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김덕환 감독 일구일행인터뷰
즐거움 속에서 야구의 답을 찾는 지도자
일구일행(一球一幸). 공 하나하나에 행복을 느끼는 아이들이 있다. 드넓은 운동장에서 공을 던지고 치고 달리며 건강하고 올바르게 자라는 소년들. 바로 대한유소년야구연맹(회장 이상근) 소속 유소년야구 선수들이 주인공이다. '공부하는 야구, 행복한 야구, 즐기는 야구'를 지향하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은 2011년 문을 열고 한국 야구 유망주 육성 산실이 됐다.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 중인 왼손 투수 최승용을 비롯해 여러 프로 선수들을 배출하며 한국 야구 저변 확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한국 야구를 넘어 스포츠 전체에 좋은 모범사례가 되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 본다. (편집자 주)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일구일행인터뷰 스물여덟 번째 주인공은 김덕환(52) 구로구 유소년야구단 감독이다. 선수 시절 큰 기대를 모았으나 부상으로 조기 은퇴한 그는 어느덧 20년 이상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 유소년야구 무대에서 제자들을 가르친 것도 10여 년이 훌쩍 흘렀다. 베테랑 지도자로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즐거움'이다. 제자들이 항상 즐거움 속에서 야구의 참 매력을 느끼고 예의범절과 협동심을 키우면 좋은 사람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 구로구 유소년야구단 선수들이 한결같이 밝고 예의 바른 이유다.
◆ '월드시리즈' 경험한 국대 4번 타자 겸 투수
김덕환 감독은 장안초 4학년 때 야구를 처음 시작했다.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고, 건대부중에 진학해 청소년 대표로 뽑혔다. 중학교 3학년 때 태평양 아시아 대표로 선발돼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될성 부른 떡잎이었던 그는 덕수고로 향했고, 청소년 국가대표 팀 4번 타자 겸 투수로도 뛰었다. 이어서 동국대학교를 거쳐 1996년 춘계대학야구 우승 후 LG 트윈스에 입단해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청소년 대표 시절 맹활약과 대학 무대에서 존재감으로 프로에서도 큰 기대를 모았다. 1997년 LG 입단 당시 쟁쟁한 선수들과 함께 새 둥지를 틀었다. 이병규(9번), 장문석, 전승남들과 입단 동기다. 투수로서 LG 마운드의 미래 한 축을 맡아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조금씩 프로 무대에 적응하며 1998년 퓨처스리그 평균 자책점 2위에 오르기도 했다. 기대치가 더 높아졌다. 하지만 부상의 덫에 빠지고 말았다.
"청소년 대표 때 4번 타자 겸 투수로 활약했다. 어린 시절부터 정말 열심히 노력했고, 즐겁게 야구를 했다. 중고등학교와 대학교를 거치면서 투수로서 좀 더 집중하게 됐다. LG 트윈스라는 명문 팀에 입단했다는 사실 자체가 영광이었다. 하지만 1999년 어깨 부상을 크게 입었다. 그렇게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 지도자의 길은 끝이 아닌 시작
아쉬울 법했다. 아니, 아쉬울 수밖에 없었을 것 같았다. 큰 기대를 모았기에 선수 생활을 조기에 마친 게 아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20대 중반 전성기를 누려야 할 시점에 은퇴를 선택한 데 대한 후회가 없는지 물었다. 김 감독은 의외로 담담하게 "크게 후회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지도자의 길이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느끼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은퇴 후 모교인 건대부중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했다. 6년 동안 후배들을 지도했다. 이어서 독립야구단 수석코치, 고등학교 투수코치 등을 경험했다. 묵묵히 지도자 경험을 쌓았고, 2012년 유소년야구팀 감독을 맡게 됐다. 그리고 2019년 현재 이끌고 있는 구로구 유소년야구단을 창단해 지금까지 제자들을 키워내고 있다.
김 감독은 "프로야구 선수로서 전성기에 접어드는 시점에 부상을 당한 건 분명 아쉬웠다. 하지만 큰 부상으로 저의 야구 인생이 끝나기는 걸 원하지는 않았다"며 "아쉬움을 접고 빠르게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여러 무대에서 좋은 경험을 하면서 지도자로서 성장할 기회를 얻었고, 유소년야구단 감독을 맡게 됐다. 그러고 보니 지도자를 시작한 지 20년 이상이 됐고, 유소년야구와 인연을 맺은 것도 10여 년이 훌쩍 지났다"고 지난날을 돌아봤다.
◆ 즐거움 속에서 야구의 참의미를 찾는다
불의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좌절하지 않고 침착하게 지도자 길을 택했고, 이제는 구로구 유소년야구단 선수들을 잘 이끌고 있다. 특별한 지도자 철학이 있는지 궁금했다. 관련 질문에 "즐거움"라는 단어가 돌아왔다. 감 감독은 "즐거움이 있는 야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특히 유소년야구 선수들은 즐기면서 야구를 해야 하고, 야구로 예의범절과 협동심을 익혀야 한다"며 "즐거움 속에서 야구의 답을 찾는 부분이 좋은 사람을 키우는 과정과 맞닿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자들을 가르칠 때 인성과 태도를 우선시 한다고 부연했다. "저희 구로구 유소년야구단은 기술보다 인성, 성적보다 태도를 우선시 한다"며 "아이들이 바른 인성을 갖춘 선수이자 사람으로 성장하는 데 초점을 먼저 맞춘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한 "항상 기본기, 인사, 태도, 팀워크를 강조한다. 야구 실력은 연습으로 좋아질 수 있지만, 태도와 습관은 어릴 때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즐거움 속에서 야구의 답을 찾으면 어떤 상황에서든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게 김 감독이 주장하는 또 다른 철학이다. "선수들에게 '경기를 즐기라'고 항상 주문한다. 즐기는 야구와 협동심, 예의범절, 야구 기본기와 마음가짐이 합쳐지면 언제 어느 때든 평정심을 갖고 경기를 할 수 있다"며 "이런 부분들을 잘 갖춰나가면, 선수들과 팀 전체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펼칠 수 있다"고 역설했다.
◆ 구로구 유소년야구단의 힘찬 전진을 위해
현재 구로구 유소년야구단 총 인원은 55명 정도다. 선수반 15명, 취미반 40명으로 운영된다. 수도권 대형 구단들에 비해서는 큰 규모는 아니다. 그러나 선수반이 다소 적다고 성적을 못 낼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창단 5년 만에 꿈나무리그 우승 6회, 유소년리그 백호 우승 4회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 최강리그인 유소년리그 청룡에서 감격의 우승도 차지했다. 감 감독은 "아이들이 연습으로 성장하며 자신감을 갖게 되고, 포기하지 않고 우승을 이루고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큰 보람을 느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구단 창단부터 현재까지 지내오면서 많은 일을 겪었고, 눈에 띌 만한 성과도 올렸다. 올해 목표와 지도자로서 목표가 궁금했다. 그는 "올해 목표는 아이들이 부상 없이 즐겁게 야구를 하며 성장하는 것이다"며 "지도자로서 최종 목표는 프로 선수를 많이 배출하는 감독보다 야구로 올바른 가치관과 인생을 가르치는 지도자가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끝으로 현재 구로구 유소년야구단이 힘차게 전진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꼽았다. 계속해서 든든한 지원자들과 선수들을 믿고 자신부터 언제나 겸손한 자세로 조금씩 전진하겠다는 뜻을 확실히 밝혔다. "항상 믿고 맡겨주시는 학부모님들, 묵묵히 따라와 주는 선수들, 그리고 지금까지 함께해 온 지도자 동료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아이들과 함께 계속 성장하는 감독이 될 것을 약속한다."
심재희 기자 kkamano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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