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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양약품, 상장 유지 분수령…개선계획 이행·행정소송 병행 ‘이중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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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대 왜곡 후 지배구조 대수술…3월 향배 주목
제재 불복 소송 병행…내부통제 실효성 시험대에

정유석 일양약품 대표. /일양약품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올해 창립 80주년 일양약품이 상장 유지 여부를 가를 개선기간에 들어가면서, 상장 요건 충족을 위한 개선계획 이행과 금융당국 제재에 대한 법적 대응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8일 증권가에 따르면 일양약품은 현재 상장 유지를 위한 개선기간을 이행 중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9월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회계 위반 제재 의결 직후 일양약품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하고 주식 거래를 정지했다. 기업심사위원회는 개선기간 4개월을 부여했으며, 개선기간은 오는 2026년 3월 4일까지다.

이 기간 동안 회사는 내부통제 강화와 회계 투명성 제고 등 상장 유지를 위한 개선계획을 이행한 뒤 상장 유지 여부를 다시 심사받아야 한다.

아울러 최근 일양약품은 금융당국 제재에 불복해 법적 대응에도 나섰다. 회사는 증선위가 의결한 과징금 부과와 대표이사 해임 권고, 직무정지 등에 대해 집행정지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일양약품은 상장 유지 판단을 위한 개선 절차와 행정소송을 병행해야 하는 이중 부담을 안게 됐다.

이번 사안은 금융당국의 회계 위반 판단을 계기로 본격화됐다. 금융위원회와 증선위는 일양약품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약 10년간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했다고 결론 내렸다.

종속회사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중국 합자법인을 연결 대상에 포함해 매출과 이익, 자기자본을 장기간 과대계상했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금융당국이 파악한 누적 회계 왜곡 규모는 1조1497억원에 달한다. 증선위는 이를 고의적 분식회계로 판단하고 회사에 6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했다.

정유석 대표와 김동연 부회장 등 경영진 3명에게는 해임 권고와 6개월 직무정지, 검찰 통보 등 중징계를 의결했다.

금융위는 이후 과징금 총액 62억3000만원과 경영진 개인 과징금 12억6000만원을 확정했다.

회계 위반의 직접 원인이 된 중국 합자법인과 관련해서는, 외부 감사인이 종속기업 편입의 적절성에 문제를 제기했고, 회사는 이후 해당 법인들을 공동기업으로 재분류하며 과거 사업보고서를 정정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과거 매출과 이익 등 주요 재무지표가 종속기업 제외에 따라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

금융당국의 정유석 대표 등에 대한 해임 권고 의결에 따라 일양약품은 상장 유지 요건 충족을 위해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개선에 나섰다.

경영진 해임안을 받아들이는 대신 지난해 12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변경을 통해 이사회 내 위원회를 신설하고,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2인을 신규 선임했다.

기존 감사위원회 외에도 윤리경영위원회, 임원보수위원회, 독립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 3개 위원회를 추가로 설치했다.

사외이사로는 회사 및 최대주주와 이해관계가 없는 강홍기 한국IR협의회 상근부회장과 선상관 우인회계법인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일양약품 측은 이러한 조치에 대해 “투명성 제고와 경영 개선, 신뢰 회복을 위한 대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회계 제재와는 별도로, 지난해 12월 중국 지린성 고급법원은 통화일양이 약 180억원 규모의 미배당 이익금을 일양약품 측에 지급하라고 최종심에서 확정했다. 이 판결로 일양약품은 3년 이상 묶여 있던 미배당 이익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해 일양약품 관계자는 “법적 절차를 통해 쟁점을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소송 건들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이번 개선기간이 일양약품에 있어 단순한 절차 이행을 넘어, 상장사로서 관리 체계와 대응 역량을 시험받는 국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상장 유지 여부가 걸린 상황에서 내부통제 개선과 법적 대응을 병행해야 하는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며 “개선기간 동안 실질적인 변화가 확인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제도 개선과 법적 대응이 분리된 사안으로 볼 수는 있지만, 상장 심사 국면에서는 회사의 전반적인 대응 태도와 실행력이 함께 평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호빈 기자 hble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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