보여주는 행보로 읽힌다.
◇ 정의선 회장, ‘현장 중심 경영’ 기조 유지 …글로벌 출장 드라이브
21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올해 1월 약 10일간 중국, 미국, 인도를 연이어 방문하며 새해 글로벌 경영 행보의 포문을 열었다. 중국 베이징에서는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모빌리티, 수소, 배터리, 테크 전반에 걸친 협력 가능성을 점검했고, CATL·시노펙 등 핵심 파트너들과 직접 만나 전동화와 수소 사업 협업을 논의했다.
곧바로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이동한 정 회장은 CES 2026 현장에서 엔비디아 젠슨 황 CEO, 퀄컴 경영진 등 글로벌 빅테크 리더들과 연쇄 면담을 가졌다. 특히 CES 2026에서 공개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는 현대차그룹이 단순 완성차 기업을 넘어 AI·로봇 기술 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이후 정 회장은 인도로 향해 첸나이·아난타푸르·푸네 공장을 차례로 점검했다. 생산 현장과 임직원, 가족들을 직접 만나며 인도를 ‘소비 시장’을 넘어 글로벌 제조·수출 허브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재확인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새해 글로벌 행보를 두고 “현대차그룹의 현재와 미래를 한 번에 점검한 일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에서는 전동화·수소 공급망을, 미국에서는 AI·로보틱스 기술 내재화를, 인도에서는 대규모 생산 체제를 직접 챙기며 지역별 역할 분담을 명확히 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기술 협력과 생산 거점을 직접 연결하는 방식은 정 회장이 강조해 온 ‘현장 중심 경영’과 맞닿아 있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전략의 중심축을 기술과 제조 역량에 두겠다는 메시지를 새해 첫 출장으로 분명히 했다는 해석이다.
◇지난해 출장 이동만 16만2800㎞ ‘지구 4바퀴’…글로벌 좌표 눈길
이 같은 행보는 지난해 내내 이어진 정 회장의 글로벌 일정의 연장선이다. 2025년 한 해 동안 정 회장은 미국·중국·중동을 오가며 현대차그룹의 중장기 성장 좌표를 찍었다. 지난해 출장 이동만 지구의 4바퀴(16만2800㎞)를 넘게 이동한 강행군이었다.
미국에서는 대미 투자 확대를 통해 생산 기반과 통상 리스크 대응을 병행했고, 중국에서는 전기차 전용 모델 출시와 배터리·에너지 기업과의 협력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다졌다. 중동에서는 사우디와 UAE를 잇따라 방문하며 전기차·수소·스마트시티를 아우르는 협력 구도를 구축했다. 사우디 생산법인 설립은 중동을 단순 수출 시장이 아닌 생산 거점으로 격상시킨 결정적 장면으로 평가된다.
또 지난해 9월에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메리 바라 GM 회장과 함께 공식 연설에 나서며 전동화·상용차·공급망 협력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간 전략적 연대의 필요성을 직접 설명하며 산업 전반의 변화를 주도하는 모습도 보였다.
◇올해 깜짝 인재 영입 ‘글로벌 행보 연장선’
정 회장의 올해 첫 출장과 지난해 글로벌 행보, 인사 전략을 종합하면 현대차그룹의 2026년 방향은 분명하다. 전기차 이후 산업 질서 변화에 대비한 AI·로보틱스 기술 내재화와 △중동·인도를 축으로 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확장 △전동화·수소를 잇는 에너지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다.
글로벌 행보의 연장선에서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대대적인 인재 영입에도 나섰다. 테슬라 출신 로보틱스 전문가 밀란 코박을 그룹 자문 및 보스턴다이내믹스 사외이사로, 자율주행 양산 경험을 갖춘 박민우 박사를 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로 선임했다.
이는 하드웨어 제조 경쟁력에 AI·소프트웨어 역량을 결합해 기술을 외부 의존이 아닌 내부 자산으로 만들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만프레드 하러 사장이 이끄는 R&D 조직과 함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축을 완성하며, SDV와 피지컬 AI 시대를 대비한 진용을 갖췄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정 회장은 이미 다음 사이클을 전제로 움직이고 있다”며 “2026년은 현대차그룹이 단순한 완성차 기업을 넘어 지능형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진웅 기자 wo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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