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일반
커뮤니티서 C-커머스 배후 음모론 등장
전문가 “당장 쿠팡 인프라 대체 불가해”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쿠팡이 무너지면 알리익스프레스·테무가 한국 시장을 장악할 것” “쿠팡 죽이기 배후에 중국이 있다” 등 막연한 공포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3370만명 고객 정보가 유출된 초유의 사태 이후 불신이 커진 가운데, 중국발 초저가 플랫폼(C-커머스) 성장세가 겹치며 소비자 사이에서 과도한 위기의식이 번지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국민이 쿠팡을 지켜야 한다” “쿠팡이 무너지면 중국 플랫폼이 점령한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보수성향 온라인 공간에서는 ‘새벽배송 금지 정책–쿠팡 해킹–외국인 개발자 채용’을 연결해 국내 시장을 중국에 넘기려는 시나리오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이 같은 반응은 SK텔레콤·KT·롯데카드 등 기존 개인정보 유출 사례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현상이다.
C-커머스 확산 불안 현상은 쿠팡 고객정보 유출 사태 이전부터 감지됐다. 최근 민주노총이 택배기사 과로사 방지를 위해 새벽배송 제한을 추진하자, 온라인상에서는 “국내 기업이 물러나면 결국 중국 플랫폼이 시장을 차지하게 된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유출·대응 실패로 분노가 쌓인 상황에서도 해외 플랫폼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쿠팡을 보호해야 한다”는 ‘국내 기업 방어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한다. 또한 중국 플랫폼 확대와 이번 사고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선을 긋는다.
쿠팡 내부의 미흡한 보안관리, 퇴직자 권한 방치 등 명확한 구조적 문제를 외부 요인으로 돌리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 고객 유출을 중국 음모론으로 연결하는 것은 현실성이 낮다”며 “정보 유출에 대한 소비자 실망은 분명하지만 당장 갈아탈 만한 대체 플랫폼이 뚜렷하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소비자 이탈, 이른바 ‘탈쿠팡’이 가속화할 경우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층이 중국 플랫폼으로 이동할 가능성은 있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의 월간활성사용자(MAU)는 3440만명으로 증가폭이 0.67%에 그친 반면, 알리익스프레스는 909만명에서 992만명으로 9.1% 증가했다. 광군제 할인과 쿠팡 유출 사태가 맞물리며 신규 이용자 유입이 대폭 늘었다.
알리는 신세계그룹과 협력해 신선식품 빠른배송 서비스 ‘알리프레시’를 시범 운영하며 새벽배송 모델 도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테무·쉬인도 앱 다운로드 1위에 오르며 10~20대를 중심으로 영향력을 빠르게 확장 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 플랫폼이 빠르게 잠식하는 영역은 일상소비재·패션·액세서리 등 가격 민감도가 높은 카테고리”라며 “쿠팡을 안 쓴다고 소비자가 바로 알리, 테무로 갈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는 “가더라도 국내 기업인 네이버로 가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새벽배송 등 쿠팡 서비스가 이미 생활 전반에 깊이 자리 잡아 정보 유출 사고가 실제 이탈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보고서에서 “쿠팡은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사실상 대체재가 없는 시장 지위를 갖고 있다”며 ”한국 소비자들은 데이터 유출 이슈에 비교적 덜 민감해 고객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방금숙 기자 mintb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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