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임신 중 해열·진통제로 널리 사용되는 아세트아미노펜이 자폐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이를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는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런던대 시티세인트조지 병원 산부인과 아스마 칼릴 교수 연구팀은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사용과 자녀의 신경 발달 장애 간 연관성을 분석한 기존 연구 43편을 종합 검토했다. 그 결과, 두 변수 사이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국제 의학 학술지 란셋에 발표한 논문에서 “자폐증을 비롯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지적 장애 등과의 인과관계를 뒷받침할 근거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세트아미노펜과 신경 발달 장애의 연관성을 제기했던 일부 선행 연구에 대해서는 교란 변수가 충분히 통제되지 않았다는 한계를 지적했다.
임신부가 약물을 복용한 배경에 고열이나 염증 등 건강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며, 이러한 기저 질환 자체가 태아의 신경 발달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칼릴 교수는 “약물 복용 자체보다 임신부의 기저 건강 상태가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며 “권고 용량에 따라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는 것이 신경 발달 장애 위험을 높인다는 근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학적 근거보다는 불안에 따른 약물 기피가 오히려 산모와 태아의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세트아미노펜은 미국산부인과학회(ACOG)와 영국왕립산부인과학회(RCOG) 등 주요 의학 단체가 임신 중 통증과 발열에 사용할 수 있는 1차 선택 해열·진통제로 권고해 왔다.
이호빈 기자 hble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