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일반

막 오른 KT 수장 인선…누가 물망에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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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이번엔 KT출신”…김태호· 홍원표·박윤영 3파전 예상
선임 열쇠 쥔 이사회 투명성 논란 커질 땐 정당성 훼손 우려도

서울 종로구 광화문KT 사옥의 모습. /뉴시스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KT가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에 공식 착수했다. KT 내부에서는 이번에는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조직을 추스릴 수 있는 인사가 선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따라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 홍원표 전 삼성SDS 대표,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CEO 선출을 총괄하는 이사회가 투명성 논란에 휘말리며 새 리더십 출범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회는 이날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CEO 공개 모집 절차를 개시했다. KT 정관상 대표이사 임기 만료 3개월 전까지 차기 후보를 확정해야 하는 만큼, 올해 12월 말까지는 최종 후보가 압축될 전망이다. 이번 공모는 외부 서치펌을 통한 ‘제로베이스’ 방식으로 진행되며, 내부외부를 가리지 않고 문호를 개방했다.

유력 후보로 꼽히는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KT 재직 시절 전략기획·혁신기획·IT기획실 등을 두루 거친 ‘기획통’ 출신이다. 23년간 KT에 몸담은 뒤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를 통합한 초대 사장을 지내며 조직 개편 리더십을 입증했다. 산업공학 박사 출신으로 디지털 전환 전략에도 강점을 지녔다는 평가다. 내부에서는 “산업과 조직을 모두 이해하는 복합형 인사”라는 기대가 나온다.

홍원표 전 삼성SDS 대표는 기술형 CEO로 꼽힌다. KT PCS 개발팀장, KTF 전략기획실장 등을 거쳐 삼성SDS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매출 10조원 시대를 열었다. 현재는 SK쉴더스 부회장을 맡고 있다. ICT 산업 전반의 감각과 글로벌 경험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은 30년 이상 KT에 몸담은 ‘정통 KT맨’이다. 기업사업부문장과 미래사업개발그룹장 등을 역임하며 B2B 사업 기반을 구축한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2019년 구현모 전 사장과 CEO 경합까지 올랐고, 지난해 CEO 공모에서도 최종 3인에 포함되며 조직 내 신망을 재확인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KT 사옥의 모습. /뉴시스

이날부터 공식화된 KT의 CEO 인선 절차는 김영섭 현 대표의 조기 퇴진 가능성과 맞물려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김 대표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펨토셀 해킹 사태 관련 질의에 “수습 후 책임을 지겠다”고 언급하며 사실상 사퇴 의사를 내비쳤다. KT 내부에서는 “AI·보안·인프라 등 국가 핵심 인프라를 다루는 기업으로서 정치적 중립성과 산업 전문성을 겸비한 리더십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변수는 CEO 선출 절차를 총괄하는 이사회의 이해충돌 논란이다. 김성철 KT 이사회 의장이 재직 중인 고려대학교와 KT가 지난해 7월 체결한 ‘AICT 응용기술 공동연구개발’ 협약을 둘러싸고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을 제기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서울 우면사옥 내 공동연구개발센터 설치와 GPU 인프라 제공이 포함된 이번 협약은 사실상 전략적 제휴 성격이 짙다.

문제는 상법 제398조(이사의 자기거래 금지) 규정에 따라 이사가 자신의 소속 기관과 거래할 경우, 이사회 사전 승인과 의결권 제한이 필수임에도 KT가 의사록을 요약본 형태로만 공개하고 있어 해당 절차의 적정성 여부를 외부에서 검증할 수 없다는 점이다. KT 이사회는 최근 4년간 상정된 150여 건의 안건을 모두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감시 기능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사회 신뢰가 확보되지 않으면 CEO 선출 과정의 정당성도 흔들릴 수 있다”며 “KT가 이번 인선을 계기로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해야 시장 신뢰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규 기자 p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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