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글로벌 AI훈풍에 반도체 업종 강세…상승 추세 유효
외국인 나홀로 6218억원 매수…기관·개인은 매도
관세협상 불확실성에 강달러 지속…자금이탈 '우려'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600선을 돌파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신고가를 쓰면서 외국인 매수세를 이끌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2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7.43(1.4%) 오른 3616.64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48.90 포인트 오른 3598.11에 장을 시작한 뒤 단숨에 3600선을 돌파했다. 지난 2일 사상 첫 3500을 돌파한 데 이어 연휴를 마치자마자 신고가를 새로 썼다.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모두 신고가를 새로 쓰면서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다. 삼성전자는 오전 9시 57분 현재 전거래일 대비 5.62% 급등한 9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9만4300원까지 올랐다. SK하이닉스도 전거래일 대비 10.37% 오른 43만5500원에 거래 중이다.
특히 외국인이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이날 오전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621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3185억원, 3123억원을 내다 팔았다.
글로벌 증시에서 'AI 훈풍'이 불자 반도체 업종은 전반적으로 강세를 띠고 있다. 엔비디아가 아랍에미리트(UAE)에 AI칩을 수출할 수 있게 된 데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5년간 AMD의 대규모 MI450 GPU(그래픽처리장치)를 도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전력인프라, 인바운드 소비재 등 연휴 기간 뉴스의 수혜업종과 그렇지 않은 업종 간의 괴리가 커질 것"이라며 "이후에는 기술주 과열, 관세 협상, 셧다운 장기화 문제, 실적시즌 등을 소화하는 시간이 이어질 것"으로 점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차주 예정된 삼성전자 실적, 월말 예정된 SK하이닉스, 미국 AI 업체 실적 이벤트를 치르면서 반도체 중심의 이익 전망 개선이 추가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셧다운 발 매크로 불확실성, 9월 이후 주가 폭등 부담, 반도체 등 특정 업종 쏠림 현상 우려 등으로 단기적인 가격 되돌림이 출현할 수 있으나 국내 증시의 상승 추세는 유효하기에, 10월 중 조정 시 매수 전략이 적절하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주요 대형주들도 상승세를 보였다. 네이버(5.93%), 두산에너빌리티(4.32%), 삼성물산(2.38%), 삼성바이오로직스(0.99%) 등이 오름세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10.15%), HD현대중공업(-1.7%), KB금융(-3.34%) 등 일부 업종은 약세를 보였다.
다만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 코스피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단 우려도 제기된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20원을 돌파했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환율은 오전 9시 기준 전 거래일 종가보다 23원 오른 1423원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지난 5월14일 1421.3원을 기록한 이후 약 5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강달러가 지속되면 코스피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달러 환차익이 줄어들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달러 강세는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과 한미 관세협상 불확실성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미 관세협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별다른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미국이 3500억달러(약 497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요구하자, 정부는 통화스와프 체결을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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