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윤여원 콜마 BNH 대표와 남매간 경영 마찰 예상
아버지 윤동한 회장, 주식 반환 소송 내달 본격화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콜마그룹의 건강기능식품 계열사인 콜마비앤에이치는 26일 오전 세종시 세종테크노파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이날 임시주총에서 두 사람의 선임 안건은 출석주식수 기준 69.9%(발행총수의 46.9%)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콜마비앤에이치 이사회는 6명에서 8명으로 확대돼 오너 2세 윤상현·윤여원 남매 간 경영 구도가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주주총회에 출석한 주주 과반이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윤 부회장이 이끄는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의 지분 44.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창업주 윤동한 회장(콜마비앤에이치 지분 1.11%)과 딸 윤여원 콜마BNH 대표(7.78%)의 지분 합계는 8.89%이며, 36.6%는 소액주주가 보유 중이다.
주총은 윤 회장, 윤 부회장, 윤 대표 등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됐다.
콜마비앤에이치는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을 주력으로 하지만, 대표 제품 ‘헤모힘’을 비롯한 건강기능식품 매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아 성장 정체에 시달려왔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한 자릿수 성장에 그치며 그룹 내 기여도가 약화됐다는 평가다.
윤 부회장은 “콜마BNH 부진으로 그룹 전체 기업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며 “윤여원 대표를 포함한 현 경영진 교체와 함께 건기식 중심에서 생명과학 전문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관건은 윤 부회장이 이사회에서 윤여원 대표 해임안을 직접 제기할지, 아니면 이승화 전 부사장과 공동대표 체제를 추진할지 여부다. 전자는 오너 남매 간 갈등을 정면 돌파하는 시나리오이고, 후자는 전문경영인 중심의 안정적 경영 체제를 복원하려는 절충안이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콜마비앤에이치의 향후 방향성뿐 아니라 콜마그룹의 지배구조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새로 합류한 이승화 이사는 베인앤컴퍼니 출신으로, CJ그룹에서 신사업 투자와 해외 포트폴리오 전환을 주도한 전문경영인이다. CJ프레시웨이, CJ CGV, CJ제일제당을 거치며 글로벌 전략을 담당한 경험을 바탕으로 콜마BNH의 수출 확대와 사업 구조 다변화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콜마홀딩스 측은 이번 주총 결과를 두고 “이번 의결 결과는 경영 정상화를 바라는 주주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윤 부회장이 이사회 진입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룹 내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부친 윤동한 회장이 장남을 상대로 제기한 증여 주식 반환 소송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윤 회장은 2019년 윤 부회장에게 증여한 콜마홀딩스 주식 460만주(지분 14% 상당)와 2016년 증여분 1만주를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으며, 첫 변론기일은 다음 달 10일로 예정돼 있다. 이 소송 결과는 콜마홀딩스 지배구조뿐 아니라 윤 부회장의 그룹 내 입지에도 중대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만약 윤상현 부회장의 쇄신 플랜이 가시화된다면 한국콜마 등 그룹 계열사 전반에도 리스크 관리와 신사업 강화 기조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남매 간 갈등과 오너 부자 간 법적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콜마그룹 전체 거버넌스 불확실성이 투자자 신뢰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경영 정상화를 원하는 주주들의 의지가 확인된 만큼, 고부가가치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과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해 콜마비앤에이치를 그룹 핵심 계열사로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이호빈 기자 hble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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