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AI 해부④] 가장 정석적인 선택… LG AI연구원 1위에 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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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마크 13개 중 10개 석권한 ‘K-엑사원’
프롬 스크래치로 완성한 독자 AI의 정공법
국가대표 AI 요구 기준을 가장 정확히 충족

[편집자 주] 정부의 ‘국가대표 AI(인공지능)’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평가 결과, 네이버클라우드와 NC AI가 탈락하고 LG AI연구원, SK텔레콤, 업스테이지가 2차 단계에 진출했다. 당초 5개 정예팀 가운데 1곳만 탈락시키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최종 평가 과정에서 두 팀이 제외되며 정부가 어떤 AI를 국가 전략으로 키울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보다 분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본지는 ‘국가대표 AI 해부’ 시리즈를 통해 단순한 성능 비교를 넘어, 각 기업이 어떤 AI를 만들고 있으며 왜 그런 전략을 선택했는지를 짚는다. 기술 나열이 아닌 전략과 철학의 관점에서, 통과와 탈락을 가른 선택의 차이를 독자 눈높이에서 분석한다.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발표회에서 LG AI연구원의 컨소시엄 참여사인 이스트소프트 부스를 찾은 한 시민이 대화형 AI 체험을 하고 있다. /뉴시스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LG AI연구원은 국가가 전략적으로 키우려는 AI(인공지능)에 대한 해답을 ‘범용 AI 성능’이란 정공법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그 결과 LG AI연구원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평가에서 독자 개발과 범용성, 기술 완성도를 고르게 충족하며 참여 5개 팀 가운데 성능 1위에 올랐다.

◇ 성능으로 증명한 ‘정공법’

K-엑사원은 LG AI연구원이 수년간 축적해온 연구 성과를 집약한 대규모 AI 모델이다. 단순히 크기만 키운 초거대 모델이 아니라, 성능과 효율을 함께 고려한 구조가 특징이다. 모델에는 MoE(필요한 전문가만 선택해 쓰는 구조) 방식이 적용됐다. 추론 시 일부 파라미터만 활성화해 연산 비용을 줄이면서도 성능 저하를 최소화한 설계다.

한국어와 영어를 포함한 다국어 이해 능력, 긴 문맥을 처리하는 추론 능력, 지식 기반 질의응답 등 주요 평가 항목 전반에서 고른 점수를 받은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특정 분야에 치우치기보다 범용 AI로서의 기본기를 충실히 갖췄다는 평가다. 이는 국가대표 AI 프로젝트가 요구한 ‘전 산업에서 활용 가능한 기반 모델’이라는 조건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글로벌 성능 평가에서도 경쟁력은 확인됐다. K-엑사원은 해외 주요 평가 기관의 순위표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빅테크 중심의 경쟁 구도 속에서도 한국 기반 모델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단기 실험용 모델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확장 가능한 AI라는 점을 성능으로 입증한 셈이다.

◇ 독자성 기준을 가장 명확히 충족

이번 국가대표 AI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은 독자 개발 여부였다. 해외 모델의 가중치를 활용한 파생형 모델은 원칙적으로 배제됐다. 모델 아키텍처 설계부터 사전 학습, 데이터 구성까지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했는지가 핵심 잣대였다.

K-엑사원은 이 기준을 가장 명확하게 충족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외부 모델에 대한 의존 없이 자체 학습 체계와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했고, 학습 과정 전반을 검증 가능한 형태로 제시했다. 성능 경쟁 이전에 독자성이라는 정책적 요구에 가장 충실히 대응한 팀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접근은 단순한 기술 전략을 넘어 정책 방향과의 정합성 측면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국가대표 AI 프로젝트의 목적이 단기 성과가 아니라 장기적인 기술 자립 기반을 구축하는 데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LG AI연구원의 선택은 정부가 설정한 목표에 가장 가까웠다는 분석이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1차 공통 벤치마크 13종 기준 K-엑사원과 미국과 중국 모델 성능 비교. /LG

◇ ‘국가대표 AI’의 기준을 완성하다

LG AI연구원의 사례는 이번 평가가 무엇을 가려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가장 큰 모델도, 가장 화려한 데모도 아닌, 독자성과 범용성, 그리고 검증 가능한 성능을 갖춘 AI가 선택됐다. 기술 완성도와 정책 취지, 두 요소가 동시에 충족돼야 본선에 오를 수 있다는 기준이 명확해진 셈이다.

이제 LG AI연구원은 2차 단계에서 또 다른 시험대에 오른다. 성능을 넘어 실제 활용 가능성과 안전성, 지속 가능성까지 입증해야 한다. 다만 1차 평가 결과만 놓고 보면, 국가대표 AI 프로젝트가 요구한 조건에 가장 정직하게 답한 팀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박혜진 서강대학교 AI·SW 융합대학원 교수는 “엑사원은 정부가 국가대표 AI 사업을 통해 확보하고자 한 방향과 가장 부합하는 모델”이라며 “자체 아키텍처 설계와 학습 노하우를 바탕으로 바닥부터 성능을 쌓아 올린 점이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이라는 정책 취지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성능 평가에서도 상위권에 오르며 기술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이번 결과는 단순한 점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덧붙였다.

박성규 기자 p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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