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수비 잘할 땐 좋은 얘기 안 나오다가 못하니까 계속 안 좋은 얘기만…”
이정후(27,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시절 공수겸장 중견수였다. 엄청난 타격에 가렸을 뿐, 수비력도 상당히 좋았다. 리그 최고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에선 공수겸장 이미지를 못 준 게 사실이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올 시즌 이정후의 OAA는 -5였다. 이는 메이저리그 외야수 하위 11%다. 어깨는 강하다. 송구 스피드는 평균 91.4마일로 상위 9%, 송구 가치도 2로 상위 13% 수준이다. 결국 타구 판단 과정 및 포구에서 좋은 모습을 못 보여줬다는 얘기다.
시즌 막판 아웃카운트 착각 사건과 별개로 일부 미국 언론들이 이정후의 수비력이 의외로 좋은 편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정후를 내년에는 코너 외야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시선도 있다. 어쨌든 6년 1억1300만달러의 대형계약자다. 쉽게 포지션을 바꿀 가능성은 없다.
사실 샌프란시스코 홈 구장 오라클파크가 수비하기 쉬운 구장은 아니다. 좌중간보다 우중간이 비대칭이고, 펜스도 높아 펜스플레이가 쉽지는 않다. 바다와 인접해 바람도 많이 분다. 그래도 최소 4년간 뛰는 구장이니 핑계를 대긴 어렵다.
이정후는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아쉬웠던 수비가 몇 번 있었는데 뭐 그래도 다른 구장이면 2루타 될 게 3루타가 됐다. 일단 구장은 너무 예쁘다. 내가 내 장점을 더 잘 살린다면 더 좋은 야구장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근데 확실히 좀 바닷가에 있다 보니까, 그리고 햇빛도 엄청 강하다. 그런 걸 계속 잘 체크하고 준비를 해야 될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정후는 웃더니 “수비도 계속 좋다가, 좋을 땐 좋은 얘기가 안 나오다가 못 하니까 계속 안 좋은 얘기만 나오더라고요”라고 했다. 현지언론을 원망하기도 했지만, “수비도 내년에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변명은 하지 않았다. 이정후는 “7월인가 확 수비가 안 좋아졌을 때가 있었는데, 스스로 생각도 너무 많았고, 수비도 무너지는 게 느껴졌다. 중견수다 보니 더 적극적으로 해야 되고, 내가 그냥 가서 잡아야 되는데 나도 모르게 막 자꾸 (안 좋은)생각이 나고, 그러다 보니까 좀 그런(안 좋은) 상황들이 생긴 것 같은데 내년에 더 잘 해야죠”라고 했다.
이정후의 6년 계약엔 4년이 지난 뒤 옵트아웃 조항이 있다. 2026년, 2027년을 소화하면 시장의 평가를 받을 기회가 있다. 앞으로 2년간 공수겸장임을 증명하는 게 중요하다. 괴물이 많은 메이저리그 외야에서 롱런하려면 지금보다 타격도 수비도 더 잘해야 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