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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준이 휴식을 반납했다…FA 50억원의 자존심은 안 중요하다, 한화 KS 우승? 쉬어가는 9번타순 ‘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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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한국시리즈 4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 경기. 한화 심우준이 7회말 2사 2-3루에 문현빈 2타점 적시타에 득점을 올린 후 기뻐하고 있다./대전=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심우준(30, 한화 이글스)이 휴식을 반납했다.

한화 이글스는 5일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훈련 명단을 발표했다. 23일까지 펼쳐지는 마무리캠프 멤버들은 이날 곧장 떠났다. 마무리캠프는 보통 신인과 저연차들 위주로 운영된다. 1군 주전들은 쌓인 피로를 회복하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30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한국시리즈 4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 경기. 한화 심우준이 3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있다./대전=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더구나 한화는 올해 2006년 이후 19년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부터 5차전 혈투를 치렀고,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까지 치르면서 10개 구단 중 LG와 함께 가장 늦게 2025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런 점에서 주전 유격수 심우준의 마무리훈련 참가가 눈에 띈다. 물론 이도윤, 황영묵 등 올해 1군에서 활약한 준주전급도 포함됐다. 그러나 심우준처럼 고액 FA 계약자가 마무리훈련에 참가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한국시리즈가 지난달 31일에 끝났으니, 심우준은 딱 나흘 쉬고 이날 미야자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휴식을 사실상 반납했다고 보면 된다. 심우준 정도의 연차의 선수라면 본인의 의지에 따라 마무리캠프에 갔을 가능성이 크다.

설령 구단이 심우준의 마무리캠프를 지시한다고 해도, 중요한 건 말하지 않아도 안다. 심우준 정도의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유한 유격수가 미야자키에서 펑고를 집중적으로 받으러 갔을까. 당연히 아닐 것이다.

타격이다. 심우준은 한국시리즈 1~2차전에 단 1초도 출전하지 못하는 굴욕을 맛봤다. 김경문 감독은 LG를 이기기 위해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놓고 심우준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공격적인 라인업을 위해 50억원 FA라도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게 현실이다.

심우준은 올해 94경기서 타율 0.231 2홈런 22타점 39득점 11도루 OPS 0.587 득점권타율 0.250을 기록했다. 사실 프로통산 1166경기서 타율 0.252 OPS 0.635다. 커리어 평균보다 조금 생산력이 떨어지는 수준이었다. 본래 수비형 유격수이고, 올 시즌 같은 성적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도 아니다. 전통적으로 내야 수비가 불안했던 한화가 심우준을 영입한 제1의 목적도 센터라인 디펜스 강화였다. 그리고 심우준은 팀이 원하는 1차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현대야구는 과거와 달리 유격수도 공격력이 너무 떨어지면 매력이 떨어지는 법이다. 이번 F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박찬호(30)가 각광을 받는 이유도 수비도 수비지만 결국 타격이다. 박찬호는 지난 2년 연속 규정타석 3할을 때렸고, 올해도 타율 0.287 5홈런 42타점 OPS 0.722로 수준급 타격을 선보였다.

한화는 내년엔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해 달려야 한다.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팀의 다음 시즌 목표가 가을야구일 순 없다. 그러기 위해선 타격이 부진했던 선수들이 바짝 힘을 내줄 필요가 있다. 올해 타격에서 보여주지 못한 심우준이나 베테랑 안치홍 등의 분발이 절실하다.

29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한국시리즈 3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 경기. 한화 심우준이 8회말 2사 만루에 2타점 역전 2타점 2루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대전=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심우준이 미야자키에서 2026시즌 타격 업그레이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한국시리즈 3차전 8회말 2사 만루서 한화에 1승을 안겼던 결정적 좌선상 2타점 적시타를 떠올리면, 타격 자질이 없는 선수는 절대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희망은 충분하다. 쉬어가는 9번 타순은 사절할 필요가 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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