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더발리볼 = 단양 이보미 기자]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고 새 출발을 알린 김희진은 코트 위에서 뛰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김희진은 지난 2일 충북 단양에서 개막한 2025 한국실업배구&프로배구 퓨처스 챔프전 대회에서 현대건설의 미들블로커로 출격했다. 김희진은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신생팀 우선 지명으로 IBK기업은행에 입단해 2024-2025시즌까지 원클럽맨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무릎 부상으로 마음 편히 뛸 수도 없었다. 서서히 출전 기회도 줄어들었다.
결국 김희진은 올해 IBK기업은행을 떠나 현대건설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김희진 스스로도 아직 현대건설의 노랑 유니폼이 어색하지만, 코트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기에 다시 도전을 택했다. 현대건설 역시 주전 미들블로커 이다현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흥국생명으로 떠나면서 미들블로커 보강이 필요했다. 그렇게 김희진과 손을 잡게 됐다.
이번 단양 대회에서는 그동안 V-리그에서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이 경기에 나서고 있다. 국가대표 세터 김다인과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윤까지 대표팀에 차출돼 자리를 비운 상황이다. 김희진과 함께 세터 김사랑과 이수연이 코트에 번갈아 투입되고 있고, 아포짓 나현수와 리베로 이영주, 미들블로커 강서우 등이 선발 멤버로 뛰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2일 GS칼텍스전에서 0-3으로 패했고, 3일에는 실업팀 수원특례시청과 5세트 혈투 끝에 패하면서 2연패를 기록했다. 첫 경기에서 6점에 그쳤던 김희진은 수원특례시청을 만나 공격 점유율 14.29%를 기록하며 총 12점을 올렸다. 물론 아직 완벽한 몸 상태는 아니다. 2025-2026시즌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다.
김희진은 “그냥 재밌었다. 어떤 점을 보완해야할지도 파악할 수 있었다. 리시브가 안 됐을 때 앞차와 백차(시간차 공격) 간격이 확실해져야 상대 블로킹을 묶어둘 수 있고 우리 선수들에게 부담을 안 줄 수 있다. 그래서 내 공격력을 더 많이 끌어 올려야 한다”면서 “또 선수들과 손발을 맞춰야하는 부분도 있고, 몸을 더 만들어야 이 친구들이 부담 없이 공을 올려줄 수 있을 것 같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김희진은 미들블로커로서 코트 위 활발한 움직임으로 팀 플레이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는 “상대가 나를 견제해야 우리 선수들이 편해질 수 있다. 그래서 우리 공격 상황에서 100%로 공격 점프를 뛰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김희진을 향한 관심과 응원도 뜨겁다. 김희진도 “옆에서 도와주시는 분들도 많고, 잘 되길 바라는 분들도 많다. 이전에는 나를 볼 때 측은함의 눈빛이 있었다면, 지금은 잘했으면 좋겠다는 응원의 눈빛을 보내주신다”면서 “큰 힘을 받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막연함보다는 V-리그 가서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며 자신있게 말했다.
단양 대회에서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이적한 김희진의 손끝에 시선이 집중됐다. V-리그 여자부 팀들과 팬들 뿐만 아니라 언론에서도 그랬다. 이에 김희진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도 더 잘해서 나 말고도 팀이 주목을 받았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전했다.
2014-2015 V-리그 베스트7이자, 2020 도쿄올림픽 4강 주역이었던 김희진의 노련함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할 때다.
이보미 기자 bboo0o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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