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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전혀"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는 2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T-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원정 맞대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2024시즌에 앞서 10년 7억 달러(약 9874억원)의 계약을 통해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오타니는 지명타자로만 출전해 메이저리그 최초 50-50클럽에 가입하는 등 159경기에서 197안타 54홈런 130타점 134득점 59도루 타율 0.310 OPS 1.036이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거두며 '만장일치'로 양대리그 MVP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에도 이미 '만찢남'이라고 불린 오타니. 그런데 올해 더 무서워져서 돌아왔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재활 과정을 모두 소화한 오타니는 마운드에서 14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2.87, 타석에서는 이날 55번째 홈런을 터뜨리며 커리어하이를 달성하는 등 158경기에서 172안타 55홈런 102타점 146득점 타율 0.282 OPS 1.014로 다시 한번 MVP 수상 가능성을 드높였다.
지난 26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맞대결에서 54번째 홈런을 기록했던 오타니는 이튿날 시애틀전에서 3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면서, 55홈런 달성까지 단 두 경기만 남겨두게 됐다. 그런데 기록에 대한 욕심은 크지 않았던 것인지 오타니는 27일 스타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포스트시즌 일정을 앞두고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휴식을 제공한 것.
이에 오타니는 이날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55번째 홈런을 노려봐야 했는데, 오타니는 확실히 달라도 달랐다. 휴식을 갖고 돌아온 오타니는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첫 번째 타석에서 시애틀 선발 브라이스 밀러를 상대로 2루타를 터뜨리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3회초 선두타자로 투입된 두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쳐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다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는데, 7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고대하던 대포를 쏘아올렸다. 5-0으로 크게 앞선 가운데 오타니는 바뀐 투수 게이브 스파이어를 상대로 3구째 한 가운데 높은 코스로 형성된 직구를 힘껏 받아쳤고, 이 타구는 곧바로 담장 밖으로 넘어갔음을 알 수 있었다.
오타니가 친 타구는 109.5마일(약 176.2km)의 스피드로 뻗어나갔고, 그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시즌 55호 홈런으로 이어졌다. 이로써 오타니는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함과 동시에 지난해 자신이 쓴 단일 시즌 다저스 구단 최다 홈런의 새역사까지 만들어내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오타니는 '힛 포 더 사이클'까지 단 3루타만 남겨두게 됐고,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오타니가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지막 타석에 들어선 것. 하지만 오타니는 시애틀의 루크 잭슨을 상대로 삼진을 당하며 힛 포 더 사이클은 다음으로 미루게 됐지만, 3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으로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 현역 마지막 등판을 가진 클레이튼 커쇼의 통산 223승째 수확에 큰 힘을 보탰다.
힛 포 더 사이클의 무산. 아쉽진 않았을까. 일본 '주니치 스포츠' 등 복수 언론에 따르면 오타니는 경기가 끝난 뒤 "전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며 "오늘은 포스트시즌을 위한 좋은 감각을 갖고 끝내고 싶었다. 그런 의미에서 안타를 3개 치면서 좋은 감각으로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3안타를 터뜨린 것에만 만족해 했다.
그래도 55번째 홈런을 친 것에는 의미를 부여했다. 오타니는 "이만큼 쳤다는 것은 팀이 이길 확률도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오늘이지만, 내 기록을 경신할 수 있었던 것은 좋은 일이다. 또 내일부터는 마음을 새롭게 다잡아 포스트시즌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그리고 오타니는 커쇼를 향해서도 엄지를 치켜세웠다. 커쇼는 와일드카드(WC) 로스터에 빠지는 대신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 등판했고, 이날 5⅓이닝 7탈삼진 무실점으로 11승째를 수확하며 223번째 승리를 손에 쥔 채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오타니는 "'정말 은퇴하는 것인가?' 싶을 정도로 훌륭한 피칭이었다"며 "아직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만큼 멋진 투구였다"고 커쇼를 리스펙했다.
이제 오타니는 포스트시즌을 통해 월드시리즈(WS) 2연패에 도전한다. 그는 "마지막까지 팀이 뭉쳐서 싸우고 싶다. 시애틀의 3연전을 멋진 내용으로 마무리했다. 이 기세를 포스트시즌으로 이어가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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