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유한·동아·종근당, 병원 디지털 시스템 진출
병상 모니터링부터 AI 진단까지 현장설치 본격 확대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전통 제약사가 의약품 제조뿐 아니라 병원 현장형 디지털 시스템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실제로 병원에 가면 상용화된 이들 제품을 만날 수 있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 유한양행, 동아에스티, 종근당 등 주요 기업은 병상 단위 환자 모니터링과 웨어러블 검사, AI 진단보조 등을 중심으로 병원에 직접 설치·운영되는 디지털 시스템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AI 기반 병상 모니터링 시스템 ‘씽크(thynC)’를 앞세워 병원 현장형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씽크는 입원 환자의 심박수, 호흡수, 체온 등 주요 생체 신호를 실시간으로 통합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으로, 병동 간호 스테이션에서 환자 상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의료진은 별도의 측정 장비 없이 환자 상태 변화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연세새로운병원은 환자 안전 강화를 위해 40병상에 씽크를 도입했다. 이어 경기 시흥·안산권 센트럴병원은 중환자실을 포함한 전 병상 259개에 씽크를 설치하기로 했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씽크의 누적 도입 병상 수는 2025년 12월 기준 1만4592개이며, 누적 도입 병원은 같은 기간 129곳에 달한다.
센트럴병원 관계자는 “반복적인 생체신호 측정 업무가 줄어들고,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환자 상태 변화를 지속적으로 분석해 치료에 반영할 수 있게 됐다”며 “보다 체계적인 진료 환경이 구축됐다”고 말했다.
또한 대웅제약은 씨어스테크놀로지와 함께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 ‘모비케어(mobiCARE)’를 병원 채널에 공급하며, 웨어러블 기반 검사·모니터링 영역으로 병원 현장형 디지털 헬스케어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모비케어는 패치형 심전도 기기로, 환자가 일상생활을 유지하면서 장시간 심전도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다. 대웅제약은 기기 재사용이 가능한 ‘리프레시 모델’을 도입해 병원 도입 부담을 낮췄으며, 출시 1년 만에 전국 100여개 의료기관으로 공급이 확대됐다. 서울아산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고려대 안암병원 등 상급종합병원도 도입 기관에 포함돼 있다.
유한양행은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휴이노와 협력해 AI 기반 원내 모니터링 솔루션 ‘메모 큐(MEMO Cue)’를 국내 병원에 공급하며 병원 채널 내 디지털 헬스 도입 사례를 확대하고 있다.
메모 큐는 웨어러블 심전도 측정기 ‘메모 패치(MEMO Patch)’와 산소포화도 측정기 ‘메모 밴드(MEMO Band)’, 입원 환자의 생체신호를 통합 관리하는 원내 관제 시스템으로 구성된 솔루션이다.
메모 큐는 웨어러블 패치를 통해 심전도, 호흡, 활동량 데이터를 최대 8일간 연속 측정하고, 의료진이 이를 원내 시스템에서 실시간으로 확인·분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휴이노의 AI 분석 기술이 적용돼 환자의 생체 신호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한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메모 패치는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누적 검사 1만건을 돌파했으며, 메모 큐는 원격심박기술 감시 행위로 건강보험 수가(EX871)를 획득했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기반 모니터링 솔루션이 병원 진료 과정에서 의료 행위로 분류돼 수가 적용을 받은 사례로, 병원 현장에서의 상시 활용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동아에스티는 파트너사 메쥬와 함께 원격 환자 모니터링 플랫폼 ‘하이카디(HiCardi)’를 병원에 공급하고 있다.
하이카디는 심전도·체온·산소포화도 등 주요 생체신호 등 주요 생체 신호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는 시스템으로, 병원 환경에서 환자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하이카디는 현재 전국 350여개 의료기관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상급종합병원 47곳 중 25곳 이상이 도입했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제주대학교병원에 하이카디 장비 122대가 추가로 공급했다.
AI 진단보조기기를 중심으로 제약사의 병원 채널 활용도 이어지고 있다.
종근당은 슬립테크 기업 에이슬립과 협력해 수면무호흡증 AI 진단보조기기 ‘앱노트랙(Apnotrack)’을 전국 병·의원에 공급하고 있다.
앱노트랙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수면 중 호흡 소리를 측정하고, AI가 이를 분석해 수면무호흡 위험도를 선별하는 병원용 디지털 진단보조 의료기기다. 별도의 장비 없이 검사할 수 있어 1차 선별검사에 활용 가능하며, 병·의원에서는 고위험군 환자에 대한 후속 진단과 치료 결정을 보다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
앱노트랙은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혁신의료기기 지정을 받았고, 스마트폰 단독 기반 2등급 의료기기 허가와 비급여 처방 항목을 승인받았다. 올해부터는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종근당은 앱노트랙을 수면무호흡 고위험군의 1차 선별검사 기기로 활용하는 한편, 양압기 치료 연계 등 수면 관리 영역으로의 활용도 추진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제약사가 병원에 제공하는 범위가 의약품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며 “모니터링과 검사, 진단보조 등 의료진의 실제 업무 흐름과 결합되는 시스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 도입 이력과 운영 데이터의 축적 여부가 향후 사업 전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호빈 기자 hble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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