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어쩔수가없다' 염혜란의 근거 있는 자신감 "나 대세 맞네?" [MD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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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수가없다' 염혜란/CJ ENM

[마이데일리 = 박로사 기자] "어디 가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대세 배우 염혜란이라고 소개해요. 처음에는 아니라고 했는데, 생각해 보니 '나 맞네? 내가 대세가 아니면 뭐야!' 싶더라고요?"

배우 염혜란(48)이 새로운 얼굴을 꺼내 보였다. '마스크걸', '시민덕희', '폭싹 속았수다'와는 정반대의 얼굴이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지난달 24일 개봉 후 22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염혜란이 연기한 이아라는 범모(이성민)의 아내이자 풍부한 감성의 소유자다. 염혜란은 이아라 캐릭터를 통해 지금까지 본 적 없던 얼굴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고 있다.

"'마스크걸'이나 '폭싹 속았수다' 속 이미지가 축적된 상태에서 대중이 얼마나 이 캐릭터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어요. 이 역할을 진짜 잘 해내면 모르겠지만, 대중이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잖아요. 한 명씩 찾아다니면서 '이런 모습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에요' 말할 수도 없고요(웃음)."

'어쩔수가없다' 염혜란 스틸/CJ ENM

박찬욱 감독이 염혜란을 이아라 역에 점 찍어 둔 것은 지난해 디렉터스컷 어워즈에서 '마스크걸'로 올해의 여자배우상을 탔을 때다.

염혜란은 "이아라 하면 관능적인 여자 느낌이 나야 하는데, 난 그런 느낌이 아니다. '마스크걸'을 보고 이아라 역을 맡겼다는 건데, 갭이 너무 크지 않나(웃음). 그래서 작품을 안 보신 줄 알았는데 보셨더라. 외적인 부분에 있어서 함께 고민해주실 거라 믿고 도전했다"고 말했다.

"화려한 네일아트도 처음 해봤고, 속눈썹도 붙여 봤어요. 가발에 의상까지 스태프분들이 스타일에 대해 엄청 고민해주셨죠. 감독님이 예상되는 배우가 이아라를 연기하는 것보다 어울릴 것 같다고 해주셨고, 스스로를 믿고 접근하려고 했어요."

'어쩔수가없다' 염혜란/CJ ENM

이성민은 최근 인터뷰에서 염혜란의 연기를 칭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염혜란은 "선배님이야말로 대학로에서 연기 잘하시기로 소문이 났었다. 선망의 대상이었는데 부부 호흡을 맞추니 감회가 남다르다"고 소감을 전했다.

"현장에서 호흡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아도 딱딱 맞아떨어졌어요. 긴장될 때마다 선배님한테 가서 떨린다고 하면, '난 어제 잠을 못 잤다' 이런 이야기 해주셨죠. 이 일을 오래 해오신 선배님도 그랬다니, 내가 떨리는 건 너무 당연하다 싶더라고요. 연기 외적으로 많은 위안을 받았어요."

극 중 아라가 만수를 쫓아 산을 내달리는 장면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염혜란은 "너무 재밌게 찍었다. 스타킹만 신고 달리는 신인데, 스태프분들이 돌도 다 빼주시고 발에 반창고도 붙여주셨다. 병헌 선배님이 작은 대사도 재밌게 잘 살리신다. 제 모든 신을 살려주시는 분"이라고 신뢰감을 드러냈다.

'어쩔수가없다' 염혜란 스틸/CJ ENM

염혜란은 2000년 연극 '최선생'으로 무대에 오른 뒤, 2003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 본격 데뷔했다. 이후 '도깨비', '아이캔스피크', '슬기로운 감빵생활', '라이브', '동백꽃 필 무렵', '경이로운 소문', '더 글로리', '마스크걸' 둥에 출연하며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 잡았다. 특히 '폭싹 속았수다'에서는 광례 역을 맡아 제61회 백상예술대상, 제4회 청룡시리즈어워즈 조연상을 받는 영예를 얻었다.

"과거 제 꿈은 아르바이트를 안 하면서 연기하는 거였어요. 연기하면서도 먹고 살 걱정 때문에 늘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거든요. 누구랑 연기하고 싶고, 상 받고 싶다는 큰 꿈은 없었고 생계 걱정뿐이었죠. 아직도 큰 꿈은 없어요. 다만 지금이 얼마나 행복한 건지, 과거에 얼마나 간절했었는지 생각하곤 해요. 지금도 제 연기에 아쉬움도 있고 후회도 있지만, 차근차근 잘해 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

박로사 기자 teraros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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