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아직 부끄러워요."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9월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홈 최종전에서 연장 10회말 나온 루이스 리베라토의 끝내기 결승타에 힘입어 1-0 승리를 가져왔다. 같은 시간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 경기에서 두산이 승리를 하면서 LG가 우승을 확정하지 못했다.
아직 한화도 우승의 꿈이 남아 있다. LG가 10월 1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을 지고, 한화가 10월 1일 인천 SSG 랜더스전과 3일 수원 KT 위즈전을 모두 이기면 1위 타이브레이커가 진행된다.
한화가 지금까지 우승 가능성이 남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 9월 29일 진행된 대전 LG전에서 승리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28일 선발 예정이었던 코디 폰세가 29일에도 나올 예정이었으나, 미리 몸을 다 풀면서 29일 등판이 불발됐다. 한화는 이틀 쉰 신인 정우주가 준비를 해야 했다. 물론 정우주도 후반기 평균자책 1점대로 맹활약했지만, 이날 경기가 데뷔 선발 두 번째 등판에 불과했다.
그런데 정우주가 모두의 우려를 잠재웠다. 호투를 펼쳤다. 3⅓이닝 1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 깜짝 호투를 펼친 것. 155km 강속구로 LG 타선을 압도했다. 이후 타선의 응집력과 불펜의 집중력을 앞세워 승리를 챙겼다. 만약 이날 졌다면 한화는 지금까지 우승의 희망을 품지 못했고, LG의 우승 축포를 지켜봐야 했다.
정우주는 언젠가 한화의 선발 투수를 꿈꾸고 있다. 정우주는 "지금 당장 선발 투수로 자리 잡아야겠다는 꿈을 꾸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언젠가 선발 투수가 꿈이다. 차근차근 잘 준비하겠다"라며 "자리 잡으려면 변화구의 완성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카운트를 빨리빨리 잡아야 투구 수도 줄일 수 있으니까"라고 했다.
직구는 이미 인정을 받았다. 변화구에 집중하고 있다. 요즘은 커브, 슬라이더를 던지고 있고 체인지업은 가다듬고 있다. KBO리그 최고의 커브를 구사하는 류현진이 같은 팀 동료로 있기에 많이 물어보지 않을까. 다른팀 선수들도 류현진에게 물어보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정우주는 물어본 적은 없다.
정우주는 "류현진 선배님이 던지는 걸 많이 보고 터득했다"라고 웃으며 "아직 직접 물어보지는 못했다. 부끄럽다. (정)현우가 예전에 현진 선배에게 찾아가 물어봤는데, 내가 그걸 다시 물어봤다. 현우가 핵심을 잘 설명해 줬다"라고 웃었다. 결국 1순위 친구 키움 히어로즈 정현우가 정우주에게 커브를 전수한 셈이다.
이처럼 아직은 풋풋한 18살 신인이지만, 마운드 위에만 올라가면 위력적인 공을 뿌린다. 신인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50경기(52⅔이닝)에 나와 3승 3홀드 평균자책 2.91을 기록하고 있다. 전반기 29경기 2승 3홀드 평균자책 4.81에 머물렀는데, 후반기 21경기 1승 평균자책 1.27로 맹활약하고 있다.
정우주는 "데뷔 시즌이 정말 재밌다. 감독님이랑 코치님이 잘 관리해 주셨다. 등판 횟수도 잘 조절해 주셨다. 1군에서 최대한 오래 붙어 있고 싶었고, 목표는 어느 정도 잘 이룬 것 같다. 이제 변화구 완성도를 올리고 싶다. 또한 7월에 구속이 한 번 떨어졌는데, 여름에도 구속이 안 떨어지게 체력을 더 보완하겠다"라고 했다.
한화 슈퍼루키가 더 높은 곳을 정조준하고 있다. 정우주는 "LG와 시리즈는 그동안 경기 때의 공기와 조금 많이 달랐던 것 같다. 그래서 더 잘 던지려고 집중했다. 결과가 괜찮으니 기분 좋다"라며 "LG를 상대하는 3연전 마지막 결과가 좋게 나왔다. 한국시리즈에서 만난다면 좋은 기억 가지고 던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미소 지었다.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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