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경현 기자] '천재 유격수' 김재호가 현역 마지막 출전을 마무리했다. 교체와 동시에 '후배' 박준순에게 자신의 '52번' 유니폼을 물려줬다.
김재호는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서 6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자신의 은퇴식이 열리는 날이다. 라인업 발표 이후 모두가 경기 직전 교체를 예상했다.
하지만 조성환 감독대행은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바로 교체되냐는 질문에 "글쎄요. 경기 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을 흐린 것.
김재호는 공식 기자회견 직전까지 훈련을 소화했다. 본인도 끝까지 뛰려는 의지가 있었다. 김재호는 "감독님이 어떻게 하실지 모르겠지만 모든 권한은 감독님에게 있다. 감독님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답했다.
김재호의 시구로 경기가 시작됐다. 김재호는 약속대로 유격수로 출전했다. 김상수가 좌익수 뜬공, 김민혁이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1회초 종료까지 아웃 카운트 1개를 남겨두고 '슈퍼 루키' 박준순과 교체됐다. 더그아웃에 들어가기 전 김재호는 박준순과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그리고 자신의 '52번' 유니폼을 물려줬다. 기존 3루로 출전했던 이유찬이 유격수, 박준순은 3루로 향했다.
두산 관계자는 "김재호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4년간 달았던 자신의 52번 유니폼을 박준순에게 물려주는 퍼포먼스다. 52번 유니폼의 대관식 개념으로 박준순과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모든 것은 조성환 대행의 아이디어다. 두산 관계자는 "조성환 대행은 선발 출장과 경기 막판 교체를 두고 고민했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팬들을 위해 더 좋겠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1이닝을 소화하지 않고 이닝 도중 교체해 팬들에게 응원과 함성을 받고 그라운드를 떠나길 바라는 의도"라고 했다.
김재호는 구단을 통해 "52번 유니폼은 내게도 큰 의미가 있다. 이 등번호를 달고 주전으로 도약해 우승을 이루는 등 각별하다. (박)준순이는 물론 (이)유찬이, (오)명진이 등 후배들이 내야를 지키고 있다. 이들 모두가 두산베어스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소감을 남겼다.
한편 안현민이 친 땅볼은 공교롭게도 '유격수' 이유찬에게 향했다. 이유찬이 깔끔하게 타구를 처리하며 1회초가 끝났다.
잠실=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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