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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1년] 재계, 긴급회의부터 한미 관세타결까지…‘K-회복탄력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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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익 급증으로 위기 대응 능력 입증
APEC CEO 서밋 성료와 엔비디아 GPU 공급 성과까지

지난 10월 경북 경주시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서밋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국내 주요기업 CEO 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한국 기업들이 지난해 비상 계엄 선포로 촉발된 극한의 불확실성과 글로벌 관세라는 대내외 파고를 1년 만에 극복한 모습을 수치로 증명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이 일제히 급증하며 위기 대응 능력을 입증했고 재계 리더들의 신속한 글로벌 네트워크 가동과 대미 외교전은 결국 관세 협상 타결과 대규모 수주로 이어졌다. 한국 특유의 ‘K-회복탄력성’의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는 평가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코스피 상장사 실적은 누적 영업이익 18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5% 증가한 수치다. 비상 계엄의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 4분기 말 코스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3.9% 급감한 16조6036억원이었다가 올해 1분기 57조원, 2분기 52조원, 3분기 69조원으로 늘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AI 관련 수요 확대 등에 따라 반도체·금융·조선·방산 등 다양한 업종에서 실적 개선세가 나타났다. 특히 흑자기업 비중이 늘고 적자기업이 줄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지난해 비상 계엄에 따른 실적 하락 우려 속에서도 꾸준하게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는 점에서 경제적 리스크 극복을 위해 기업들이 머리를 맞댄 결과가 수치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0시 23분쯤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긴급 대국민 특별담화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입법독주, 예산독주, 검사탄핵 등을 비판하면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곧바로 국회에서 150분 만에 본회의를 열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 처리했고, 결국 윤 대통령은 이날 새벽 4시 20분쯤 두 번째 담화를 통해 계엄 해제 방침을 밝히면서 계엄은 선포 6시간 만에 해제됐다.

계엄은 해제됐지만 정국 긴장감은 고조됐고, 삼성과 SK, LG, 현대차그룹 등 주요 기업들은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향후 경제적 리스크 시나리오를 고려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트럼프 정부 2기의 관세 폭탄 예고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비상 경영을 이어가던 중에 계엄까지 더해지며 환율 급등, 대외 신인도 하락 등 위기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정국이 멈춰 선 혼란 속에서도 재계는 즉각 움직였다. 대외 신인도 추락을 막기 위해 31개국과 33개 경제단체에 서신을 보내고, 관세 리스크 대응을 위해 민간 경제사절단을 구성해 트럼프 2기 신정부 인사들과 조기 접촉망을 구축했다. 한미 관세협상이 막판 국면에 접어들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워싱턴을 찾아 대미 네트워크를 총동원하며 협상단을 지원했다.

이 같은 전방위 대응은 계엄 이후 1년 동안 여러 성과로 이어졌다. APEC 정상회의와 CEO 서밋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엔비디아 GPU 26만장 공급 계약이 체결됐다. 교착 상태였던 한미 관세협상도 타결됐다.

기업별 성과도 뚜렷하다. 삼성전자는 미국 반도체 공장 투자를 기반으로 애플과 테슬라 수주를 확보하면서 반도체 업황 회복에 힘입어 5개 분기 만에 ‘영업이익 10조 클럽’에 복귀했다. SK하이닉스도 같은 분기 창사 이래 첫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넘겼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관세 인하 효과에 따라 비용 부담을 약 40% 줄일 전망이다. 11월 초부터 중순까지 낸 25% 관세 중 10%포인트 환급이 가능해지며 수익성 개선 폭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진웅 기자 wo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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