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타이머가 바꾼 수백억 원… 에너지관리 명장 정몽석의 40년 현장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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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현대 산업이 요구하는 종합적 책임, 정몽석 광산시민연대 공동대표

[마이데일리 = 천주영 기자] 정책은 점점 거창해지고, 기술은 날로 복잡해지지만, 정작 에너지 낭비는 멈추지 않는다. 그 사이에서 40년 넘게 ‘작은 절약이 만드는 큰 변화’를 몸소 실천해온 한 사람이 있다. 광산시민연대 공동대표이자 대한민국 에너지관리 명장인 정몽석.

그는 타이머 하나로, 배관 구조 하나로 수백억 원의 에너지를 절감해낸 기술자이자, 현대 산업 현장에서 금속 설비 하나까지 집요하게 들여다봐 온 종합적 문제 해결자이며, 문제 해결을 사명으로 여기는 시민 활동가다.

이번 인터뷰는 거대한 탄소중립 선언 뒤에 가려진, 현장의 목소리를 다시 듣는 시간이기도 하다.

타이머 하나로 30~70% 절감… “주간 시설만 바꿔도 낭비는 줄일 수 있습니다” 정몽석 명장은 주간에만 사용하는 경로당, 공공 사무실, 작은 회의실 등에 단순한 아날로그 타이머만 설치해도 난방비를 30~70%까지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예산을 투입하지 않고도 매일 밤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흐르던 난방수를 멈출 수 있습니다. 공공건물, 아파트 커뮤니티시설처럼 일정한 이용 시간이 있는 공간부터 바꾸면, 눈에 띄는 결과가 나옵니다. 타이머 가격은 만 원대에 불과하지만, 에너지 절감 효과는 몇 배, 몇 십 배에 이릅니다.”

그는 지금도 현장 요청이 있으면 자비로 타이머를 구입하고, 손수 설치하며, 교육까지 진행한다. 시민들과 함께 만드는 에너지 절약은 이처럼 단순하면서도 실질적이다.

“나는 기술자가 아니라, 문제 해결자입니다” 정몽석 명장은 30여 년간 금호타이어에서 근무하며 1천 건 이상의 설비 개선 아이디어를 실현했고, 이를 통해 직접적인 원가 절감 100억 원, 시너지 효과를 포함한 에너지 절감은 1천억 원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 제조 현장의 금속 설비, 배관, 열교환 구조를 종합적으로 이해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성과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가 보유한 특허 중 하나인 ‘지역난방시스템의 난방 보충수 공급구조’는 국가 차원의 설계 기준으로 채택될 경우 매년 수천억 원의 예산과 에너지 손실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특히, 현행 지식경제부 고시(2009-185호, 2012-164호)에 따른 수질관리 및 배관 청소 주기가 지나치게 기계적으로 설정되어 있어, 실제로는 불필요한 유지관리 비용이 2018년 기준 약 6,200억 원 이상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청소 주기를 의무화하는 게 아니라, 수질 분석 기반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면 불필요한 낭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지금의 시스템은 현실과 맞지 않고, 시민에게 부담만 전가합니다.”

“에너지 절약은 AI보다 현장의 설계 손실을 줄이는 일이 먼저입니다” 그는 첨단 기술보다 더 중요한 건 설계 손실(Loss)과 관리 누수라고 말한다. 무리한 과용량 설계, 실제 사용량과 무관한 보일러 용량 책정, 열 손실이 큰 배관 구조는 어떤 고성능 설비보다 먼저 손봐야 할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AI나 디지털 자동화 이전에, 지금 당장 손으로도 막을 수 있는 누수가 너무 많습니다. 불필요한 대형 설비보다 일상에서 제어 가능한 장치 하나, 동선 하나를 바꾸는 일이 먼저입니다. 이런 판단을 현장에서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었던 건, 회장이나 경영진이 아니라 실무자의 책임감이었고, 저는 그 책임을 회피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나는 여전히 배웁니다. 그리고 전파합니다” 정몽석 명장은 은퇴 후에도 광산시민연대 공동대표로 활동하며 지역 곳곳의 시민, 아파트 관리자, 학생들에게 에너지 절약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직접 전기 스위치를 교체해주고, 멀티탭을 나눠주며, 시민들과 함께 에너지 절약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최근 ‘바이바이 플라스틱 챌린지’에도 동참하며 환경 보호 메시지에도 함께하고 있다. 정 명장은 수십 년간 받은 대통령 표창, 석탑산업훈장, 각종 산업대상 등 총 70여 개 이상의 수상 실적을 갖고 있지만, 그 모든 상보다 중요한 건 현장에서 시민과 마주할 수 있는 지금의 자리라고 말한다.

“기술도, 정책도 결국 사람을 위한 겁니다” 인터뷰 말미, 정몽석 명장은 말했다. “에너지를 절약한다는 건 결국 사람을 아끼는 일입니다. 그 정신을 지키는 사람, 저는 그것이 현대 사회에서 금속처럼 단단하게 축적돼야 할 종합적 책임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천주영 기자 young199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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