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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서기찬 기자] 에세이집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를 쓴 백세희 작가가 지난 16일 세상을 떠난 가운데 그가 남긴 SNS 마지막 게시물이 화제가 되고 있다.
백 작가는 지난 7월 22일 "이제는 마츠코를 생각하거나 보기만 해도 눈물 펑펑 #혐오스러운마츠코의일생"이란 제목 아래 글과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 된 사진은 일본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2006, 감독 나카시마 테츠야)의 스틸 장면이다.
백 작가는 "누군가는 마츠코의 삶을 실패로 보거나, 끝내 구원받지 못한 존재로 여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감독이 마츠코를 책임과 평가로부터 해방시켰다고 생각한다. 누구도 그녀를 단죄할 수 없도록. 그게 마지막 선물처럼 느껴졌다."고 언급했다.
이어 백 작가는 " 마츠코의 삶은 누적된 상처와 학대, 외로움의 점철이었다. 하지만 스스로 삶을 포기한 적은 없다. 마지막까지 자신의 선택이 아니었기에 감히 그녀를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한 패배자’로 낙인 찍을 수 없다. 그게 슬프면서도 마음에 쏙 들었다."고 쓰면서 "영화를 다시 보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좋은 사람과 건강한 사람에 대해 생각했다. 건강해지고 싶다."고 마무리했다.
백 작가가 SNS에 남긴 마지막 문장은 결국 "건강해지고 싶다" 였다. 건강한 몸에 대한 열망이 간절했음을 볼 수 있다.
일본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행방불명되었던 고모 마츠코가 살해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유품을 정리하며 그녀의 굴곡진 삶을 추적하는 이야기다. 교사 시절 제자의 절도 사건 누명으로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 마츠코는 가출 후 작가 지망생, 유부남, 심지어 살인까지 저지르며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녀는 버림받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사랑에 매달렸으나, 결국 비참하게 홀로 죽음을 맞이한다.
평생 타인에게서 사랑받는 것을 갈망하며 살았던 마츠코의 파란만장하고 슬픈 일생을 통해, 사랑의 진정한 의미와 인간이 삶에서 찾는 가치에 대해 묻는 뮤지컬 판타지 드라마다. 마츠코의 '혐오스런' 삶이 사실은 가장 순수하게 사랑을 좇았던 삶이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한편,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백세희 작가가 지난 16일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고 17일 알렸다. 백 작가는 심장, 폐장, 간장, 신장(양측)을 기증했다. 뇌사에 이르게 된 경위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서기찬 기자 wsk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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