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리테일 회복…올해 깜짝 실적 예고
모험자본 성과 기대…해외부동산 리스크 지속
김미섭·허선호 대표이사 부회장 전문경영 강화
창업자 박 회장 장남 미래에셋증권 근무 주목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올해 전사 실적 회복을 발판으로 중장기 성장 전략인 ‘미래에셋 3.0’을 본격 가동한다. 금융을 넘어 디지털 자산과 모험자본 투자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디지털 자산·전통 금융 융합 △모험자본·혁신기업 투자 확대 △글로벌·WM 중심 수익 구조 고도화 △고객 중심 리스크·보호 강화 등 네 가지 전략 방향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금융에 힘을 준다는 목표다.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IB(기업금융)·PI(자기자본투자)역량을 기반으로 기업 성장 단계 전반에 걸친 금융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며 “다양한 자금 조달 수단을 활용해 혁신 기업과 성장 산업에 대한 생산적 금융과 모험 자본 공급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표이사 부회장(각자대표 체제)으로 전문경영인으로서 활약하고 있는 김 부회장과 허 부회장은 ‘투톱’ 시너지를 발휘하며 글로벌 투자와 WM(자산관리) 분야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창업자이자 오너인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은 비상근 미등기 임원으로서 GSO(글로벌전략가)이자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 회장을 겸임하며 글로벌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박 회장은 미국과 중국, 인도 등을 주축으로 올해 추가적인 인수합병(M&A)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의 장남인 박준범 씨도 미래에셋벤처투자에서 미래에셋증권으로 자리를 옮기며 ‘경영승계’ 구도에 관심이 쏠린다.
박 회장은 창업 이후 줄곧 전문경영인 체제를 천명해왔다. 오너가 모든 것을 직접 통제하는 방식 대신 전문성을 갖춘 경영진에게 실질적으로 권한을 부여해야 안정성과 투명성을 동시에 추구할수 있다는 신념에서다.
◇ 실적 반등 넘어 체질 개선…증권사 시총 1위 굳혀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세전이익 1조3135억원, 당기순이익 1조7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조67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5% 증가했고, 분기 기준 당기순이익도 3438억원으로 18.8% 늘었다. 해외부동산 부실 여파로 주춤했던 실적이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브로커리지(주식·채권·선물 등의 거래)와 자산관리(WM) 부문은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실적 반등을 주도했다. 3분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2637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2% 증가했고,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 수익도 같은 기간 21% 늘어난 918억원을 기록했다. 증시 회복과 함께 개인 고객 자산이 빠르게 늘어나며 리테일 기반 수익성이 강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법인 실적 개선도 두드러졌다. 3분기 누적 기준 해외법인 세전이익은 2990억원으로, 전체 세전이익의 약 23%를 차지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사업 비중 확대가 실적 안정성을 뒷받침했다는 평가다.
실적 호조에 힘입어 기업가치도 크게 높아졌다. 이날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시가총액은 17조4379억원으로,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시총 10조원을 넘어섰다. 2위인 한국금융지주(9조8635억원)와 비교하면 약 6조원가량 높은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클라이언트 퍼스트(고객 우선주의)’ 철학을 중심으로 고객 자산 증대를 위한 글로벌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스페이스X 투자 결실…디지털 금융 영토 확장
모험자본 투자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에 약 2000억원 중반대를 투자했으며, 기업가치 상승과 IPO(기업공개) 기대감이 맞물리며 보유 지분 가치가 크게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스페이스X 보유 지분 가치가 지난해 3분기 말 6000억~7000억원에서 4분기 말 기준 1조3000억~1조5000억원 수준까지 상승했을 것으로 추산한다.
미래에셋그룹은 지난 2022년 일론 머스크의 X(구 트위터) 인수에 약 3000억원을 투자했고, 2024년에는 ‘xAI’에도 1000만달러(약 147억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X와 xAI가 합병하면서 기업가치 상승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다.
비상장 투자 수익 영향으로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투자목적자산은 약 10조원이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를 비롯한 비상장 자산의 평가이익이 반영될 경우 역대급 어닝 서프라이즈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디지털 금융을 또 하나의 성장축으로 설정하고 관련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인수를 추진 중이다. 금융기관의 디지털자산 직접 보유·투자를 제한하는 ‘금융·가상자산 분리’ 원칙을 우회하며 그룹 차원의 디지털자산 사업을 확장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에는 ‘KRWM’, ‘KRWX’ 등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와 ‘디지털 X’ 상표를 출원하며 사업 준비에도 나섰다. 단순 가상자산 투자를 넘어 자산관리·상품 설계 등 증권업 본업과 디지털자산을 결합한 금융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미래에셋증권은 ‘테크&인공지능(Tech & AI)’ 전담 부문을 신설하고, 올해 신규 채용 인력의 51%를 테크 전문 인력으로 구성했다. 토큰증권(STO), 스테이블코인, 가상자산 등 디지털 금융 비즈니스 추진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 남은 해외부동산이 변수…완전 해소는 과제
다만 해외부동산 리스크는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2023년 해외부동산 부실 여파로 ‘1조 클럽’에서 이탈했으며, 같은 해 연간 순이익은 3379억원으로 전년 대비 52.1% 급감했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과 관련해 2024년 손실 규모는 3400억원에 달했다. 작년에도 여진은 이어졌다. 1분기 약 1000억원, 2분기 630억원에 이어 3분기에는 약 16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아직 매각되지 않은 해외부동산 잔여 자산에 대한 불확실성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금리 동향과 잔여 해외부동산 매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상차손 규모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신규 해외부동산 투자 비중이 크게 줄어 향후 실적 변동성은 과거보다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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