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민영화 로드맵 재개…대주주 지분율 축소
포스코그룹, HMM 인수 검토…전문 자문단 구성
주요 사업 부진 지속…재무 건전성 ‘비상등’
해운업계 “생태계 파괴” 반발…철회 촉구 나서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의 민영화 움직임이 재점화된 가운데, 신성장 동력을 찾는 포스코그룹이 유력 인수 후보로 떠오르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전문 자문단을 꾸리며 행보에 나서고 있지만, 자회사 리스크에 따른 재무 여력 악화와 해운업계의 반발 등의 현안들이 과제로 남아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HMM은 자사주 매입·소각 및 전환사채(CB) 주식 전환을 통해 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지분율을 낮추고 있다. 올해 상반기 각각 36%였던 산은과 해진공의 지분율은 현재 각각 32.6%, 32.28%로 줄었다. 이는 2016년 워크아웃 이후 공적자금으로 회생한 HMM을 정부가 완전한 민영 기업으로 독립시키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15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연내 HMM에 대한 지배구조 문제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매각을 본격화했다. 앞서 2023년 하림그룹과의 매각 협상은 경영 주도권과 투자금 회수 방안에 대한 이견으로 최종 결렬된 바 있다.
HMM의 현재 시가총액은 20조원으로 최근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 포스코그룹이 군침을 삼키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삼일PwC, 보스턴컨설팅그룹 등 전문 자문단을 꾸려 인수 타당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그룹이 인수를 추진할 경우, 매각에 소극적인 해진공을 제외하고 산은이 보유한 지분을 확보해 최대 주주에 오르는 방안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문제는 포스코그룹의 재무 여력이다. 포스코그룹은 미국 철강 50% 관세(연간 약 4000억원 부담 추정)와 더불어 유럽연합이 철강 무관세 쿼터를 절반(47%) 줄이고, 초과 물량에는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의 외부 환경 악화로 주력 사업의 실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또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양극재·음극재, 리튬, 니켈 등 핵심 소재 사업에 공격적 투자에 나서면서 순차입금 규모도 급증하고 있다.
지주사 체제 전환 전 포스코그룹의 순차입금은 2021년 말 3조5850억원이었다. 이후 2022년 포스코홀딩스가 출범한 뒤 순차입금이 5조5060억원으로 늘었고 2023년에는 8조63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에는 11조1950억원으로, 2021년 대비 약 3.1배 증가했다. 이는 차입금 총액(25조9970억)이 늘어나는 반면, 현금 및 현금성 자산(14조8020억원)이 상대적으로 감소하거나 증가 속도가 둔화된 데 따른 결과다. 순부채비율도 2021년 6.5%에서 올해 18.2%로 상승하며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
포스코이앤씨의 신안산선 사고 여파로 연내 관련 충당금 설정 및 공사 중단 비용 반영, 포스코홀딩스·포스코퓨처엠의 리튬 사업 적자 지속 등 자회사 발(發) 비용 리스크도 단기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된다.
업계의 반발도 거세다. 한국해운협회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에게 HMM 인수 철회를 요청하는 건의서를 제출하며 “철강 주력 기업의 HMM 인수는 전문적인 해운 경영을 어렵게 하고 포스코 경영 악화 시 우리나라 해운산업 전체가 위험에 처할 위험이 높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포스코의 과거 해운업 실패 사례(거양해운 인수 후 매각)를 지적하며, 대기업 화주가 해운사를 자회사로 편입하여 성공한 사례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포스코는 1990년 거양해운을 인수해 철광석 운송에 나섰지만, 수익성이 악화돼 5년 만인 1995년 한진해운에 매각한 바 있다.
시민단체인 해양수도부산발전협의회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해운산업은 국가 물류안보와 직결된 전략산업”이라며 “단순한 시장논리나 화주의 운송비 절감 명분으로 특정 대기업이 해운사를 지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 수익성 회복이 더디고, 자회사 비용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라 신중하게 다가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원 기자 s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