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오재일이 KT 위즈를 마지막으로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KT는 17일 "내야수 오재일(39)이 21년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공교롭게도 수원에서 시작과 끝을 맺었다. 인창초(구리리틀)-구리인창중-야탑고를 졸업한 오재일은 2005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 24순위로 현대 유니콘스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현대는 수원을 홈으로 쓰고 있었다. 이어 히어로즈를 거쳐 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에서 활약했고, 다시 '수원' KT로 돌아와 끝을 맺었다.
오재일의 은퇴 선언으로 현대 선수는 단 3명이 남았다. 바로 팀 동료 황재균(2006 드래프트 2차 3R)과 롯데 자이언츠 정훈(2006 현대 육성선수), 한화 이글스 장시환(2007 2차 1R)이다. 세 선수마저 은퇴를 선언한다면, KBO리그에서 유니콘은 자취를 감춘다.
통산 149경기에 출전해 1229안타 215홈런 616득점 873타점 타율 0.273 OPS 0.837을 기록했다. 2019년 한국시리즈 MVP, 2017년 플레이오프 MVP를 차지, KBO리그의 대표적인 가을 사나이로 활약했다.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 타이(6개·2017 PS),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홈런과 타점 기록(4홈런-9타점·2017 PO 4차전)도 갖고 있다.
KT와 인연은 길지 않다. 전체 1491경기 중 105경기 출전이 전부다. 이마저도 2024년 남긴 성적이다. 2025년은 2군에서 20경기를 뛰었을 뿐,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그러나 누구보다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SSG 랜더스와의 5위 타이 브레이커 경기에서 8회 무사 1루에서 대타로 출전, 김광현 상대로 안타를 뽑았다. 이어 멜 로하스 주니어가 역전 스리런을 기록, KT는 최초로 5위 타이 브레이커 승리팀이 됐다. 오재일의 안타가 없었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역시 오재일의 공이 컸다. 1차전 3타수 1안타 1타점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2차전은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고난도의 포구를 여러 번 선보이며 수비로 밥값을 해냈다. 오재일의 활약 속에 KT는 리그 최초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업셋'의 금자탑을 쌓았다.
짧은 인연 속에도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특유의 성실성과 견실한 수비력, 클러치 플레이는 KT 선수단의 귀감이 됐다.
한편 오재일은 "선수 생활 동안 묵묵하게 최선을 다했다. 항상 성실하고, 든든했던 1루수로 기억되고 싶다"며 "여러 팀에서 뛰면서 함께 했던 지도자와 동료들, 그리고 늘 아낌 없는 응원을 보내주신 팬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은퇴 소감을 남겼다.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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