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조원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본격 시동
4대 그룹 총수, 트럼프와 골프 회동 유력해
[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4대 그룹 총수들이 이번 주 일제히 미국으로 향한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리는 초대형 인공지능(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 투자 행사에 이들을 직접 초청했기 때문이다.
이번 방미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등장한다. 행사 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과 주요 그룹 총수들이 함께 골프 라운딩을 갖고, 대미 투자 및 통상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총수들의 방미가 사실상 ‘한·미 경제외교 지원 사격’이 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손 회장은 오는 18일(현지시간)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리는 ‘스타게이트’ 투자 유치 행사에 삼성, SK, 현대차, LG 등 글로벌 톱티어 기업 총수 70여 명을 초청했다. 마러라고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별장으로, 미국 정·재계 인사들이 모이는 ‘비공식 파워 네트워크’로 통한다.
현재 일본에서 열리는 한·미·일 경제대화에 참석 중인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일정을 마치는 대로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며, 최태원 회장은 이미 16일 출국했다. 구광모 회장 역시 합류가 유력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17일부터 19일까지 마러라고에 체류하는 만큼, 4대 그룹 총수와의 회동은 ‘확정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행사의 핵심은 손 회장이 추진 중인 5000억달러(약 700조 원) 규모의 ‘AI 슈퍼팩토리 연합’ 구축 프로젝트다. 소프트뱅크는 오픈AI, 오라클과 손잡고 미국 전역에 대형 AI 데이터센터를 세우는 초대형 인프라 구상을 주도하고 있다. 손 회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삼성·SK·현대차·LG를 비롯한 글로벌 기술 기업들을 ‘AI 동맹군’으로 결집시킬 계획이다.
삼성과 SK그룹은 이미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의 협의를 통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올트먼 CEO는 양사에 2029년까지 월 90만 장 규모의 D램 공급을 요청했으며, 삼성·SK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저전력 D램(LPDDR) 등을 중심으로 협력할 방침이다. AI 데이터센터 건설에도 직접 참여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총수들의 방미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의 워싱턴DC 방문 일정과 맞물린다는 것이다. 두 인사는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출국하는데,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 일정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재계가 ‘투트랙 대미 협상 라인’을 가동하는 셈이다.
현재 한·미 양국은 약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자금 운용 방안을 협의 중이며, 이번 출장은 이를 구체화하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국내 주요 기업들은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1500억달러(약 213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조선·원자력·항공 등 11건의 대형 계약 및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이번 회동을 주선한 손정의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비즈니스 파트너’로도 유명하다. 2016년 트럼프 당선 직후 마러라고를 찾아 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두터운 친분을 쌓았다. 이번 ‘스타게이트’ 행사는 8년 만에 다시 한자리에 모이는 두 거물의 ‘AI 동맹 재결성’ 무대가 될 전망이다.
한편 스페인어로 ‘바다에서 호수로(Sea to Lake)’를 뜻하는 마러라고(Mar-a-Lago) 리조트는 약 100년의 역사를 지닌 초호화 별장이다. 1927년 시리얼 재벌 포스트 가문의 상속녀 마조리 메리웨더 포스트가 완공했으며, 사망 후 연방정부에 기증됐다가 관리비 부담으로 재단에 반환됐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985년 1000만달러에 매입해 개인 별장 겸 회원제 리조트로 개발했다. 스페인 궁전 양식으로 지어진 이곳은 면적 6만9000㎡, 침실 58개, 욕실 33개 규모로, 미국 정부가 ‘역사적 건축물’로 지정했다.
현재 감정가는 약 3700만달러(약 519억2900만원) 수준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정치·외교 무대이자 ‘제2의 백악관’으로 불린다. 최근에는 재계와 글로벌 지도자들이 모이는 상징적 사교장으로 자리 잡았다.
윤진웅 기자 wo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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