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이재성, 센추리클럽 가입
2015년부터 국가대표로 활약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축구 경기를 하거나 지켜보다 보면, 없는 것 같은데 빠지면 매우 허전한 선수들이 있다. 묵묵하게 제 몫을 하고, 가끔 결정적인 활약도 보인다. 그런 선수들을 '언성 히어로'(unsung hero)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국 국가대표팀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에서 활약한 박지성이 '언성 히어로'로 평가받았다. 한국 축구에 '언성 히어로'로 빛나는 선수가 또 있다. '언성 히어로' 이재성(33·FSV 마인츠 05)이 어느새 A매치 100경기 출전을 돌파하며 센추리클럽에 가입했다.
이재성은 손흥민과 동갑내기다. 1992년생이다.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손흥민과 함께 태극마크를 계속 달았다. 손흥민만큼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축구도사'기 때문이다. 우선, 여러 포지션을 소화한다. 윙, 윙포워드, 공격형 미드필더,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볼 수 있다. 눈에 크게 띄지 않더라도 묵묵히 제 구실을 한다. 여러 포지션을 고루 맡을 수 있어 팀의 전형과 전술 탄력도를 높인다. 선수 교체 없이 위치 변화로 팀과 경기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개인적인 역량도 뛰어나다. 왼발을 잘 쓰고, 데드볼 처리 능력도 좋다. 드리블과 슈팅도 떨어지지 않는다. 패스와 연계 플레이, 수비력도 수준급이다. 180cm로 그리 크지 않지만 헤더 능력 또한 괜찮다. 활동량도 왕성해 중원과 공격에서 다목적 무기로 활용된다. '언성 히어로'로 더 빛나는 이유는 탁월한 공간 장악력 때문이다. 쉴 새 없이 움직이면서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좋은 위치를 잡고 양질의 패스를 뿌린다. 해결해야 할 때는 과감한 슈팅으로 득점도 곧잘 뽑아낸다. 손흥민이 알고도 못 막는 유형의 선수라면, 이재성은 '몰라서 못 막는'는 스타일이다. 조용히 움직이면서도 상대의 허점을 잘 파고들 줄 안다.
기본기가 좋고 기복이 적기에 어느 팀에 가도 주축으로 활약한다. 전북 현대, 홀슈타인 킬을 거쳐 마인츠 05에서 '닥주전'으로 뛰고 있다. 한국 국가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다. 주요 경기들에 계속 기용되면서 대표팀의 중심 축으로 자리매김 했다. 감독들과 선수들이 핵심 선수를 꼽는 질문에 가장 많이 거론되는 선수 중 하나다. 팀의 중심을 잡고, 정신적 지주로서 존재감까지 빛낸다.
2015년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로서 그라운드를 누볐다. 지난달 10일 브라질과 친선전에 나서며 센추리 클럽에 가입했다. 묵묵하게 달려 A매치 100경기를 달성했다. 14일 볼리비아와 평가전에서 A매치 달성 기념식을 가진다. 자신이 A매치 데뷔전(2015년 3월 27일 우즈베키스탄과 친선전)을 치른 곳에서 센추리클럽 가입 축하를 받는다.
1992년생이니 이제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다. 축구 선수로서 후반전을 뛰고 있다. 아직 쌩쌩하다. 체력과 기량에서 후배들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손흥민과 함께 홍명보호 최고참급으로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에 출전한다. 팀에 헌신하며 A매치 100경기 금자탑을 쌓은 '언성 히어로' 이재성의 계속되는 전진에 박수를 보낸다.
심재희 기자 kkamano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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