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장 중심 초점 글로벌 친환경 소재기업 전환 속도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탈중국 허브’ 자리매김해
[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고려아연 창업 2세로 한국 제련산업을 세계 정상으로 이끈 고(故) 최창걸 명예회장이 10월 6일 별세했다. 향년 84세. 임종은 부인 유중근 여사(전 대한적십자사 총재)와 차남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이 지켰다.
최 명예회장은 한국 비철금속 산업의 토대를 닦은 인물로, 고려아연을 세계 1위 제련기업 반열에 올려놓은 ‘비철금속업계의 거목’으로 평가받는다.
경영 일선은 자연스럽게 3세인 최윤범 회장 체제로 완전히 이양됐다. 지난 2022년 대표이사 회장에 오른 최 회장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부친의 경영철학을 이어받아 글로벌 친환경 소재기업으로의 전환을 이끌고 있다.
최 회장은 온산제련소, 페루 광산, 호주 SMC 제련소 등에서 10년 가까이 현장 경험을 쌓은 뒤 2019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후 축적된 경험을 토대로 ‘미래 성장 밑그림’을 그리며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왔다.
이 과정에서 고려아연은 미·중 갈등 심화로 부각된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의 ‘탈중국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한·미 정상회담 기간에는 미국 방산기업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 및 핵심광물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울산 온산제련소에 약 1400억원을 투입해 게르마늄 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처음으로 미국에 안티모니 20t을 수출했고, 올해 100t, 내년 240t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인듐과 텔루륨 등 전략광물 생산도 차질 없이 이어가며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또 기후변화 대응과 탈탄소 흐름에 맞춰 △신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등 ‘트로이카 드라이브’ 3대 신사업을 미래 성장축으로 삼고 속도감 있게 추진 중이다.
지난해 ‘2023 Investor Day’를 열고 2033년 매출 25조3000억원, 연평균 성장률 10%, 트로이카 드라이브 부문 매출 비중 50% 달성 목표를 제시했다. 이어 창사 50주년을 맞은 지난해에는 시가총액 70조원 달성 비전도 내놨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호주 맥킨타이어 풍력발전소 부분 가동과 SunHQ 실증사업 등으로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관련 투자액은 5666억원으로, 2023년(492억원)보다 약 12배 늘었다.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는 동박·하이니켈 전구체 생산과 함께 올인원 니켈제련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2027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하는 이 제련소는 다양한 형태의 원료를 단일 공정에서 처리할 수 있는 세계 유일 시스템으로 평가받는다.
자원순환 분야에서도 공격적인 해외 인수를 이어가고 있다. 고려아연은 미국 IT 자산관리 기업 MDSi를 비롯해 전자폐기물 리사이클링 기업 이그니오홀딩스(2022년), 고철 트레이딩업체 캐터맨(2023년)을 잇따라 인수하며 북미 시장 입지를 확대했다.
기존 제련사업 역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7조6582억원, 영업이익은 53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40.9%, 16.9% 증가했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최 회장은 지난 8월 1일 창립 51주년 기념식에서 “지난해 적대적 M&A 사태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냈다”며 “파도는 계속 치겠지만 서로를 나침반 삼아 단결한다면 고려아연은 다시 한번 세상을 놀라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진웅 기자 wo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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