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등록금·현장실습·채용 연계까지… 제약바이오, 인재 선점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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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전력화·현장 적응력 확보,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산학 협력부터 사내 제도까지, 기업별 ‘맞춤 전략’ 가속화
대학교과 설계·장비 지원·MBA까지… 인재육성 다각화

지난 4월 인천바이오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방문해 바이오 직무 VR 체험을 하는 모습. /삼성바이오로직스 유튜브 캡처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제약바이오업계가 앞다퉈 '현장형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2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SK바이오사이언스,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은 각각 채용 연계 트랙, 취업형 교육, 지역 협력, 장비 지원, 사내 제도 등 방식으로 저마다 인재 확보에 나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피스는 지난해 연세대학교에서 시작한 ‘바이오 인재 양성 트랙’을 올 들어 성균관대·고려대까지 확대했다. 바이오산업 저변을 넓히고 우수 인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각 대학 4학년 재학생 가운데 우수 장학생을 선발해 바이오 R&D(연구개발) 분야 석사 인력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장학생에게는 전 학기 등록금과 학비 보조금을 지원하고 졸업과 동시에 입사 기회를 연계한다.

대학 실험 여건 보강도 병행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서울대와 연세대에 고객사 아스트라제네카(AZ)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과정에서 발생한 미사용 세포배양 배지 약 6억6500만원 상당을 기부했다. 바이오 소부장과 인재 육성 등 국내 바이오 생태계 활성화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향후에도 대학을 포함한 전반의 연구 활동을 지원하며 상생협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셀트리온은 보건복지부 '바이오 헬스 아카데미' 기업주도형 기관으로 선정돼 고졸·전문학사 대상의 '셀온(Cell-On)' 과정을 운영한다. 온라인 이론과 GMP(우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 실무를 결합한 취업형 커리큘럼으로, 교육생에게 훈련지원금과 채용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고졸·전문학사 경로를 별도로 설계해 석사 위주로 치우친 인재 양성 구조를 보완하고, 현장 적응 속도를 높이는 효과를 노린다는 구상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실무교육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운영해 '바이오 인재 양성과 일자리 창출의 선순환'이라는 목표 아래 구직자의 직무 역량을 강화하고 취업 성과로 연결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국립경국대 정태주 총장(왼쪽) 과 SK바이오사이언스 L HOUSE 박진용 공장장이 업무협약 체결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바이오의약 생산 거점이 위치한 안동 지역을 중심으로 국립경국대·안동대 등 지역 대학과의 협력 폭을 넓히고 있다. 산학협력 MOU를 통해 현장실습·인턴십·채용 연계를 강화하고, 일부 협약에는 졸업예정자 추천 채용이나 정규직 전환 우대 조항도 담았다. 지역 장학 협약도 병행해 교육과 채용을 같은 생활권에서 선순환시키는 구조를 만드는 데 주력한다. 업계는 이러한 방식이 지역 정착률을 높이고 신규 인력의 전력화 속도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한양행은 계열 교육기관인 유한대학교에 실습 장비를 기증하며 산학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세포배양기와 분석 장비 등 기자재가 대학 내 실험실에 갖춰지면서 학생들은 산업 현장과 가까운 환경에서 실습할 수 있게 됐다. 대학 측은 이를 바탕으로 현장 견학·실습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캡스톤디자인 등 산학 연계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상기 기업이 주로 대학·지역 거점과의 협력에 초점을 맞췄다면, 한미약품은 내부 제도를 고도화해 인재를 키우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미약품은 사내 MBA(H-MBA), 직무순환(CDC), 내부 공모(잡포스팅) 등 인재 제도를 공식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H-MBA 과정을 통해 관리·리더십 역량을 체계적으로 쌓을 기회를 제공하고, 임원 추천을 받은 수료자에게는 석·박사 학위 과정 학비 지원도 연계한다. 직무순환 제도는 연구·공정·허가·영업 등 다양한 밸류체인 경험을 가능하게 하고, 잡포스팅은 개인의 성장 경로와 조직 수요를 맞추는 통로로 기능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시스템 교육과 배치를 반복적으로 연결해 승진·보직 전환 등 인력 운용의 유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인재 확보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며 "기업들은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하루라도 빨리 키우고 확보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호빈 기자 hble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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