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마귀' 임시완, 운명의 그때 [MD인터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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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사마귀' 사마귀 役
"그때가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 싶었죠"

배우 임시완/넷플릭스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사마귀'는 운명이 점지해 준 거라 생각해요. 아, 나는 사마귀로 점지가 됐구나. 운명을 받아들이는 마음으로 있었어요."

임시완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영화 '사마귀'(감독 이태성)를 비롯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마귀'는 모든 룰이 무너진 살인청부업계에 긴 휴가 후 컴백한 A급 킬러 '사마귀'와 그의 훈련생 동기이자 라이벌 '재이' 그리고 은퇴한 레전드 킬러 '독고'가 1인자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대결을 그린 액션 영화. 변성현 감독의 '길복순'과 살인청부업계 세계관을 공유하는 스핀오프 작품이다.

임시완은 극 중 청부살인회사 MK Ent. 소속 A급 킬러 '사마귀'로 불리는 한울을 연기했다. '길복순'에서 차민규(설경구)가 길복순(전도연)에게 "휴가 갔다"고 언급한 그 인물이다. 휴가에서 돌아온 사마귀는 수장을 잃은 MK Ent.를 벗어나 다른 동료들과 새로운 기회를 도모한다.

다만 임시완의 사마귀를 조금 더 빨리 만날 수도 있었다. 본래 '길복순'에 사마귀가 대사로나마 등장했고, 임시완은 목소리 출연 제안도 받았다. 변성현 감독과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으로 인연을 맺은 덕이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그 신은 제외됐다. 캐릭터를 아끼고 싶어 했던 변 감독이 '사마귀'가 만들어진다면 제대로 보여주고 싶어 했다. 임시완 역시 그 의도를 납득했다.

"그때 이후로는 '내가 사마귀구나' 인지하고 그렇게 지냈어요.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사마귀'를 찍게 된다면 그때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야겠다 싶었죠. 그 생각을 그때부터 하게 됐어요."

넷플릭스 영화 '사마귀' 포스터/넷플릭스

'사마귀'는 2025년 세상에 나왔다. 2023년 '길복순'이 공개되고 2년 만이다. 남다른 인연을 가진 작품을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나게 된 것이다. 다만 변성현 감독은 각본에만 참여했다. 연출은 '길복순', '더 킹' 조감독이기도 했던 이태성 감독이 맡았다. '사마귀'는 이태성 감독의 첫 연출작이 됐다.

이와 관련 임시완은 "처음에 청천벽력 같은 느낌이었다. 온전히 변성현 감독님이 하실 거라는 것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 외 정보를 알고 있지 않아서 다른 옵션을 생각하지 않았다"며 "당혹스러움은 있었지만, 변성현 감독님이 설명을 잘해주셨다. 오래 같이 해오신 조감독님이 세계관을 그대로 잘 이끌어주신다더라. 그래서 '믿고 한 번 잘해보겠습니다'하며 같이 작업하게 됐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신인감독님과 내가 호흡을 맞추는 것에 있어서 본인이 개입됐을 때 혼동이 될 것 같다는 걱정을 많이 하셨다. 이태성 감독님을 온전히 믿어주려고 하셨다"며 "(이태성 감독님은) 감정에 민감하시다. 한울과 재이의 관계와 감정선에 호기심이 있으셨다. 내가 감정신의 테이크를 다르게 할 때마다 다 캐치를 하시더라"라고 짚어 눈길을 끌었다.

그렇게 탄생한 '사마귀'는 공개 2주 차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영화(비영어) 부문 2위를 기록하고 57개 국가의 TOP 10 리스트에 올랐다. 다만 호평만이 쏟아진 것은 아니다. '사마귀'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오가며 호불호가 나뉘었다. 그러나 임시완은 "아직까지 어떤 것들을 찾아보진 못했다. 그런 게 있을 법한 장르"라며 "'길복순' 세계관을 그대로 가지고 오는 것이고, 그 장르나 성격 자체가 대중적인 결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찍기 전부터 필연적으로 알 수 있었던 부분"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그러면서도 "완성도 측면에서 더 잘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며 작품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장르 중에서도 특히나 액션이 주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액션을 그 누구보다 잘하고 특화된 배우라면, 준비가 지금보다 더 잘됐다면 감정선이나 서사를 액션으로 납득 갈 수 있게 묘사하고 풍부하게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첫 액션이라 그런 점에 있어서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마음이 크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준비 기간이 짧진 않았어요. 꾸준히 액션스쿨도 다녔는데 성에 차지 않은 거죠. 그동안 언제일지 모르는 액션을 위해 복싱, 격투기, 킥복싱도 배웠거든요. 몇 년 동안 틈날 때마다 배웠지만 제가 만족하진 못한 거죠. 시간만 좀 여유가 있었다면 와이어 없이 아크로바틱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게 제일 아쉬워요."

배우 임시완/넷플릭스

액션은 고달팠지만, 한울의 감정선은 다행히 어렵지 않게 접근했다. 특히 '사마귀'만으로는 쉽사리 알 수 없는, 한울이 재이를 좋아하는 이유를 명쾌히 해석했다. 대본에 두 사람의 과거가 따로 묘사되진 않았지만 문제 될 것은 없었다. '사마귀'는 액션이 생명이고, 액션을 보여주기 위해 서사가 따라온 작품이라 판단했다. 그래서 재이가 처음 한울의 손을 잡아준 순간을 잡아냈다.

임시완은 "재이는 한울에게 처음으로 손을 잡아준 존재, 손을 내밀어준 존재다. 그건 곧 인간으로서 다가온 존재다. '그로부터 나는 널 좋아할 거다'라고 생각했다. 따로 보여드리지 않은 서사가 있는 건 아니다"며 "나도 '한울이가 재이를 좋아하네, 그럼 언제부터 좋아했을까' 생각해 봤다. 소위 '그렇다 치고'하며, 재이가 손을 내밀어줬고 그때부터 좋아했겠다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양손 낫을 무기로 하는 사마귀는 천부적인 재능으로 명성을 떨치지는 A급 킬러다. 화려한 의상으로 자신만만하게 개성을 뽐낸다. 동시에 거물급 회사들의 스카우트에도 재이와 회사를 차려 업계 1인자가 되려 하는 MZ킬러로서, 어리숙한 모습으로 섣부른 선택을 하기도 한다. 기존 연기했던 캐릭터와는 여러모로 색깔이 다르다. 그 자신과도 큰 차이가 있음은 물론이다.

그때문인지 임시완은 한울을 두고 가장 먼저 "텐션을 올리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평상시 그런 텐션이 아니다. 일부러 더 허세스럽고 감정을 숨기려 밝은 척을 하는 캐릭터로 설정했다. 필연적으로 붕붕 떠서 설레발을 치고 호들갑과 유난을 떤다"며 "그렇게 띄우는 게 에너지가 많이 들더라. 평상시 그러신 분들은 에너지가 엄청난 분이라고 새삼 느꼈다. 긴 대사에 액션까지 찍으면 그날은 진이 다 빠졌다"고 토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 임시완/넷플릭스

인터뷰의 끝무렵, '사마귀'와 한울의 이야기를 마친 임시완은 솔로앨범을 준비 중인 근황을 전했다. 그는 "장르는 미디엄 템포의 팝이라고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완전 댄스곡은 아니다. 그보다는 한 번 들어도 잘 캐치되는 노래다. 목표는 10월 말에서 11월 사이다. 당연히 스케줄이 조정될 수도 있지만, 올해 안에 나오는 것이 목표"라며 미소 지었다.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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