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뷰티
명동·홍대 핵심 상권 정조준…MZ·외국인 집중공략
‘한국판 세포라’ 허울 벗고 ‘K-인디 프리미엄’ 승부수
대표 직속 체제 전환…‘민첩한 조직’으로 반격 가속도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시코르가 압도적 1위 올리브영의 심장부 명동에 깃발을 꽂았다. 30m 거리 정면 승부다. 박주형 대표이사 체제로 전열을 가다듬은 시코르가 뷰티 시장 지형도를 재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의 뷰티 편집숍 시코르는 지난달 CJ올리브영의 글로벌 특화 매장 ‘명동타운’ 바로 맞은편에 시코르 명동점을 열었다. 외국인 관광객 동선을 점유해 수요를 직접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초기 지표는 합격점이다. 명동점 외국인 매출 비중은 80%를 넘어섰고, 객단가는 기존 대비 2배 이상을 기록 중이다.
최근 시코르는 과거 ‘한국판 세포라’라는 허울을 벗었다. 해외 브랜드 대신 K-인디 브랜드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였다. 정유경 신세계그룹 회장이 기획 단계부터 지휘한 브랜드지만, 한때 적자가 누적되며 ‘아픈 손가락’으로 불렸다. 신세계는 2024년 말 정 회장 승진 이후 시코르를 백화점 수장 직속으로 편제하고 전권을 위임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올해는 동대문 등 6~8개 매장을 추가 출점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계획이다. 백화점 내 입점에 치중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명동, 홍대, 강남역 등 대형 가두점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시코르 관계자는 “외국인·MZ 고객 밀집한 지역을 우선후보지로 검토 중”이라며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핵심 상권에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지속적인 투자로 볼륨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콘셉트의 전면적인 변화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K-인디 브랜드 중심으로 전열을 재정비하며 티르티르·정샘물·달바 등 국내외 팬덤이 두터운 브랜드를 대폭 늘렸다. 쾌적한 쇼핑 환경과 체험 공간 확보를 위해 매장 규모도 100~150평 이상으로 몸집을 키웠다.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일대일 컨설팅, AI 두피 진단 등 체험 요소도 전면에 내세웠다. 명동점 입구의 ‘립&치크 바’와 니치 향수 특화 존인 ‘K-퍼퓸 스테이션’은 고단가 소비층을 유인하고 있다. 시코르는 지난해 상반기 누적 기준 전년 대비 12%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다만 시코르 반격에도 불구하고 CJ올리브영과 체급 차는 여전하다. 연 매출 5조원의 올리브영과 1000억원대 시코르를 단순 비교하기엔 무리다. 21개의 매장 수도 전국 1370여개 점포를 보유한 올리브영과 큰 차이가 난다.
전 매장 직영 구조에 따른 높은 임대료와 운영비 부담을 상쇄하는 것도 과제다. 시코르는 2016년 출시 이후 3년 만에 점포수를 30여개로 늘리며 세를 키웠지만, 코로나 19에 따른 고정비 부담과 올리브영과 경쟁 심화로 다수 매장을 철수한 바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사업 축소나 철수는 없다”며 “향후 사업 확대를 위해 조직을 강화 중이며, 외국인과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체험형 모델로 내실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방금숙 기자 mintb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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