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박승환 기자] "내년에 결과 낼 것"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팀 간 시즌 16차전 원정 맞대결에 앞서 한 시즌을 돌아봤다. 그리고 시즌을 빨리 마무리하게 된 만큼 많은 훈련량이 동반된 마무리캠프가 될 것을 예고했다.
8월 일정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90%를 웃돌 정도로 가을 잔치의 합류가 유력했다. 그런데 8월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 10승을 수확하고, 3점대 평균자책점의 성적을 남겼지만 이닝 소화와 경기 운영 능력에서 아쉬움이 컸던 터커 데이비슨을 바꾸기로 결정한 뒤 분위기가 다소 묘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KIA 타이거즈와 맞대결을 시작으로 SSG 랜더스-한화 이글스-삼성 라이온즈-LG 트윈스-NC 다이노스를 상대로 연달아 무릎을 꿇으며 무려 12연패의 늪에 빠지면서, 그동안 벌어뒀던 승·패 마진을 모조리 깎아먹었다. 문제는 연패를 끊은 뒤에도 롯데는 조처럼 좋았을 때의 분위기를 되찾지 못했고, 결국 지난달 2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무릎을 꿇으면서, 마지막 남은 '경우의 수'까지 모두 사라지게 됐다.
이는 고스란히 롯데 구단의 불명예 역사로 이어졌다. 롯데는 지난 2001년부터 2007년까지 7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를 겪으며 '8888577'이라는 비밀번호를 남겼다. 그리고 롯데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또다시 가을 무대를 밟지 못하면서 '타이'를 기록 중이었는데, 28일 패배로 인해 8년 연속 실패라는 구단 최악의 역사를 쓰게 됐다.
그리고 30일 롯데에게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 앞서 김태형 감독의 결산의 시간을 가졌다. 두산 베어스를 7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로 올려뒀던 명장은 올 시즌의 결과를 그 어느 때보다 아쉬워 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데이비슨의 고별전이 끝난 시점에서 롯데는 1위 한화 이글스-2위 LG 트윈스와 격차가 4경기에 불과했다. 반면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던 SSG 랜더스와 간격은 무려 5경기였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 롯데는 데이비슨보다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벨라스케즈를 데려왔던 것인데, 이후 팀이 곤두박질을 쳤고, 벨라스케즈 또한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터. 김태형 감독은 '결산을 해달라'는 말에 "많이 아쉽다. 특히 많이 아쉬운 한 해"라고 말 문을 열었다.
이어 "이것저것 이유를 떠나서, 3위를 지키고 싶은 욕심이 컸다. 선수들도 코칭스태프도. 이 부분을 우리가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봐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며칠 내내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마무리캠프에 대한 질문을 받았는데, 때마다 사령탑은 많은 훈련량을 예고했었다. 이날도 다르지 않았다. 5강에 들지 못한 상황에서 2026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많은 훈련을 통해 뎁스를 강화하고, 주축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롯데는 이 과정에서 일본의 아카데미나 센터를 비롯해 울산 교육리그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김태형 감독은 "결국 가을야구를 못하게 되면, 내년을 대비해서 거기에 맞는 훈련을 해야 한다. 훈련량은 당연히 선수들도 각오는 하고 있을 것이다. 당연히 많아야 될 것이다. 선수들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좀 많은 훈련량을 가져가게 될 것이다. 개개인에 맞는 훈련을 진행할 것이다. 스태프들도 준비를 하고 있다. 정말 나를 위해서, 나에게 도움이 되는 훈련을 할 수 있는 느낌을 받아야 한다. 부족한 점은 훈련량을 통해 메워서 내년에 결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성과가 없었던 시즌은 아니다. 2024년에는 '윤나고황손'이라는 야수들을 발굴했다면, 올해는 윤성빈과 홍민기, 정현수 등 마운드에서 많은 발견을 이뤄냈다. 하지만 지금은 자원들을 발견한 것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되짚고, 메우는 시간이 더욱 절실하다. 때문에 롯데는 추석 연휴 기간인 8일부터 휴일을 반납하고 2026시즌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야수들은 2년차에 느끼는 것도 많았을 것이다. 감독이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 이전에 본인들이 알아서 준비할 것이다. 그리고 구단과 이야기를 해서 일본의 아카데미 등에 주요 선수들을 보내서 한 단계 높은 훈련을 생각하고 있다. 또 교육리그에 참가해서 백업들은 경기도 뛸 것이다. 아마 빡빡한 일정이 될 것 같다. 선수들도 인지를 해서 마음의 준비를 잘하고 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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