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여유 생긴 공효진, 결혼 4년 차에도 "이런 신혼이 없죠" [MD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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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효진 / 바이포엠스튜디오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배우 공효진이 달라졌다.

마이데일리는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윗집 사람들'에 출연한 공효진을 만나 다양한 얘기를 나눴다.

'윗집 사람들'은 매일 반복되는 매일 밤 섹다른 층간소음으로 인해 윗집 부부(하정우-이하늬)와 아랫집 부부(공효진-김동욱)가 함께 하룻밤 식사를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다. 하정우 감독의 네 번째 연출작으로,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 부문과 런던아시아영화제에 공식 초청됐다.

이날 공효진은 '윗집 사람들'에 합류한 계기에 대해 "하정우 감독과 친분도 있지만, 동생인 제작사 김영훈 대표와 더 친하다. 말이 잘 통하고, 감성적으로 잘 맞아서 솔직하게 얘기 나눌 수 있는 관계다. 팔이 안으로 굽는 것처럼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규모의 영화고, 세트 안에 네 배우로만 채워지다 보니 우리끼리 어떻게든 살림을 잘 꾸려야 하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못 먹어도 고'라는 생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정우 감독이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와! 여우주연상 타게 해줄게'라면서 설득했다. 만드는 동안 재밌을 거라는 생각도 물론 했다. 다 친한 배우고, 네 명이 지지고 볶는 대사의 향연을 꼭 경험해 보고 싶었다.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한 배우들이라 어떻게 주고받고 할지 궁금했다. 좋은 의미에서 치열하게 주고받는 연기 경연, 배틀 같았다. 연기 경험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공효진 / 바이포엠스튜디오

하정우 감독에 대한 신뢰도 있었다. 그는 "어디로 가든 잘 가겠지 싶었다. 늘 자신감 있고 모든 생각에 확고함이 있는 분이다. 약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며 "근데 현장에서 감독 의자에 앉아 있는데, 어깨가 축 처져 있을 때 처연해 보이기도 했다. 감독과 배우를 같이 한다는 게 얼마나 스트레스 심할까 싶었다. 모두가 어떻게 할지 1부터 10까지 물어보는데, 나까지 보태지 말고 알아서 하자 싶은 마음이 들었다. 몸이 열 개여야 할 것 같은 모습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작은 리액션의 디테일 잘 캐치해주고 편집으로도 섬세하게 잘 붙여준다. 배우와 감독이 생각하는 오케이 컷의 차이가 있기 마련인데, 하정우 감독은 배우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런 지점을 잘 찾아준다. 신에 대한 얘기를 나눌 때도 훨씬 알아듣기 쉽게, 정확하게 전달해 준다. 제가 정신없이 말해도 정확히 알아듣는다. 배우 겸 감독이기에 가능한 것 같다"고 했다.

'윗집 사람들' 배우들은 하정우와 공효진의 관계에 대해 '남매 같다'며 입을 모았다. 특히 하정우는 "효진이가 친동생처럼 잔소리를 많이 한다"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에 공효진은 "전 나름대로 오빠한테 존댓말을 쓴다. 한 번도 편하게 얘기한 적이 없다. 반말하면 맞먹으려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다 싶어서 같이 일하는 선배들에게 말을 잘 안 놓는다. 근데 저도 남동생이 있어서 그런지 남자들과 관계에 좀 강한 것 같다. 하정우 감독은 모두와 잘 지내는 편이지만, '여자 절친은 없다, 네가 유일하다'고 하더라. 사실 하정우 감독이 잔소리를 하게 하는 타입이다. 복합적인 인물이다. (웃음) 사자 같이 리더십 강한 면도 있지만, 소심한 부분은 엄청 소심하고 잘 삐지기도 한다. 주지훈 씨도 동의했다"고 항변했다.

공효진 / 바이포엠스튜디오

공효진은 '윗집 사람들' 속 권태로운 부부 연기를 하며 "진짜 다 저렇게 되나 싶었다. 가장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이었다. 한번 그렇게 되면 돌이킬 수 없다고 한다. 제일 가깝지만 대화가 없는 그 관계, 너무 공기 같은 존재가 되어서 그런 거 아닐까. 엄마가 제일 소중하지만 모든 얘기를 나누지 않는 것과 비슷한 거 같다. 늘 거기 있을 것 같으니까. 근데 부부도 그렇다면 참 슬픈 인간의 굴레구나 싶었다. '폭싹 속았수다'에도 그런 내용이 나온다. 남한테는 연애편지 쓰듯 예쁜 말만 골라 하고, 엄마한테는 낙서를 한다고... 사람은 왜 제일 가깝고 소중한 사람에게 공을 들이지 않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영화는 어떤 방법을 제시해 주기보다, '이렇게 해보세요' 하는 대처법 정도가 나온 것 같다. 개봉하면서 두려웠던 건 2030 여성들에게는 아직 연애와 사랑이 너무 중요하고 아름다운데, 우리가 동심 파괴자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영화를 만든 분들 중에도 부부 관계가 오래된 분들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너무 알콩달콩 잘 사는 분들이 많았다. 저도 아직은 이런 얘기가 체감되진 않았다. 이런 신혼이 없다. 케빈이 제대한 지 6개월이 안 됐다. 나 같은 관객분들도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공효진은 남편 케빈오의 군 시절을 떠올리며 "특별한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연애 2년 후에 결혼했고, 결혼 1년이 안 돼서 입대했다. 그래서 연인 같이 보낸 것 같다. 헤어질 때마다 울고 편지 쓰고. 가끔은 이 물리적인 상황이 너무 슬펐다. 근데 언제 또 헤어지면서 이렇게 눈물을 흘려볼 수 있을까 싶었다. 학생 때나 느껴볼 법한 감정 아닌가. 롱디커플처럼 지내니까 꽤 괜찮다고 생각했다. 이런 상황이 저희를 참 애틋하게 만든 것 같다.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공효진은 2시간 반 거리를 직접 운전해 면회도 자주 갔다고 고백했다. 그는 "처음엔 믿어지지 않고 내일모레 돌아올 것만 같았는데 시간이 지나며 평생 없을 이런 시간이 특별하고 감사했다. 추억이라고 생각해 혼자 운전해서 면회도 많이 갔다. 케빈은 멀리 온다고 너무 미안해하더라"고 회상했다.

공효진 / 바이포엠스튜디오

현재 미국에 있는 케빈오는 아직 '윗집 사람들'을 보지 못했다고. 공효진은 "결혼하고 작품 고르는 데 큰 기준이 달라지진 않았지만, 은근 신경 쓰이는 건 사실이다. 새로운 가족이 또 생겼으니까 보기에 어떨지 신경 쓰인다"며 "또 케빈은 배우가 아니기 때문에 멜로 연기를 보면 '기분이 이상해~'라고 한다. 저는 '익숙해져야 해'라고 한다. 그래도 케빈은 애정신은 안 본다고 한다. 귀엽다. 아직도 질투가 난다면 감사하다. (웃음) 이런 것들이 작품을 선택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진 않겠지만, 촬영날이나 방송날 스트레스는 좀 있을 것 같다. '환승연애' 보면 가까운 사람의 또 다른 관계를 지켜보는 그런 이상하고 애매한 감정이 있지 않나. 미안한 마음이다"라고 밝혔다.

2세에 대한 생각도 털어놨다. 그는 "아이는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근데 아직 제대한 지 6개월밖에 안 돼서 신혼이 정말 얼마 안 됐다. 아기 낳은 친구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겁이 나기도 한다. 많이들 2세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은 들었다. 처음엔 너무 개인적인 일 아닌가 싶었지만, 만약 내 절친이 결혼했다면 저도 궁금할 것 같다. 다들 그런 마음에 기대가 있구나 싶어 부흥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이하늬는 앞선 인터뷰에서 "드라마 '파스타' 때 예민했던 공효진이 너무 편안해졌다. 현장을 엄마처럼 품는 에너지가 생겨서 깜짝 놀랐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공효진은 "그때 하늬는 완전 신인 배우였고, 전 가장 바쁘게 일할 때였다. 특히 촬영이 정말 빡빡했던 작품이다. 2박 3일 밤을 새면서 요리하는 게 정말 난코스였다. 그땐 너무 바쁘고 소화할 게 많다 보니 아무래도 더 시니컬했나 싶다. 이젠 노동법도 바뀌고, 아무래도 예전보다 훨씬 일상생활을 하면서 연기할 수 있는 환경이라 여유로워진 게 맞다. 15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그때보다 확실히 어른이 된 것 같다. 허허허 할 수 있는. 그게 여유로워 보였던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번 작품을 통해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은 안 했다. 다만 정성 들여 연기했다. 원래 1년에 두 작품씩 쉬지 않고 일했는데, 코로나 때 쉬면서 '노는 게 너무 좋아서 어떻게 작품을 하나' 싶었다. 하지만 작품을 또 하게 되면서 어김없이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 빈도가 띄엄띄엄 되다 보니 좀 더 정성 들인 연기를 하게 되고, 연기에 많은 요소를 넣어보려 했다. 그동안은 힘 빼는 게 자연스럽다 생각했다면, 요즘은 바뀐 생각으로 연기하고 있다. 변한 게 관객들에게도 보일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한편, '윗집 사람들'은 3일 극장 개봉했다.

김지우 기자 zw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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