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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신 국면 中] ‘C-커머스’ 알테쉬, 가성비의 한계에 갇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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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MAU 정점 후 하락세…알리·테무·쉬인 공통 신호
초저가 유입은 성공했지만 반복 구매로 이어지지 못한 구조
가성비 전략 한계인해 공백 상태에 놓인 중장기 성장 로드맵

한국 이커머스 시장이 결정적 변곡점에 들어섰다. 지난 10년간 시장을 지배해온 키워드가 속도·확장·점유율이었다면, 2026년 생존 조건은 완전히 달라졌다. 개인정보 유출, 물류 비용 폭증, 해외 플랫폼 규제 리스크, 수익성 악화가 겹치며 ‘더 빠르게’보다 ‘더 안전하게’, ‘누가 더 많이 파느냐’보다 ‘누가 살아 남는냐’가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이커머스 패러다임 전환의 현주소를 △흔들리는 쿠팡 독주 체제 △C-커머스(중국계 이커머스)의 부상과 한계 △토종 플랫폼의 연대·차별화 전략 등으로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한때 시장 질서를 뒤흔들 것으로 위협하던 중국계 C-커머스 플랫폼의 확장세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초저가 전략으로 단기간에 이용자를 끌어모았던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C-커머스 플랫폼이 최근 한국 시장에서 사용자 감소와 재방문율 하락이라는 공통된 흐름에 직면했다.

물류 안정성, 보안, 소비자 보호 등 구조적 취약점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C-커머스 비즈니스 모델 자체의 구조적 특성에서 비롯됐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 ‘싸서 한 번’은 가능했지만…이용자 정착엔 실패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은 한국 시장 진입 초기, 기존 이커머스 질서를 흔드는 데 분명 성과를 냈다. 수천원대 의류, 천원 이하 생활용품 등 국내 유통 구조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가격대가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실제로 2023~2024년을 거치며 세 플랫폼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빠르게 증가했고, 일부 시점에서는 토종 이커머스 업체들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그러나 C-커머스의 성장 곡선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데이터 분석 기업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모두 2024년 상반기를 정점으로 국내 이용자 지표가 하락 또는 정체 국면에 들어섰으며, 이 같은 흐름은 2025년을 거쳐 2026년 들어서도 뚜렷한 반등 없이 이어지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2024년 2분기 600만~700만명대까지 확대됐던 MAU가 이후 감소세로 전환됐고, 2025년 내내 회복에 실패한 채 2026년 들어서도 이전 정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쉬인 역시 급격한 이탈은 없었지만 2024년 하반기 이후 300만명 안팎에서 성장이 멈추며 외연 확장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말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도 알리익스프레스의 신규 앱 설치 수는 전달 대비 13만건 가량 줄어든 30만4669건을 기록했고, 테무 설치 수는 약 9만7000건 감소한 73만252건으로 집계됐다. 쉬인 역시 전달과 비교해 7만8000건 축소된 14만7574건에 그쳤다.

세 플랫폼 모두 초저가를 앞세운 초기 유입에는 성공했지만, 반복 구매와 일상적 이용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하는 데에는 한계가 드러났다.

이 같은 흐름은 ‘체험 목적의 일회성 소비’와 ‘일상적 소비 플랫폼’ 간 차이로 설명된다.

초저가 상품은 충동 구매를 유도할 수 있지만, 반복 구매를 위해서는 배송 신뢰도와 품질 일관성, 사후 대응 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한국 소비자들은 이미 쿠팡과 네이버쇼핑을 통해 빠르고 안정적인 구매 경험에 익숙해져 있다는 점에서, C-커머스의 한계가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인천 인천공항본부세관 수출입통관청사에서 세관 관계자가 알리 익스프레스 장기 재고 화물을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 국경 간 거래의 한계…물류·신뢰 리스크 동시 노출

C-커머스 모델의 핵심은 국경 간 거래(CBT)다. 비용 측면에서는 경쟁력이 있지만, 서비스 품질 측면에서는 구조적 제약으로 작용한다. 물류 단계가 길어질수록 배송 지연 가능성은 커지고, 통관·반품·환불 과정 역시 복잡해진다.

한국 시장은 배송 속도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은 편이다. 당일배송과 익일배송이 일상화된 환경에서 평균 배송 기간이 수일에서 수주에 이르는 구조는 본질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격이 싸더라도 급한 물건은 주문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이유다.

상품 품질 편차 문제도 반복적으로 지적된다. 동일한 상품명과 이미지로 판매되더라도 실제 수령 제품의 품질이 크게 다른 사례가 적지 않다. 이는 플랫폼이 직접 재고와 품질을 통제하지 않는 오픈마켓 구조에서 비롯된 문제로, 직매입 기반의 국내 플랫폼과 구조적 차이를 보인다.

소비자 체감에서도 C-커머스에 대한 신뢰도는 낮은 편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중국계 플랫폼 이용 경험자 중 과반(54.8%)은 가격보다 신뢰성과 품질을 이유로 국내 플랫폼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해외직구 이용자 가운데 약 45.3%는 안전성 우려로 이후 구매를 줄였다고 응답했다. 소비자 만족도 평가에서도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플랫폼 대비 낮은 점수를 기록했으며, 해외직구 관련 소비자 불만은 최근 1년 새 약 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러한 한계를 인식하고 올해까지 약 1조6000억원을 투입해 한국 물류 인프라 구축과 국내 셀러 지원, 소비자 보호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핵심은 국내 물류 거점 확보를 통한 배송 속도 개선이다.

다만 현재까지 이러한 투자가 소비자 체감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부 물류 연계 실험이 진행되고 있으나, 당일·익일 배송을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 물류 현장에서는 인프라 구축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테무는 물류보다 신뢰 리스크가 더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테무에 대해 과징금 13억6900만원과 과태료 1760만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이용자 개인정보를 해외로 이전하면서 충분한 고지와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 제재는 플랫폼 전반의 신뢰도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개인정보 보호에 민감한 한국 소비자 특성상 데이터 관리 이슈는 가격 경쟁력을 무력화할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한다. 제재 이후 테무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빠르게 확산됐다.

최근 쿠팡에서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역시 이러한 경고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냈다. 3370만건에 달하는 정보 유출은 국내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의 신뢰 기반을 직접적으로 흔들었고, 이용자 사이에서는 보안 체계와 기업 책임에 대한 불신이 확산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초저가 플랫폼일수록 보안과 데이터 관리 기준이 더욱 엄격하게 요구된다”며 “신뢰가 훼손될 경우 이를 회복하는 데 드는 비용은 가격 인하로 상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DLJ 차이니아오 항저우 물류센터에 설치된 '번개 분류기'의 모습. /알리익스프레스

◇ 규제 환경 변화 속 ‘가성비 이후’ 전략 공백

정책 환경 역시 C-커머스에 점차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 해외 플랫폼은 국내 사업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슨한 규제 아래 영업해 왔지만, 최근 들어 이 같은 규제 사각지대를 해소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해외 사업자에 대해서도 개인정보 국외 이전 절차와 이용자 고지·동의 의무를 엄격히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소비자 보호 영역에서도 관리·감독 강화 기조가 뚜렷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해외 플랫폼을 대상으로 환불·반품 책임 이행 여부, 약관 표시 의무, 분쟁 발생 시 책임 주체의 명확성 등을 점검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관세청과 관계 부처 역시 해외 직구 상품에 대한 통관 단계 안전성 검사와 유해물질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소비 환경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배송 속도와 품질은 물론, 사후 대응까지 포함한 구매 경험 전반이 핵심 선택 기준으로 작용하면서 단순한 가격 비교만으로는 이용자를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됐다. 이 같은 환경에서는 배송 안정성이나 고객 응대 체계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플랫폼일수록 경쟁력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가격을 앞세운 초기 유입 전략이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속도·편의성·신뢰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지 못한 플랫폼은 성장 국면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C-커머스가 장기적으로 한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초저가 전략에서 벗어나 로컬 물류 투자, 품질 관리 강화, 한국 소비자 취향에 맞춘 상품 기획, 신뢰 기반의 브랜드 전략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싼 플랫폼’이 아니라 ‘믿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구조적인 한계를 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이호빈 기자 hble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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